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2차 경선 맞수토론서 맞붙어
韓 “민주당 개헌 참여 이끌려면 임기단축 카드 필요”
洪 “이미 집권했다고 보는 당이 3년짜리 대통령 하겠나”
25일 오후 종로 동아미디어센터 채널A 오픈스튜디오에서 국민의힘 대선 2차 경선 진출자인 한동훈 홍준표 후보가 방송 전 악수를 하고있다. 2025.4.25/뉴스1
“(윤석열 전 대통령이) 사사건건 깐족대고 시비 거는 당 대표를 두고 참을 수 있었겠나. 제가 당 대표였다면 그런 일(계엄과 탄핵) 없었다“(홍준표 전 대구시장)
“홍준표 후보처럼 대통령 옆에서 아부하면서 대통령 기분 맞췄던 사람들이 계엄에 책임이 있다. 저는 계엄을 막았던 사람”(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25일 오후 서울 광화문 채널A 스튜디오에서 열린 2차 예비경선 맞수토론회에서 ‘반탄파’(탄핵 반대파)인 홍 전 시장과 ‘찬탄파’(탄핵 찬성파)인 한 전 대표가 12·3 비상계엄 사태 책임을 두고 또다시 맞붙었다. 이날 홍 전 시장은 한 전 대표가 자신의 과거 발언 등을 들춰내며 공격하자 “깐족거린다”며 언성을 높였다. 한 전 대표는 “정치 오래했다고 품격이 생기는 게 아니더라”고 맞받으며 선 넘는 막말 공방이 위험 수위까지 치달았다. 두 사람은 서로를 토론 상대로 지목하며 1시간 30분씩, 총 3시간 동안 토론을 이어갔다.
● ‘洪 과거 발언’ 설전 이어져
주도권을 쥔 한 전 대표는 첫 토론 질문으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 부부의 법카 기소 관련해 홍 전 시장이 지난해 11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 대해 물었다. 당시 홍 전 시장은 ”이런 (사소한)것도 기소해야 하느냐“는 취지로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지방자치단체장이 법인카드로 과일 사먹고 샴푸 사는 걸 괜찮다는 인식을 갖고 계신 것이냐“고 꼬집었다. 이에 홍 전 시장은 ”법무부 장관이나 한 사람이 말을 그렇게 하면 안 되지 않냐“고 호통 쳤다. 이어 ”기소하면 안 된다는 게 아니고 (대장동 사건 등) 큰 걸 놔두고 사소한 걸 잡아서 정치적 논쟁거리를 만드냐는 것“이라고 했다.
한 전 대표는 홍 전 시장이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와 문재인 전 대통령의 가족 수사를 엄호하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도 문제 삼았다. 홍 전 시장은 ”가족 전체를 도륙하는 건 검찰 수사 관례에 어긋나는 것“이라며 ”법에도 눈물이 있다“고 항변했다. 한 전 대표는 ”왜 홍 후보님은 그 눈물을 민주당 쪽 사람들한테만 흘리느냐“며 ”왜 민주당 앞에서 이재명과 같이 간다고 하느냐“고 물었다. 홍 전 시장은 ”이재명과 같이 안 가면, 윤 전 대통령과 한 전 대표가 나라 운영을 어떻게 했기에 나라가 이 꼴이 됐느냐“며 ”당의 존재를 인정하고 소통하고 설득했다면 이 꼴이 됐겠느냐“고 따져 물었다.
● 洪 ‘주막집 주모’ 발언에 품격 지적까지
홍 전 시장은 그간 한 전 대표를 두고 ”깐족댄다“라는 표현을 사용해왔다. 이날도 토론 초반부터 ”한 전 대표는 대통령 앞에서 깐족댄 적 없느냐“고 묻기도 했다. 한 전 대표는 ”깐족댄다는 말을 계속 쓰시던데 무슨 뜻이냐“며 ”일상생활에서 다른 사람들에게도 쓰시냐“고 물었다. 홍 전 시장이 사용한다고 말하자 한 전 대표는 ”그런 표현 쓰시면 안 된다“며 ”홍 후보가 페북에 폄하하며 쓴 막말들이 깐족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후 홍 전 시장이 ”깐죽 거리면서도 서로 토론하겠다“고 하자 한 전 대표는 ”후보님은 깐족거리시라. 저는 품격을 지키겠다“고 맞받았다.
