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쟁국」실상]전술개발등 시위주도 「야전사령부」

  • 입력 1997년 6월 9일 08시 07분


李石(이석)씨 상해치사사건의 핵심배후로 알려진 투쟁국은 한총련 중앙집행위 산하 4개 실무국(局)중 하나. 의장 직속의 조국통일투쟁위원회, 중앙집행위원회 산하의 정책위원회와 더불어 한총련의 3대 실세조직으로 통한다. 한총련 소속 학생들도 『의장단은 「얼굴마담」이고 한총련을 진짜로 움직이는 것은 정책위 조통위 투쟁국 등 삼두마차』라고 말할 정도. 그러나 투쟁국과 정책위 구성원은 신분을 철저히 숨긴 대학졸업생이나 휴학생들로 공안당국도 이들의 신원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한총련 간부들도 이들의 얼굴과 가명만 알고 있을 뿐이다. 이들의 철저한 비밀유지로 전대협(87∼92년)과 한총련(93년 이후)이 학생운동을 주도해온 지난 10년간 투쟁국장과 정책위원장의 신원이 공개된 적은 한번도 없다. 이씨 사건을 계기로 전면에 드러난 투쟁국은 시위나 집회현장의 최전위 조직으로 △시위전술 개발 △지도부 신변보호 △프락치 색출 및 수사 등을 전담하고 있다. 투쟁국장은 시위경험이 많은 졸업생이나 휴학생이 맡아 시위인원 배분과 시위강도를 결정하는 「야전사령관」의 역할을 하고 있다. 경찰은 최근 들어 한총련의 「삼두마차 조직」중 투쟁국의 역할이 급격히 커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정책위가 학생운동을 주도한 시기는 이론투쟁이 활발했던 때와 일치하는 반면 투쟁국은 학생운동이 침체하면서 세를 만회하기 위해 급진적인 투쟁으로 나오면서 부상하기 시작했다. 결국 「더욱 더 강경한」 노선을 주장하는 세력이 주도권을 잡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투쟁국 등 핵심조직의 간부들은 자신의 신분을 감추기 위해 두세개의 가명을 사용하며 주민등록증 위조나 변조도 서슴지 않는 것으로 경찰은 분석하고 있다.이들은 한총련 집회에도 항상 모자와 마스크를 쓴 채 나타나 노출을 피하고 있다. 〈이철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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