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식씨 『내가 유령 만났나』…「면담부인」에 반박

  • 입력 1997년 4월 25일 08시 56분


비뇨기과전문의 朴慶植(박경식·44)씨는 22,23일 국회청문회에 출석한 심우대표 朴泰重(박태중)씨와 金己燮(김기섭) 전안기부운영차장이 자신과 만난 사실 자체를 부인한데 대해 구체적인 실례를 들며 반박하고 나섰다. ▼ 김기섭씨와의 만남 ▼ 95년 2월27일 오후1시반경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 649호에 도착했을 때 반쯤 열린 문으로 647호(두 방은 서로 연결된 커넥션 룸)에서 김현철(김현철)씨와 김기섭씨 그리고 낯선 남자(오정소씨)가 점심식사를 끝내고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젊은 남자직원과 보기드문 미모의 여자직원이 후식으로 차를 나를 때 평소 안면이 있는 김씨가 649호로 건너오면서 『우리 박원장 오래간만이네요. 고생많습니다』며 인사를 건넸다. 김씨는 『식사는 하셨어요』라고 묻고는 여직원에게 『박원장에게 차 한 잔 드려』하고 지시한 뒤 다시 647호로 갔다. 나는 여직원의 명찰을 보며 『영부인과 같은 성씨네요』하고 말을 건넨 뒤 녹차를 주문했다. 현철씨와 낯선 남자는 마주 보고 있었고 김씨는 등을 보인 채 앉아 10여분 동안 얘기를 나눴다. 세 사람 모두 일어서면서 현철씨가『그럼 열심히 하세요』하고 말했고 낯선 남자는 『열심히 하겠습니다』며 고개를 크게 숙였다. ▼ 박태중씨와의 만남 ▼ 93년 3월중순 어느날 정오경 서울 강남구 역삼동 박태중씨의 아사도건물에 있는 현철씨 사무실에 도착했다. 현철씨는 마침 30대남자 2명을 배웅하고 있었다. 현철씨는 그들에게 『청와대가 좋은 것 만은 아니다. 생지옥같이 바쁘다』고 말했다. 10여분간 나와 대화를 나눈 뒤 『점심약속이 있다』며 밖으로 나가던 현철씨는 『어른의 주치의인 박원장이시다』 『제 친구 박태중국장입니다』며 나와 박태중씨를 인사시켰다. 박태중씨는 위 아래로 거만하게 나를 쳐다 봤을 뿐 아무런 말이 없었다. 현철씨는 이어 『박원장님, 저하고 직접 연락이 닿지 않을 땐 박국장과 연락을 취하십시오』하고 말했다. 박씨는 이같이 당시 이들을 만난 상황을 설명한 뒤 『나는 봤는데 그 사람들은 나를 안 봤다고 하니 내가 본 건 아마 허깨비인 모양』이라며 『허깨비들이 나라를 좌지우지했으니 이런 비극이 벌어지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부형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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