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맥주가게 앞 주민들 긴 줄…동물원엔 개 100마리 전시도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2월 18일 17시 36분


올 초 방북한 러 블로거가 본 풍경

북한 평양 시내 상점에 진열된 맥주. 막심 골리셰프 VK 캡처
북한 평양 시내 상점에 진열된 맥주. 막심 골리셰프 VK 캡처
러시아 여행 블로거가 올해 초 북한을 방문했을 당시 촬영한 평양 시내 사진을 공개했다. 다만 그는 보위부 요원으로 보이는 관계자가 사진 촬영을 검열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러시아 여행 블로거 막심 골리셰프는 최근 러시아 소셜미디어 ‘프콘탁테’(VK)에 북한 여행기를 올렸다. 골리셰프는 올해 초 다른 여행객 8명과 함께 북한을 단체 여행했다. 그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평양까지 1976년산 투폴레프기(Tu-154)를 타고 이동했으며 귀국할 때는 1983년산 항공기를 이용했다고 밝혔다.

평양에 도착한 이후에는 안내원 두 명과 함께했다. 이들 중 한 명은 일반 안내원이지만 다른 한 명은 보위부 소속일 가능성이 높다고 골리셰프는 추측했다.

보위부 소속으로 보이는 안내원은 “북한 주민들이 사진 찍히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관광객들의 사진을 검열했다고 한다. 골리셰프는 출국 전에도 러시아의 북한 여행사 직원에게 “북한 노동자들이 일하는 모습을 찍으면 안 된다”는 주의를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북한 안내원들의 눈을 피하기 위해 버스에서 일부러 떨어져 앉기도 했다.

평양 시내 한 맥주 가게 앞에서 줄 서 있는 주민들. 막심 골리셰프 VK 캡처
평양 시내 한 맥주 가게 앞에서 줄 서 있는 주민들. 막심 골리셰프 VK 캡처
골리셰프의 북한 여행은 대부분 버스 안에서 창밖을 구경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골리셰프는 창밖으로 100여 명이 줄 서 있는 모습을 목격했다. 안내원은 주민들이 맥주를 사기 위해 맥주 가게 앞에서 기다리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골리셰프는 소련 시절 맥주 가판대를 떠올리며 당시엔 맥주 한 잔을 사기 위해 긴 줄이 늘어선 광경은 본 적 없다고 회상했다.

평양동물원에 개가 전시된 모습. 막심 골리셰프 VK 캡처
평양동물원에 개가 전시된 모습. 막심 골리셰프 VK 캡처
골리셰프 일행은 평양동물원도 찾았다. 이 동물원은 30가지 품종의 개 100여 마리를 전시했다. 골리셰프는 “개를 전시하는 것이 이해되지 않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북한은 코로나로 인한 국경 폐쇄 조치 후 약 4년 만인 지난해 2월부터 러시아 관광객에 한해 관광을 재개했다. 러시아 연방통계청이 이달 4일 발표한 ‘러시아인의 외국 방문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을 관광 목적으로 방문한 러시아인은 881명으로 집계됐다.

#북한 관광#러시아#평양#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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