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서둘러 미니신도시 등 수도권지역에 3백만평을 택지개발지구로 지정한 것은 주택공급 물량을 늘려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서울 및 신도시의 집값을 잡겠다는 포석이다.
건설교통부 주택도시국 朴相彩(박상채)국장은 『수도권에선 지난 89년 분당 일산등 신도시건설을 위한 택지개발지구 지정이후 최대규모인 11만가구를 2,3년안에 공급함으로써 서울 중산층의 내집마련 수요를 흡수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건교부는 또 용인 동백지구 등 미니신도시 4곳을 환경친화적인 주택단지로 만들기로 하고 용적률을 낮추고 도로 및 녹지율을 신도시수준으로 높여 기존 고밀도위주의 택지개발을 하지 않기로 했다.
그렇다고 해도 신도시가 완공되면 동백지구 등 일부지구는 심각한 용수(用水)부족과 극심한 교통체증 등 부작용이 예상되고 수색지구의 난지도처리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미니신도시 개발 계획
▼서울 수색지구〓서울 강남의 수서지구(40만평)와 맞먹는 42만평규모로 청약통장을 갖고 있는 무주택자들이 손꼽아 기다릴 만한 지역.
서울도심권의 대규모 택지지구인 만큼 용적률 250% 안팎의 고밀도로 아파트를 지어 경의선 수색역의 역세권 주거단지로 조성한다.
일산신도시로 연결되는 도로망이 택지개발로 극심한 교통체증을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생태계 공원조성 등 쓰레기매립지 난지도개발이 아파트 입주(2002년경)가 훨씬 지나서야 끝나게 돼 악취 등 환경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용인 동백지구〓준농림지로서 동쪽에 석성산 등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盆地)의 지형을 그대로 살려 용적률 180%의 전원형 주거단지로 조성한다. 양쪽 산등성이엔 빌라단지와 단독주택을 배치한다.
인근에 강남대 용인대 명지대 경찰대 등이 있고 용인에버랜드 호암미술관 등 문화시설이 있어 주거여건이 좋다.
분당신도시와 가까운데다 서울 강남에서 승용차로 40분정도면 닿을 수 있어 강남지역 주민들의 관심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용인시가 지구지정을 반대할 정도로 용수부족이 심각해 건교부는 수도권 광역상수도 6단계 사업을 1년 앞당겨 오는 10월 착공, 2000년 완공할 계획. 또 수원 영통지구(99만평) 용인 수지1,2지구(56만평)기흥 구갈지구(28만평) 기흥 상갈지구(10만평) 등 인근에 대규모 택지개발이 이뤄져 도로확장도 시급한 과제다.
▼인천 논현2지구〓저층아파트와 연립 및 단독주택을 많이 지어 전원형 주거단지로 조성한다. 서해안고속도로 제2경인고속도로 남동공단 소래포구 등과 인접해 있다. 특히 지구내를 관통하는 수인선이 전철화할 예정이어서 인천 및 수도권 남부지역의 주민들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단 9백m 떨어진 곳에 한국화약의 화약제조공장이 있어 단지울타리를 숲으로 꾸밀 계획이다.
▼화성 향남지구〓지구남쪽 4㎞지점에 향남제약공단이 있고 인근 조암면 금의지방공단, 우정면 기아자동차공장 등 대규모 공단의 배후도시로 조성한다.
기존 시가지와 연계해 주변 경관을 살려 농촌환경을 보전하기 위해 녹지공간을 충분히 확보한 「자연친화적인 전원주거단지」로 만들 계획이다.
그러나 서울과 40㎞정도 떨어져 서울 등 수도권 주민들의 관심을 끌기엔 역부족이라서 주택건설업체들이 아파트건설을 꺼릴 것으로 우려된다.
◇ 미니신도시 개발 효과
미니신도시 등 이번에 택지개발지구로 지정된 수도권지역 3백만평은 지정규모가 95년 52만평, 96년 79만평에 비해 크게 증가한 것이다.
특히 수색지구와 동백지구는 수도권 청약자들의 관심을 끌 만한 지역으로 기존 주택을 구입하려는 사람들이 어느 정도 대기수요자로 돌아서 가수요를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99만평규모의 동백지구는 분당신도시의 3분의 1수준으로 생활편의시설을 충분히 갖출 수 있어 집값상승의 진원지인 강남 아파트 값을 안정시키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건교부는 지구별 아파트 평당 분양가를 △수색지구 3백20만원 △동백 3백50만원 △인천논현2 3백20만∼3백50만원 △향남지구 3백만∼3백20만원정도로 주변 집값 시세의 50∼60%선에서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주택전문가들은 『수색과 동백지구 외에는 특별히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 만한 지역이 없어 수도권 집값을 안정시키기엔 역부족일 것』이라며 『서울로 출퇴근이 가능한 지역에 2백만평 이상의 신도시가 조성돼야 근본적으로 집값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윤섭·황재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