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첫 「보트피플」14명 귀순…신의주출발 인천도착

  • 입력 1997년 5월 13일 08시 04분


북한주민 두 가족 14명이 12일 목선을 타고 서해상을 거쳐 귀순했다. 관계당국에 따르면 해군은 이날 오후 4시28분경 백령도 서남방 5.7마일 해상에서 북한선박 1척이 남하중인 것을 발견했다. 해군은 이 선박에 접근해 이들의 귀순의사를 확인, 함정에 옮겨 태운 뒤 13일 새벽 3시40분경 인천항으로 데려왔다. 이들은 해군측에 『평소 라디오를 이용, 남한방송을 듣고 남한을 동경해왔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귀순한 북한주민은 선장 안선국씨(48)가족 6명과 기관장 김원형씨(57)가족 8명 등으로 남자 5명, 여자 5명, 어린이 4명 등이다. 안씨는 탈북경로와 관련, 지난 9일 신의주를 출발해 11일 평북 철산군 동천리 해안에서 김씨 가족을 태운 뒤 남하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평북 신의주에서 북한 탈출을 결정, 선장 안씨 가족이 9일 어선으로 신의주항을 떠나 10일 오후 9시경 평북 철산군 동천리 「수산부업선 부두」에 도착했다. 한편 기관장 김씨 가족은 육로를 택해 9일 신의주에서 자동차편으로 동천리에 도착, 10일 오후 안씨 가족과 합류했다. 두 가족은 11일 오후 1시경 수산부업선부두에서 함께 출항, 야간 항해를 위해 철산 앞바다 탄도에서 4시간 가량 기다린 뒤 이날밤 8시경 뱃머리를 남쪽으로 돌렸다. 이들은 또 북한의 감시망을 피하기 위해 32t급 목선을 중국어선 「요동어(遼東魚) 3043호」로 위장, 남쪽으로 내려왔다고 밝혔다. 이들이 배를 이용, 북한에서 남한으로 직접 귀순한 사실이 확인돼 최초의 북한판 「보트피플」로 간주되고 있다. 두 가족이 타고온 어선에서 국산라면인 안성탕면 쌀 옥수수 등이 발견돼 이들이 치밀한 탈출 준비를 해왔음을 알려주고 있다. ◇귀순자 ▼선장 안씨가족 △안선국 △김동선(68)△김화옥(42)△안일심(13)△안일영(9)△안일천(7) ▼기관장 김씨 가족 △김원형 △김의준(54)△김희근(29)△서정심(25)△김희영(26)△김순희(23)△김희성(20)△김남수(2) 〈문 철기자·인천〓박희제·박정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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