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會昌(이회창)신한국당 대표의 장남 正淵(정연·34)씨가 군 신체검사를 앞둔 8개월 동안 몸무게 5㎏을 줄였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정연씨가 군대를 가지 않으려고 일부러 감량하지 않았느냐는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지난 13일 공개된 서울대병원 의무기록지는 이대표와 정연씨가 여러차례에 걸쳐 해명한 내용과 일치하지 않는 대목이 적지 않다.
따라서 이대표와 정연씨가 몇가지 의문점을 납득할 수 있게 해명하지 않는 한 정연씨의 군입대 기피를 둘러싼 의혹이 가시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연씨처럼 마른 사람이 6개월 동안 몸무게가 5㎏이나 빠질 수 있는가〓서울대병원 진료기록에는 정연씨 체격이 「키 1m80 몸무게 50㎏」으로 기록돼 있다. 정연씨는 지난달 31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90년12월28일 유학생 병역연기 만기연령이 돼 귀국했을 때 몸무게가 45㎏ 정도였다』고 밝혔다. 정연씨는 또 『지난 91년 1월초 아버지 권유로 서울대병원에서 건강진단을 받았는데 아무 이상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같이 마른 체격을 가진 사람이 6개월 동안 5㎏이나 빠진다는 것은 갑상선 이상이나 당뇨 등 심한 질병을 앓는 상황이 아니고는 상상하기 어렵다』는 것이 비만전문의들의 의학적 소견이다.
▼언제 몇 번 진료를 받았는가〓정연씨는 지난 91년 1월초 서울대병원에서 건강진단을 받았다고 밝혔으나 서울대병원 진료기록에 따르면 정연씨는 이보다 5개월 이른 지난 90년 6월18일 건강진단을 받았다.
이같은 시기상 불일치에 대해서는 세가지 가능성이 있다. 정연씨가 △거짓말을 했거나 △기억에 착오가 있거나 △건강진단을 2회 받은 것 등.
본사 확인결과 정연씨는 군입대를 위해 지난 90년 12월28일 귀국하기에 앞서 같은해 5월17일 입국했다 8월28일 출국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렇다면 정연씨는 △왜 5월에 입국한 사실을 밝히지 않았는지 △곧 군에 입대할 사람이 6개월 동안 5㎏이나 빠질 정도로 논문준비를 해 몸을 상할 이유가 어디에 있었는지 등이 의문으로 남는다.
▼「병사용진단서」를 발급받은 이유는 무엇인가〓정연씨가 지난 83년 1차신검 당시 55㎏에서 7년 뒤 50㎏으로 체중이 5㎏이나 빠진 이유를 들어 『비정상적인 체중감소를 가져올 수 있는 원인 질환에 대한 검사를 요한다』는 내용의 「병사용진단서」를 발부받은 것으로 지료기록에 쓰여 있다.
병사용진단서는 신검 연기나 재판정 결정에 참고자료로 쓰는 것으로 피신검자가 국공립의료기관에서 발부받아 군의관에게 제출한다. 정연씨가 △병사용진단서를 발부받은 이유와 △이를 91년 재신검때 병무청에 제출했는지 여부도 궁금한 대목이다.
〈이철용·정위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