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리스트 공판]정태수씨 「답변카드」4종류 사용 눈길

  • 입력 1997년 6월 16일 19시 59분


○…한보그룹 鄭泰守(정태수)총회장에게서 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정치인 8명에 대한 16일 첫 공판에서 실어증에 걸린 정총회장을 위해 「답변카드」가 사용돼 눈길. 정총회장의 변호인인 鄭泰柳(정태류)변호사가 이날 정씨의 답변을 위해 준비한 답변카드는 가로 25㎝ 세로 10㎝ 크기로 「예」「아닙니다」「모릅니다」「기억없습니다」 등 네가지 종류. 정총회장은 자신의 의견을 대변할 수 있는 카드가 없을 때는 직접 왼손으로 답변을 쓴 뒤 이를 정변호사가 대신 읽게 했는데 공판과정에서 자신의 의견과 다를 때는 고개를 흔들거나 왼손을 번쩍 드는 등 적극적인 자세. ○…『형과 함께 있는 자리에서 2억원이 든 사과상자를 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진 文正秀(문정수)부산시장은 이날 공판에서 『청탁은 물론 돈을 받지 않았으며 또 형이나 가족 측근 등 누구도 한보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검찰의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 이에 대해 법원주변에서는 『문시장이 이번 재판부가 국민회의 權魯甲(권노갑)의원에게 포괄적 뇌물죄를 적용한 재판부라는 점을 의식, 전략을 바꾼 것이 아니겠느냐』는 관측이 대두. ○…변호인측은 이날 오후 『2주 동안에 변호인 반대신문을 준비하는 것은 어렵다』며 재판부에 다음공판까지 충분한 시간을 달라고 요청, 벌써부터 「지연전략」을 펴는 듯한 인상. 그러나 孫智烈(손지열)부장판사는 『각 피고인별로 기록이 그리 많지 않고 재판부도 金賢哲(김현철)씨 사건을 진행해야 하는 등 시간이 촉박하다』며 예정대로 2주 뒤 공판을 결정. 〈하종대·신석호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