한 전 대표는 홍 전 시장이 과거 여성 의원에게 ‘주막집 주모’ 발언 등을 해 600만 원 배상 판결을 받은 사실도 언급했다. 그는 “그게 보수의 품격을 떨어뜨리는 것”이라며 “저는 홍 후보님 보면서 정치 오래했다고 품격이 생기는 게 아니라고 생각하면서 ‘저러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홍 전 시장은 “참 많이 찾았다, 고생했다”며 “정책을 물어봐라, 정책 토론해야지. 정책을 물어라”며 “(한 전 대표가) 품격에 맡게 행동했으면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이를 갈았겠느냐. 겉으로 품격 있는 척하고 뒤로는 엉뚱한 짓하고 그러니까 지금 나라가 개판된 거 아니냐”고 소리쳤다.
● ‘북핵 정책’ ‘3년 개헌’ 등에선 엇갈린 답변
전술핵 재배치 문제를 두고는 입씨름을 벌였다. 한 전 대표는 “핵무장 하자는 것이 지론인 것으로 알고 있는 데 저는 반대한다”며 “지금 상황에서 직접 핵무장하려면 NPT(핵확산금지조약) 탈퇴해야 하고 우리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홍 전 시장은 “제가 말하는 건 핵무장이 아니고 핵균형”이라고 했다. 다만 홍 전 시장은 “핵을 어디에 두겠다는 건가” “전술핵을 영남에 배치할 건가 호남에 할 건가” 등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홍 전 시장은 “내가 남북 핵 문제를 20년 공부했다”며 “한 후보처럼 깐죽거리며 토론하는 사람하고는 더 얘기하기 어렵다. 방송 그만하고 싶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한 전 대표의 계속된 답변 요청에는 “내 책에 다 있다”고만 했다.
개헌 논의에 대해서도 입장이 엇갈렸다. 한 전 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이 개헌 논의에 참여할 수 있도록 실질적 인센티브를 주려면 임기를 단축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우리가 집권해서 민주당에 3년 만에 내려올 테니 개헌에 응해달라고 요청하자는 건데 이상하다고 보느냐”고 물었다. 홍 전 시장은 이에 반대하며 “민주당에서는 90%가 집권했다고 보고 있는 데 이재명이 3년짜리 대통령을 하려고 하겠냐”며 “얄팍한 수로 국민을 속이려 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임기 초반에 정부에 개헌추진단을 만들어 국회와 합의하고 내년 6월 지방선거 때 국민투표를 같이 하고 발효 시점을 2030년으로 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 사형 집행에는 洪 ”6개월 내로“ 韓 ”장관 시절 심각하게 고민“
토론이 끝날 무렵에는 훈훈하게 마무리됐다. 사형 집행 문제를 두고 홍 전 시장과 한 전 대표가 공감대를 형성한 것. 홍 전 시장은 ”제가 대통령이 되면 6개월 내로 반드시 사형 집행을 하겠다“며 ”찬반 양론이 있지만 피해자와 가족을 생각해보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한 전 대표가 법무부 장관 시절 사형 시설을 점검했던 일화를 꺼냈다. 홍 전 시장은 ”제대로 된 직무집행을 하는가보다 했는데 하는 듯하다가 하지 않았다. 계속 안 할 것인가“라고 사형집행에 대한 뜻을 물었다. 한 전 대표는 ”장관으로 일할 당시 결정적 시점에 심각하게 고민하고 준비했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또 행정부처도 줄이고 미래전략부를 신설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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