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1일 쿠팡에서 3370만 명의 고객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과 관련해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가 사실상 작동하지 않고 있는 현실은 대규모 유출 사고를 막는 데 한계가 있다”며 “기업의 책임이 명백한 경우 제도가 실효성 있게 작동할 수 있도록 개선 방안을 검토하라”고 주문했다.
대통령실 전은수 부대변인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강 실장이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전했다.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에 기업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개인정보 침해 사건이 발생할 경우 손해액의 5배 이하 범위에서 징벌적 손해배상을 물릴 수 있다. 하지만 기업의 중과실과 피해자의 구체적인 손해가 입증돼야 해 실효성이 높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 만큼 개선책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강 실장은 “2021년 이후 네 차례나 반복된 사고는 우리 사회 전체의 개인정보 보호 체계에 구조적 허점이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어 “인공지능(AI) 전환으로 데이터가 기업 경쟁력의 핵심이 된 시대에 겉으론 가장 엄격한 보호 조치를 내세우면서도 정작 실제 관리체계는 뒷문이 열려 있는 형국”이라며 근본적인 제도 보완 등을 신속히 보고해 달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미국에서 이 같은 일이 벌어졌으면 징벌적 손해배상으로 회사가 문을 닫았을 사안”이라고 했다.
한편 피해자들은 지난달 29일 정보 유출 사태가 알려진 지 이틀 만인 이날 쿠팡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쿠팡 이용자 14명은 1인당 위자료 20만 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냈다. 이 밖에도 현재까지 소송을 준비하는 네이버 카페가 10여 개 개설돼 관련 소송이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구민기 기자 koo@donga.com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