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속 눈물의 「母情」…자식 몸으로 감싸고 숨져

  • 입력 1997년 7월 31일 08시 33분


단비가 내리고 어머니는 남매의 목숨을 구했다. 비가 그치고 어머니는 따뜻한 모정만을 남기고 남매를 떠나갔다. 30일 오후 3시10분경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7가 파천교 밑 올림픽대로 공항방면 4차로를 달리던 2.5t 트럭이 급정거하면서 갑자기 내린 빗물에 미끄러졌다. 이 트럭은 3차로에서 나란히 달리던 10t트럭을 들이받고 10t 트럭은 다시 2차로를 달리던 영업용택시를 추돌했다. 이 사고로 택시에 타고 있던 승객 박선주씨(32·서울 서초구 잠원동)가 숨졌다. 그러나 운전사 임지호씨(65)와 택시에 타고 있던 박씨의 남매 최윤송양(8) 중훈군(5)은 가벼운 타박상과 팔골절 등 경상을 입었을 뿐 생명을 건졌다. 사고현장에 출동했던 서울 영등포 소방서 金淑鉉(김숙현)현장조사반장은 『어머니 박씨는 운전석 대각선쪽에 윗몸을 가누지 못한 채 숨져 있었고 남매는 운전석 뒤 의자 밑에 엎드려 있었다』고 말했다. 윤송양은 『어머니가 우리들을 보호하기 위해 급히 몸을 감싸 엎드리게 했다』고 사고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들 가족은 방학을 맞아 광주 친할아버지 댁으로 놀러가기 위해 공항으로 가던 길이었다. 아버지 최석현씨(35·H건설직원)는 이날 아침 업무차 중국출장을 떠났다. 한편 박씨의 빈소는 현대중앙병원에 마련됐다. 〈이철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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