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소령 사칭 40대남자,軍부대서 총기-실탄 탈취도주

  • 입력 1997년 1월 4일 11시 59분


군 해안초소에서 육군소령 계급장에 전투복을 입은 40대 남자가 `해안순찰을 나왔다'며 소초장으로부터 총기와 실탄 30발을 건네받아 달아난 사건이 발생했다. 육군에 따르면 3일 오후 11시20분께 경기도 화성군 서신면 궁평리 육군 모부대소속 해안초소에 얼룩무늬 전투복에 육군소령 계급장을 단 40대 남자가 들어와 "군단에 새로 전입해 온 白모 소령인데 전입장교 교육의 일환으로 해안순찰을 나왔다"며 소초장인 南廷勳소위(학군 34기)로부터 30여분에 걸쳐 보고를 받는 등 대화를 나눴다. 이 남자는 이어 해안 순찰에 필요하다며 소총과 실탄을 요구, 南소위로부터 K-2소총 1정과 실탄 30발을 건네받아 사라졌다는 것이다. 南소위는 당시 이 남자가 대대본부 행정보급관으로 근무하는 都모 상사를 잘 안다고 하는 등 부대사정을 소상히 알고 있어 전혀 의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南소위는 4일 오전 1시30분 소초지역 순시차 들른 중대장에게 이같은 사실을 보고, 수상히 여긴 중대장이 군단에 확인한 결과 40대 남자가 사칭한 白모 소령이 군단이 아닌 특전사령부에 실제 근무하는 현역장교라는 사실을 밝혀내고 그때서야 총기 및 실탄이 탈취됐음을 알게됐다는 것이다. 군당국은 이에 따라 오전 3시께 해당 지역에 통합방위 비상경계태세인 `진돗개하나'를 발령, 경찰과 합동으로 서울 경기지역 일대에서 검문검색을 벌이며 키 1백75㎝ 가량의 40대 남자를 쫓고있다. 군 수사당국은 총기탈취범이 사칭한 白모 소령이 특전사에 근무하고 있고 대대본부 都모 상사를 잘 안다고 한 점에 비춰 일단 대공용의점은 없는 것으로 판단, 부대사정을 잘 아는 하사관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편 육군은 사건직후 경찰이 용의자로 검거해 이첩한 嚴모씨(34)는 南소위와 대질결과 범인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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