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국힘 정나미 떨어져”…권영세 “洪, 타고난 인성 어쩔 수 없나보다”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5월 14일 17시 57분


“막걸리 한잔 하자” 李 러브콜에 보수 진영 설전
이준석 “러브콜 응하지 않으니 인성 운운 황당”

권영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뉴스1
권영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뉴스1


국민의힘 권영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14일 당과 절연을 선언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을 겨냥해 “타고난 인성은 어쩔 수 없나보다”고 비판했다. 전날 홍 전 시장이 “당에 정나미가 떨어진다”고 지적하자 맞받아친 것이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권 위원장을 향해 “본인들이 러브콜했다가 응하지 않으니까 인성 운운하는 것은 무슨 황당한 일인가”라며 설전에 가세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홍 전 시장에 “막걸리 한 잔 하자”고 러브콜을 보내자 보수 진영 내부 비방전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권 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에 참여하지 않은 홍 전 시장을 향해 “이 당에서 두 번의 대권 도전, 두 번의 광역단체장 당선, 수차례 국회의원 당선을 한 분이 이제 와서 이러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29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후보자 국민의힘 3차 경선 진출자 발표 행사에서 이동하고 있다.  2025.04.29.뉴시스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29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후보자 국민의힘 3차 경선 진출자 발표 행사에서 이동하고 있다. 2025.04.29.뉴시스
홍 전 시장은 전날 지지자들과의 소통 채널에 “두 번 탄핵 당한 당과는 절연하지 않을 수 없다”며 “다급해지니 비열한 집단에서 다시 오라고 하지만 근처에도 가기 싫다. 도저히 고쳐 쓸 수 없는 집단이기에 나온 것”이라고 적었다. 홍 전 시장은 6·3 대선 경선에 출마해 1차 경선 4명 안에 들었지만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의 단일화를 주장한 김문수 후보에 밀려 탈락한 뒤 정계 은퇴를 선언하며 탈당했다.

이준석 후보가 권 위원장을 향해 “내가 국민의힘을 나와 그 당의 반문명과 무지성에 대해 비판하니 싸가지 없다고 집단 린치를 가하던 그때의 모습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며 “사기 경선 피해자인 홍 전 시장에게 감히 타고난 인성을 말할 자격이 있는가. 그야말로 진짜 싸가지가 없다”고 비판했다.

권 위원장도 즉각 “보수 전체를 위해 열심히 뛰길 바란다”며 “젊은 정치인으로서 정치공학적 계산이 아닌, 손해를 보더라도 ‘정의’, ‘바름’을 추구하는 그런 모습을 기대하겠다”고 받아쳤다.

보수진영에서 홍 전 시장을 두고 설전이 벌어진 배경에는 민주당이 홍 전 시장의 정책통이었던 이병태 전 KAIST 교수를 영입하려 했다가 불발되는 등 홍 전 시장 측 인사들이 민주당으로 향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당 지도부는 서둘러 봉합하고 나섰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 지명자는 기자들과 만나 “홍 전 시장님이 경선 과정에서 당에서 상처받은 부분이 있다면 정중하게 다시 돌려놓아야 한다”며 “마음 같아선 정말 하와이라도 가서 시장님 잘 모시고 싶다. 조만간 전화드리겠다”고 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도 “홍준표 선배님은 단연 군계일학”이라며 “선배님은 보수의 영웅이셨다. 앞장서서 지켜주셨던 이 나라, 이 당의 역사만은 버리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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