「원더풀」을 연발하며 환호하는 외국인들, 한참 동안 자리를 뜨지 못하고 울먹이는 외국 교포들….
16일 동안 영국과 프랑스에서 여섯차례의 풍물 탈춤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친 범(汎)대학 청년문예단 「한소리」 단원 10명이 지난주 돌아왔다.
대학도 나이도 개성도 다른 대학생들이 「우리 문화를 외국에 알리겠다」는 신념으로 똘똘 뭉쳐 이뤄낸 공연이었다.
한보사건에 김현철씨 사건 등으로 시끄럽던 지난 3월초 安宰範(안재범·27·국민대 행정학과 4년)씨 등 대학생 3명은 『한국이 긴 역사와 아름다운 전통문화를 갖고 있는 나라임을 외국에 나가서 알리자』며 모였다.
외국 경험이 있는 이들은 풍물 탈춤공연이 가장 적합할 것으로 보고 각 대학 풍물패를 찾아다니며 취지를 설명, 11개 대학 50여명이 참가한 오디션을 통해 공연단원 18명을 뽑았다.
이들은 지난 4월말부터 서울 도봉구 창동 「웃다리풍물패」(대표 洪銀彩·홍은채·32)로부터 두달여 맹훈련을 받았다. 아무리 아마추어라지만 설익은 공연으로 웃음거리가 되지 않기 위해 밤낮으로 연습에 몰두했다.
이들의 열정에 비해 해외공연 준비는 순조롭지 않았다. 상쇠를 맡았던 柳鏞燻(유용훈·27·명지대 중문과 4년)씨는 『당초 27명이 28일동안 유럽 6개국을 순회할 예정이었지만 후원자를 찾기가 너무 어려웠다』며 『문화체육부 기업체 언론사 등을 쫓아다녔지만 도움을 주는 곳은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들은 굴하지 않았다. 공연단원 수와 일정을 줄이고 각자 예금통장을 털었다. 여기에 몇몇 독지가의 도움을 보태 마련한 1천3백만원으로 이들은 지난달 16일 영국을 향했다.
이들은 영국 런던 트라팔가광장 앞과 프랑스 파리 조르주 퐁피두센터 앞 등에서 여섯차례 신명나는 공연을 벌였다.
韓知仁(한지인·21·여·동덕여대 국문과 3년)씨는 『영국 옥스퍼드에서 열린 「아트 인 액션」에 한국 공연단으로는 처음 참여해 많은 박수를 받은 기억이 새롭다』며 『고생은 많이 했지만 보람있었고 자랑스러웠다』고 말했다.
「한소리」는 보다 철저히 준비해 앞으로 해마다 해외공연에 나설 계획이다. 012―432―5504
〈이헌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