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규 “‘악역 맡아달라’ 하곤 불출마 요구”…배현진 “그런 적 없다” 통화 녹취 공개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5월 8일 18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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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과 배현진 조직부총장이 2023년 6월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3.6.15/뉴스1

‘찐윤’(진짜 친윤석열) 국민의힘 이철규 의원의 원내대표 불출마 문제를 둘러싸고 8일 친윤 의원 간 공개 설전이 벌어졌다. 이 의원은 “불출마를 요구한 사람 중에 오히려 ‘해야 된다’, ‘악역을 맡아 달라’고 요구한 사람이 있었다”고 하자 배 의원은 “단언컨대 이 의원에게 전화든 대면이든 원내대표를 권유한 사실이 단 한 번도 없다”며 이 의원과의 통화 녹음 내용까지 공개했다. 배 의원은 지난달 30일 이 의원에게 불출마를 요구했었다.

이 의원은 이날 “몇몇 분이 출마를 요구했지만 한결같이 ‘아니다’라고 이야기했다”며 “그런데도 밖에 나가서 엉뚱한 사람이 이야기하듯이 말할 때 당혹스럽기 그지없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구체적으로 이름을 이야기 안 하겠다”고 했지만 일각에선 배 의원을 저격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이에 배 의원은 “‘아니요’라고 명확히 답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이냐. 출마를 반대한 모두에게 난사의 복수전을 꿈꾼 건가”라고 공개 비판했다. 이어 “코너에 몰리면 1만 가지 말을 늘어놓으며 거짓을 사실로 만들고 주변 동료들을 초토화시키는 나쁜 버릇 이제라도 꼭 고치셨으면 좋겠다. 좀, 선배 의원답게, 어렵나”라고 했다. “이철규 의원, 이분 참 힘드네요”라고도 했다.

배 의원이 공개한 43초 분량의 녹음 파일에서 이 의원은 “나는 그거(원내대표) 하고 싶어 가지고 하는 건 싫다. 누군가가 총대를 메라고 하면 하지만”이라고 말했고, 배 의원은 “저는 이번에 안 나오시는 게 맞다고 본다”고 만류했다. 이 의원은 통화를 끊으며 “그러면 내가 안 하는 걸로 하겠다”고 했다. 이 의원은 동아일보에 “배 의원은 난독증 아니냐”며 “배 의원과의 통화에서도 불출마를 밝혔다”고 말했다. 여당 관계자는 “동료 의원 간 통화 녹음까지 공개하며 상호비방전에 나선 것은 드문 일”이라며 “총선 패배 책임론을 두고 친윤계도 분열하는 것”이라고 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이철규#배현진#국민의힘#원내대표#불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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