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아파트 축대 붕괴 이모저모]

  • 입력 1997년 5월 14일 20시 34분


○…14일 축대붕괴사고 직후 아파트밖으로 대피한 한진아파트 209동 주민들은 『어떻게 이런 어처구니 없는 사고가 일어날 수 있느냐』며 분노와 함께 극도의 불안감을 표시. 이 아파트 12층에 사는 李炳善(이병선·28·회사원)씨는 『사고순간 건물이 크게 흔들려 지진이 난 줄 알고 혼비백산해서 건물 밖으로 뛰어나왔다』며 『불안해 이 아파트에서 어떻게 살겠느냐』며 즉각적인 대책을 호소. ○…사고현장 주위로 몰려나온 아파트 주민들은 무너져내린 축대 흙더미 속에 철근이나 콘크리트는 거의 보이지 않자 『축대가 부실시공된게 아니냐』며 의혹을 제기. 아파트 주민들은 『사흘전 비가 오기 시작했을 때 축대에서 물이 많이 흘러나와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결국 축대가 무너졌다』며 허탈한 표정. ○…구조대는 무너진 축대 흙더미에 깔려 숨진 김미성씨(27·여)의 시신을 발굴하려 했으나 엿가락처럼 휜 철근과 공중전화부스 때문에 재빨리 손을 쓰지 못해 발을 구르다 포클레인 2대를 동원, 몇시간동안 흙더미를 파낸 끝에 시신을 발견. 경찰은 공중전화부스 인근에서 여자 1명이 깔려 숨졌다는 주민들의 말을 들은뒤 한동안 위치와 신원을 파악하지 못하다가 공중전화부스 부근에 떨어진 손지갑에서 김씨의 신분증을 발견해 신원을 파악. ○…사고현장을 둘러본 서울시 건설안전본부 관계자는 붕괴원인에 대해 『지하 하수관에서 새어나온 물이 흙과 모래로 된 축대로 스며들어가 약한 콘크리트 옹벽을 무너뜨리게 한 것 같다』고 추정. 한편 이날 오후 3시반경 趙淳(조순)서울시장은 서울시 건설안전본부 관계자 시의원 등과 함께 현장에 도착, 구조작업을 진두지휘. 〈홍성철·이철용·정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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