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가족 기자회견]새로 드러난 북한 사회상

  • 입력 1996년 12월 17일 20시 00분


「黃有成기자」 귀순자 金慶鎬(김경호)씨 일가는 17일 기자회견과 당국의 조사과정에서 북한의 새로운 사회상을 증언했다. 괄호안은 증언자. △분조도급제(장남 김금철씨)〓북한은 금년초부터 식량난을 타개하기 위해 각 농장을 분조(分組)단위로 나눠 수확한 곡물의 일정분만 국가에 헌납하면 나머지는 분조에서 분배할 수 있도록 하는 「분조도급제」를 시행하고 있으나 그 성과는 극히 부진하다. 농민들은 처음에는 『잘만하면 많이 남겨 잘 살 수 있겠다』는 긍정적 반응을 보였으나 목표량이 너무 높이 책정된데다 비료와 영농자재 부족으로 주민들이 의욕을 잃고 있다. △출산장려운동(셋째딸 김명숙씨)〓북한은 80년대 후반부터 「하나만 낳기운동」을 해왔으나 최근 식량난으로 주민들 사이에 출산기피현상이 확산, 노동인력과 군초모(징집)대상자가 부족해지자 올해들어 10명이상 출산자에게 「모성 영웅」칭호를 주는 등 「자녀 많이 낳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주민들은 『나하나 먹고살기도 힘든 세상에 모성영웅이 무슨 대수냐』고 불평하며 일부 임산부는 의사에게 뇌물까지 주면서 비밀리에 낙태수술을 하고 있다. △불법 일일시장(셋째사위 박수철씨)〓회령시를 비롯한 전국 각지에 「장마당」이 선다. 원래 열흘간격으로 장마당이 열렸으나 식량사정이 악화된 작년 7월부터 일일장으로 바뀌었다. 장마당은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유일한 출로이기 때문에 규모가 커지고 물품수도 많아졌다. 공무원이나 일부 간부의 부인들까지 장마당에 나온다. △부패관련 유행어(넷째사위 김일범씨)〓최근 북한에서는 「3부가 잘산다」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3부」는 간부 어부 과부다. 간부는 주민들로부터 뇌물을 받아 제 뱃속을 채우고 어부는 바다에서 잡은 물고기로 쌀 등 생필품을 구할 수 있으며 과부는 몸을 팔아서 돈을 벌기 때문에 일반 주민보다 나은 생활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산모들 태반 취식(맏며느리 이혜영씨)〓북한임산부들은 해산후 먹을 것이 부족해진 바람에 고단백인 태반을 몸보신에 특효라고 생각해 먹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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