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민주주의를 돌로 쳐죽일 수 없어”…김종혁 징계권고 비판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2월 16일 16시 41분


당무위원장 “들이받는 소 돌로 쳐죽일 것”
발언뒤 김종혁 중징계 결정 나오자 맞대응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경내에서 열린 12.3 비상계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2025.12.03. 뉴시스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경내에서 열린 12.3 비상계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2025.12.03. 뉴시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는 16일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친한(친한동훈)계 김종혁 고양시병 당협위원장에게 ‘당원권 정지 2년’의 중징계를 당 윤리위원회에 권고하기로 한 데 대해 “민주주의를 돌로 쳐 죽일 수 없다”고 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김 당협위원장에 대한 중징계 권고 결정을 발표한 이호선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장의 블로그 글을 인용해 당의 결정을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이 위원장은 전날 개인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소가 본래 들이받는 버릇이 있고, 임자가 경고를 받고도 단속하지 않아 사람을 받아 죽인다면 그 소는 돌로 쳐 죽일 것이고 임자도 죽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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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한계 한지아 의원도 이날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당무감사위원회의 결정에 대해 “단순한 징계가 아니다”라며 “당의 생각과 다르다는 이유로, 불편한 목소리를 침묵시키려는 의도로, 표현의 자유를 당의 기준에 맞춰 선별적으로 허용하겠다는 위험한 신호”라고 했다.

이어 “오늘의 결정은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겠다는 정당이 정작 자유로운 생각과 의견의 표현을 징계로 통제하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한 선례로 남을 것”이라며 “이는 민주주의 정당이 취할 수 있는 태도가 아니며 자유민주주의의 근간을 스스로 훼손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이호선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장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한 당원권 정지 2년 권고 결정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5.12.16/뉴스1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이호선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장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한 당원권 정지 2년 권고 결정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5.12.16/뉴스1
앞서 이날 이 위원장은 브리핑에서 김종혁 고양시병 당협위원장이 장동혁 대표에 대한 인격 모독을 했다는 등의 이유로 당 윤리위원회에 회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당헌·당규 및 윤리규칙 위반 혐의로 윤리위에 회부하기로 했다”며 “징계 수위는 당원권 정지 2년으로 권고하기로 했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김 당협위원장을 윤리위에 회부하기로 결정한 이유에 대해 “당 대표에 대한 인격 모독을 했다”며 “장 대표에 대해 ‘간신히 당선된 것’, ‘영혼을 판 것’, 줄타기, 양다리 등 모욕적 표현을 했다”고 했다.

또한 “(다수 매체에서) 당을 극단적 체제에 비유했다”며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고, 국민의힘을 북한노동당에 비유했다”고 했다. 이어 “당원에 대한 모욕적 표현을 했다”며 “당원을 망상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사람들, 망상에 퍼진 사람들로 정신질환자에 비유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종교 차별적 발언을 했다”며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한 사람들 등 특정 종교에 대해 비난했다”고 했다.

이호선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장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한 당원권 정지 2년 권고 결정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5.12.16/뉴스1
이호선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장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한 당원권 정지 2년 권고 결정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5.12.16/뉴스1
이 위원장은 김 당협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비판이 아닌 낙인찍기”라고 했다.

이 위원장은 “본인은 당을 건강하게 만들고, 당내 민주화의 하나의 수단으로서 이런 비판을 했다고 하지만 이건 당내 민주주의를 위한 비판이 아니라 당내 절차를 우회한 선동”이라며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자기 당을 희생양 삼는 자기 정치의 전형적 사례”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 당협위원장은 다양성과 표현의 자유를 내세우면서 정작 자신과 다른 의견에는 망상 파시즘 사이비라는 낙인을 했다”며 “이건 타인의 다양성을 부정하며 자신의 다양성만 주장하는 독선”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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