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賢哲(김현철)씨 비리의혹사건 수사가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전 대호건설 사장 李晟豪(이성호)씨의 「주범설(主犯說)」이 사실로 확인되고 있다.
검찰은 이씨가 현철씨를 이용해 포항제철 철강판매권 등 각종 이권을 따내 사업을 확장하면서 현철씨의 자금을 투입, 주식지분을 확보해 현철씨에게 넘겨주는 방식으로 자금관리를 해온 것으로 보고 있다.
이씨는 또 공인회계사인 김종욱씨를 자신의 측근으로 영입, 치밀하게 자금운용을 해왔다.
▼ 철강 판매권 ▼
이씨는 94년12월 김종욱씨를 대리인으로 내세워 포철의 철강판매권을 따냈다. 이 판매권은 1년에 투자금액의 절반을 순익으로 남길 수 있는 엄청난 이권이다. 검찰은 이씨가 판매권을 따내 설립한 동보스테인레스의 투자자금 10억원이 현철씨의 비자금이라는 단서를 포착했다.
「현철씨 이권개입→이씨 사업체설립→현철씨 자금투자→현철씨 지분확보」라는 현철씨 자금관리의 전형이 처음으로 확인된 것이다.
▼ 케이블TV 매입 ▼
이씨는 95년 대호빌딩 매각자금 6백87억원을 빼돌려 7개 케이블TV 방송국을 매입했다. 그러나 케이블TV의 실제 주인이 누구인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 대호건설 위장매각 ▼
이씨와 이씨의 아버지 李鍵(이건)회장 등은 95년12월 대호건설의 보유주식 1백53만여주(33.13%)를 수산중공업에 3백20억원에 판 것으로 서류상 계약하고 이를 공식발표했다. 그러나 대호 관계자들은 이씨 부자가 실제로는 17%만 팔고 나머지는 이면계약을 통해 그대로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대호건설과 수산중공업 관계자들을 소환, 이같은 의혹을 조사중이다.
▼ 고속도로 휴게소 ▼
이씨는 95년2월 90여개 경쟁업체를 제치고 영동고속도로 소사휴게소 운영권을 29억여원에 따냈다.
G남성클리닉원장 朴慶植(박경식)씨도 기자회견에서 『이씨가 현철씨를 업고 운영권을 따냈다』고 증언한 바 있다.
▼ 골프장 부지매입 ▼
이씨는 지난해 10월 시가 1천억원대의 경기 고양시 뉴코리아골프장을 『액수에 상관없다』며 주주들을 상대로 매입을 시도했고 두달 후에는 경기 광주군 청남골프장 부지를 2백50억원에 실제로 매입했다.
재계에서는 이씨가 골프장을 통해 자금은닉을 시도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이씨의 골프장 매입에 현철씨 자금이 들어갔는지 여부를 추적중이다.
▼ 재산해외도피 ▼
이씨는 이밖에 대기업 해외지사에서 달러를 건네받고 국내에서 달러환율의 1.5배로 결제해주는 수법으로 재산 해외도피를 시도했다.
〈이수형·공종식·조원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