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철청문회 이모저모]아버지 얘기만 나오면 『울먹』

  • 입력 1997년 4월 25일 20시 11분


25일 청문회에 증인으로 나온 金賢哲(김현철)씨의 증언 내용과 수위, 증언태도 등은 모두가 앞으로 민심의 향배를 좌우하고 정국 판도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에서 현철씨의 일거수일투족은 초미의 관심을 끌었다. ○…현철씨는 이날 오전 9시48분경 검은색 30다4155호 쏘나타Ⅱ 승용차를 타고 국회 의사당 본청 후문 출입구에 도착. 그러나 현철씨가 도착한 직후 사진촬영을 위해 지정한 「포토 라인」에 서지 않고 바로 의사당으로 들어가려는 바람에 촬영을 요청하는 사진기자들과 국회 경위들 사이에 심한 몸싸움이 벌어지는 등 소동. 이 과정에서 현철씨의 친구 윤성노씨가 모 방송사 직원을 밀다 조명기기에 머리를 크게 다쳐 국회 구내의무실에서 간단한 응급치료를 받은 뒤 병원으로 이송. 현철씨는 소란속에 국회본청으로 들어가면서 출두소감과 답변 준비 내용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청문회에서 모든 것을 밝히겠다』고 짤막하게 답변. ○…이날 방청석에는 신한국당 朴熺太(박희태) 국민회의 朴相千(박상천) 자민련 李廷武(이정무)총무 등 여야총무들이 나란히 앉아 청문회를 지켜봤으며 玄敬大(현경대)특위위원장은 청문회에 앞서 방청석에 대해 『이석을 하거나 옆사람과 얘기를 나누는 등 청문회장 분위기를 해치는 행동을 삼가줄 것』을 특별히 요청. 사상 초유의 청문회를 직접 현장에서 지켜보기 위해 시민 30여명도 이날 방청권을 얻어 청문회를 방청. ○…이날 청문회에서 국민회의 金景梓(김경재)의원은 올해초 현철씨가 자신의 일행과 함께 비행기를 타고 미국에 가는 과정에서 있었던 기내 일화를 소개하며 현철씨의 평소 오만했던 자세를 추궁. 김의원은 『수행원 7,8명과 1등석을 타고 가면서 부기장이 증인 앞에 가서 「뭐 불편한 점 없으십니까」고 묻자 증인이 「귀찮으니까 꺼져요」라고 이야기한 적이 있느냐』고 질문. 이에 대해 김씨는 『제가 1등석을 탄 것은 사실이나 친구들은 1등석을 타지 않았고 부기장에게 그런식으로 말한 적도 없다』고 부인. ○…현철씨는 자민련 李麟求(이인구)의원이 자신을 겨냥, 『문민시대를 가로챘다』고 비난한 신한국당 金德龍(김덕룡)의원을 평가해 달라고 질의하자 『김의원님은 아버지의 가장 가까운 비서실장이었고 아버지를 대신해 투옥되기도 하는 등 고생하신 분』이라며 『지금도 존경하고 있다』고 답하면서 잠시 울먹였다. 이의원이 『아버지를 도와주려한 행동이 오히려 아버지에게 큰 누를 끼쳤다』며 현철씨의 행동을 훈계조로 준엄하게 꾸짖자 현철씨는 흘러나오는 눈물을 참지 못하고 안경을 벗은 뒤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았다. 현철씨는 이후에도 아버지와 관련된 답변을 해야 하는 대목에서는 감정이 북받쳐 오르는 듯 간간이 울먹이는 모습을 보였다. ○…국민회의는 이날 당10역 회의에서 『신한국당이 당원도 대표도 아닌 현철씨를 보호하기 위해 은폐지침까지 만들어 특위위원들에게 준 것은 한보의혹 몸체인 현철씨와 신한국당이 일심동체임을 말해준다』고 입장을 정리. 국민회의 鄭東泳(정동영)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이같이 몰염치하고 위선적인 집권여당을 국민이 심판하지 않는다면 누구를 심판하겠느냐』고 비난. 자민련 安澤秀(안택수)대변인도 성명을 통해 『신한국당이 아직 제정신을 못차리고 있는 정당임이 확인됐다』며 『민의의 소재를 이처럼 등지고 사는 신한국당은 국민적 지탄과 저항을 면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 ○…이날 국민회의 金民錫(김민석)의원은 언론을 야생동물 「하이에나」에 비유하는 발언을 해 빈축. 김의원은 『증인의 국정개입을 오래전부터 안 언론이 제대로만 했다면 오늘 같은 사태는 막을 수 있었다는 언론의 자책이 있다』고 모신문 칼럼내용을 소개하며 『사실 지금 언론이 마치 죽은 시체를 뜯어 먹는 하이에나처럼 증인을 난도질하고 있다』고 주장. 그는 계속해서 『증인의 문제가 증인 혼자에서 비롯되지는 않았다고 본다』며 『과연 누가 증인한테 돌을 던질 자격이 있겠는가 하는 생각을 해 본다』고 말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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