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총장 대행 “무조건 檢비난 안타깝지만…본연 역할 변하지 않을것”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2월 31일 14시 24분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 2025.11.28/뉴스1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 2025.11.28/뉴스1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대검찰청 차장)은 31일 “국민 곁에서 차분하게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흔들림 없이 맡은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검찰의 역할이자 미래”라며 “조직 개편을 비롯한 어떠한 변화 속에서도 이러한 검찰 본연의 역할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구 대행은 이날 배포한 신년사에서 “검찰은 지금 전에 없던 변화를 앞두고 있다. 특히 2026년에는 새롭게 부여되는 검찰의 역할에 대한 적응과 준비가 필요할 것”이라며 “이러한 시기일수록 원칙으로 돌아가 검찰 구성원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보람 있게 일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보람 있는 일’의 의미와 기준은 검찰 내부가 아니라 국민의 관점에서 설정되어야 한다”며 “검찰 구성원이 일할 때 느끼는 보람은 단순히 외형적 성과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하고 있는 업무가 국민께 의미 있는 방향으로 도움이 되고 있다는 자긍심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실체적 진실의 규명, 죄질에 상응하는 엄정한 처벌, 신속한 범죄 피해자 보호, 면밀한 사법 통제를 통한 인권 보호 등은 검찰이 그동안 잘해 왔고 앞으로도 반드시 잘해 내야만 하는 일들”이라며 “구체적인 사건과 형사사법 절차 안에서 구현되는 이러한 가치들을 통해 국민의 삶이 평온할 수 있도록 하고, 검찰은 그 과정에서 일하는 보람을 찾아보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 대행은 “검찰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지만, 국민이 헌법을 통해 검찰에 부여한 사명이 있고 국민의 신뢰 없이 검찰이 바로 설 수 없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검찰에 대한 무조건적인 비난이 존재하는 상황은 안타깝지만, 한편으로는 일반 국민의 눈높이가 아닌 우리만의 기준에서 ‘우리가 그렇게 잘못한 것은 아닌데’라는 마음으로 억울함을 먼저 떠올린 것은 아닌지, 업무 처리 과정에서 타성이나 안일함은 없었는지에 대해서도 성찰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짚었다.

또 “새해 중대한 변화를 앞두고 있는 검찰은 국민이 지지하는 기관이 돼야 하며, 국민이 지지하는 검찰이 되기 위해서는 국민께서 검찰에 대한 효용감과 필요성을 느끼셔야 한다”며 “이를 위해 무기력감이나 냉소적인 태도보다는 당당하고 의연하게 헌법적 사명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2026년 10월로 예정된 공소청 출범 이전뿐만 아니라 이후에도 검찰에는 여전히 국민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많은 권한과 역할, 그리고 그에 따른 책임이 있다”며 “‘구성원 각자가 보람 있게 일하는 검찰’과 ‘국민이 필요로 하는 곳에 있고 국민이 지지하는 검찰’의 긴밀한 상호 작용이 그 어느 때보다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검찰뿐만 아니라 형사사법 체계 전반을 둘러싼 제도와 환경의 변화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며, 그 과정이 결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그럼에도 검찰이 지켜야 할 핵심 가치는 분명하다”고 밝혔다. 그는 “실체적 진실이 밝혀짐으로써 억울함을 벗게 되는 사람들, 범죄로 상처를 입었지만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애쓰는 피해자들, 국가가 자신의 권리와 안전을 지켜 주기를 기다리는 국민들이 있다”고 덧붙였다.

구 대행은 끝으로 “검찰의 미래를 위해 새로운 제도하에서도 각자가 할 수 있는 일을 능동적으로 찾아 달라”며 “그 과정에서 보람 있게 일하고 국민의 신뢰를 얻으며, 국민이 지지하는 검찰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한편, 검찰청은 내년 78년 만에 폐지된다. 내년 10월 초 시행되는 개정 정부조직법에 따라 기소는 법무부 산하에 신설되는 공소청이, 검찰이 하던 수사는 행정안전부 산하의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맡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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