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총련, 이달중 대규모 시위·농성 계획

  • 입력 1997년 4월 6일 11시 56분


한총련을 중심으로 한 학생운동권이 한보비리와 金賢哲씨 국정개입의혹 등을 쟁점으로 삼아 4월중 대규모 가두집회와 장기농성을 계획하고 있어 경찰이 긴장하고 있다. 경찰과 한총련 관계자에 따르면 한총련은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전남대에서 대의원 대회를 개최, 전남대 총학생회장 姜渭遠씨(24)를 의장으로 선출하는 등 조직을 재정비하고 한보비리와 金賢哲씨 의혹 등을 집중적으로 부각시킨 뒤 7일부터 19일까지 지도부 30여명이 명동성당에 들어가 단식농성을 벌일 계획이다. 한총련은 또 오는 19일 `정권퇴진을 위한 2차 총궐기' 명목으로 서울 등 전국각지에서 동시다발 연합집회를 개최할 계획도 갖고 있다. 한총련은 지난달 27일로 예정했던 동맹휴업이 일반 학생들의 관심부족으로 무산되자 서울지역 13개대 학생 5천여명을 비롯해 광주,부산 등 각지에서 동시다발로 1차 총궐기 집회와 시위를 벌였었다. 특히 경찰은 한총련 주류와 노선을 달리하는 민중민주(PD) 계열 학생 3천여명이 지난달 28일 연세대 앞에서 기습적으로 화염병 시위를 벌인 점을 중시하고 4월중 한총련내 각 세력들이 독자적으로 주도하는 시위가 빈발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있다. 경찰은 이같은 학생들의 움직임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점거농성 예정지로 알려진 명동성당 주변에 경찰력을 배치하는 한편 주요 간부들에 대한 검거에 나섰다. 경찰은 지난 3일 한총련 의장 姜씨와 광주.전남지역 총학생회연합(남총련)임시의장 鄭倚讚씨(25.조선대 총학생회장) 등 2명에 대해 국가보안법과 집시법 위반 혐의로 각각 사전구속영장을 발부 받았으며 나머지 주요 간부들에 대해서도 검거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동맹휴업 무산 등의 영향으로 한총련을 주도하는 민족민주(NL)계열의 영향력이 급격히 약화됨에 따라 그들이 실추된 지도력을 회복하기 위해 과격한 시위를 벌일 가능성이 크다"며 "또 지난달 28일 연세대 시위에서도 드러나듯이 PD계열 학생들의 독자적인 시위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한총련 주류인 NL계열의 과격한 反美.정치투쟁 일변도의 지도노선에 반발하는 상당수 대학 총학생회가 한총련을 탈퇴한 뒤 새로운 전국단위 학생조직을 결성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새롭게 결성이 추진되고 있는 전국단위 학생운동 조직의 명칭은 가칭 `전국대학총학생회협의회(전총협)'로 이미 한총련 탈퇴를 공식 선언했거나 회비 납부를 거부한 서울과 전북,충남,경남지역 33개 대학 총학생회를 중심으로 세를 모으고 있다. 한총련을 대체할 새로운 학생운동 조직을 만들자는 제안은 지난해 각 대학 총학생회장 선거에서 PD계열 후보들의 입을 통해 표면에 등장했는데 한총련의 권위적인 조직운영과 반미투쟁,정치투쟁 일변도의 노선에서 탈피해 부패비리 추방과 민생안정등 시대상황에 맞는 투쟁을 전개하자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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