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김덕홍 진술내용④]北경제 일제때보다 못해

  • 입력 1997년 7월 10일 20시 24분


▼ 북한 경제분야 ▼ [경제난 원인] ○북한경제가 파탄상태에 직면하게 된 원인은 기본적으로는 ―물질적 자극을 무시하고 정치적 자극을 우선시함에 따라 노동자들이 일한 만큼 평가받지 못하고 있어 『죽도록 일해도 소용없다』는 인식이 일반화 되었으며 ―생산물 가격을 수요와 공급, 그리고 가치법칙을 무시한 채 중앙에서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획일적인 계획경제 체제에 연유함. ○그러나 보다 현실적인 요인으로는 ―67년이래 경제 국방 병진정책의 지속적 추진으로 군수공업에 너무 많은 투자를 하고 있어 민수부문과의 불균형 상태가 지속되고 있고 ―김부자 개인 독재정치의 후과로 비경제적인 대기념비 창조물 건설 등에 너무 많은 재원을 낭비함으로써 자원을 탕진한데다 ―구 소련과 동구권의 붕괴로 이들로부터의 원조중단과 경화결제 요구에 따른 수입 원자재 획득이 곤란한 점 등을 들 수 있음. [경제난 실상] ○북한의 현 경제는 일제시대보다도 더 악화된 「마비상태」라는 표현이 가장 적절함. ○완충기(94∼96년)는 기만에 불과하고 차기 경제개발계획 수립은 아예 생각할 수 없는 상태로, 우선은 지속되는 마이너스 성장을 정지시키는 것이 급선무임. [경제통계 과장 실태] ○공산주의의 제일 나쁜 점은 진실성이 없다는 점으로 당의 이익과 선전, 주민 사기앙양을 위해 진실을 은폐하고 대외발표를 기만적으로 하는 것이 하나의 습관임. ○예산계획 수립시 각부서에서 요구하는 사항이 많아 예상 획득량을 기준으로 작성하기 때문에 계획자체가 과장되고 있음. ○최고인민회의에서 대외에 공표하는 예산은 규모가 크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해 연말에 재정부가 당비서회의에 보고하는 것보다 항상 2배이상 과장되며 매년 그 과장 정도가 점점 커지고 있음. [아편 생산 및 판매실태] ○북한에서는 80년대부터 양귀비를 「백도라지」라고 명명하고 국가적 차원에서 재배를 권장하고 있으며 마약제조 밀매는 비밀을 보장할 수 있는 군 보위부 안전부 등에서 주로 관여하고 있음. ○아편정제는 청진 나남제약 공장에서 하고 있고 기술부족으로 제품의 질이 아주 낮으며 무역상사 등을 통해 밀매하고 있음. ―94년 6월 정무원 마약담당 책임일꾼은 『동남아 사람들로부터 좋은 종자와 재배방법을 입수하고 판로를 개척할 것』을 지시한 바 있으며 ―96년에는 러시아에서 북한인이 아편을 판매하다 적발되어 국제적 물의를 일으킨 적도 있음. [최근 식량난 실태] ○평양지역은 96년에 1일 300g 정도의 식량을 배급하였으나 지방은 배급을 중단한지 오래이며 부족식량은 신의주 등 국경지역을 통해 중국에서 들어오는 곡물을 구해 충당하고 강냉이죽에 풀을 섞어서 연명하고 있음. ○96년 12월 중앙당은 곡물생산량 부족에 따라 「3개월은 국가에서, 3개월은 수입 양곡으로, 3개월은 직장자체 해결, 나머지 3개월은 개인이 자체 조달」하도록 방침을 수립한 바 있음. ○95년 홍수피해 이전까지만 해도 김정일은 자존심을 앞세우면서 『항일 빨치산때 풀뿌리를 캐먹었는데 어디가서 구걸을 할 것인가』라고 말한 바 있음. ○그러나 식량난 해결을 위한 아무런 대책이 없게 되자 외부에 홍수피해를 구실로 대외원조를 요청하게 된 것이며 일부지역에 대해서는 배급실태를 확인할 수 있으나 사전에 다 조작해 놓아 정확한 분배감독이 불가능함. [개혁 개방 문제] ○김정일은 『개혁 개방하면 사회주의가 망한다』고 매일 말하고 있으며 중국의 개혁 개방에 대한 비난을 많이 함. ○김용순 김기남 김국태 한성룡 등 당비서들은 개혁 개방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으나 이를 이야기하면 반동으로 취급 당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말을 하지 못함. ○중국식 농업개혁은 비판받기 때문에 고려하지 않고 있으며 중국 견학후에도 나쁜 점만 보고하고 있음. [북한 중국간 경제협력관계] ○김정일은 중국이 잘 되는 것을 좋아하지 않고 부하들의 중국 모방을 사대주의로 매도하는 등 중국과의 경제협력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음. ○한편 최근 중국측은 북한에 대해 신규거래에 앞서 기존거래에서 발생한 빚을 먼저 갚도록 요구하고 있는 실정임. ○중국측은 『북한 봉화화학 공장에 대한 원유공급 계약기간(20년)이 95년에 종료되었으니 재계약을 하려면 빚을 다 갚고 하라』고 요구한바 있으나 실제 원유공급 중단 여부는 불분명함. ▼ 북한 사회분야 ▼ [주민 의식 성향] ○북한 주민들은 유치원 시절부터 김부자의 말 행동을 무조건 따르는 「환상교육」을 받아왔기 때문에 『김정일을 옹호 보위하고 총폭탄이 되는 것』을 삶의 근본적인 요구로 받아들이고 있음. ○북한은 김정일을 정점으로 한 수직적 관계만이 존재하고 개인간 횡적관계는 철저히 차단된 봉건사회 구조를 유지하고 있음. ○그러나 경제난이 악화되면서 일반 주민뿐만 아니라 주민 통제를 담당하는 초급 당 간부 안전원마저도 일을 하지 않고 오직 먹고살기 위한 식량구입에만 매달리고 있음. ○최근 당간부 등 핵심계층과 대학생들 사이에서 『폐쇄정치는 망국의 길, 개혁 개방만이 살 길』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으나 아직 김정일의 잘못을 직접 거론하면서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단계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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