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은 세상을 변화시키는 아름다움의 실천”[김선미의 시크릿가든]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1월 21일 03시 34분


아모레퍼시픽그룹 조경 서적 발간
서울 본사-연구단지-제주 차밭 등
그동안 구축해온 공간 문화 집대성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 본사 5층 공중정원. ⓒ임한솔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 본사 5층 공중정원. ⓒ임한솔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새해를 맞아 ‘아모레퍼시픽의 조경’이라는 책을 펴냈다. 아모레퍼시픽 서울 용산 신사옥 개관을 기념해 2018년 ‘아모레퍼시픽의 건축’을 펴낸 지 6년 만이다. 서울 본사 사옥뿐 아니라 종로구 북촌 매장, 경기 용인 연구단지와 오산 원료식물원, 제주 차밭과 복합문화공간 등 아모레퍼시픽이 구축해 온 공간의 조경 문화를 집대성했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앞줄 오른쪽)이  정영선 조경가와 함께 경기 오산 아모레퍼시픽 원료식물원을 둘러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제공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앞줄 오른쪽)이 정영선 조경가와 함께 경기 오산 아모레퍼시픽 원료식물원을 둘러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제공

아모레퍼시픽은 이 책의 집필을 배정한 서울대 조경학과 교수에게 의뢰했다. 배 교수는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이 회사 조경을 맡아온 국내 대표 조경가 정영선 조경설계 서안 대표 등을 인터뷰하고 비평적 시선을 투영해 공간들을 소개했다.

‘아모레퍼시픽의 조경’ 책.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미술관에서 판매한다. 아모레퍼시픽 제공
‘아모레퍼시픽의 조경’ 책.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미술관에서 판매한다. 아모레퍼시픽 제공

● “위로와 희망의 공간을 만드는 게 조경”

서울 용산 아모레퍼시픽 본사 정원에 앉은 서경배 회장. 아모레퍼시픽 제공
서울 용산 아모레퍼시픽 본사 정원에 앉은 서경배 회장. 아모레퍼시픽 제공

서 회장은 “좋은 공간이 도시와 사람을 바꾼다”는 신념을 여러 조경 프로젝트를 통해 실천해 왔다. 첫 시도는 1995년 지은 용인 기술연구원 캠퍼스를 재편하는 일이었다. 2010년대 초반, 3년여 걸린 이 작업을 통해 그는 “공간의 완성은 조경이라는 걸 깨달았다”고 했다. 이후 창덕궁 후원과 전남 완도군 보길도 세연정 등을 다니며 조경에 대한 관점을 형성했다.

경기 용인 아모레퍼시픽 R&I 센터 ⓒ양해남
경기 용인 아모레퍼시픽 R&I 센터 ⓒ양해남

그는 말했다. “나는 의도적인 형태가 중심이 되는 공간보다는 나무가 많고 사람들이 앉아서 휴식하며 기쁨을 찾고 아이와 평온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장소를 좋아한다. 내가 가야 할 길이 어디인지 생각해 보고, 상처 입은 마음이 위로를 받고, 그러다 또 희망이 생기는 그런 공간을 만드는 게 조경이라고 생각한다.”

서울 북촌 설화수의 집 ⓒ김인철
서울 북촌 설화수의 집 ⓒ김인철

그는 “아무리 다녀 봐도 마음에 드는 정원이 없었는데 2000년대 초반 정영선 선생 작품에서만큼은 조경다운 조경을 경험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가 비전과 콘셉트 같은 큰 틀을 제시하면 정 조경가가 땅의 원형을 회복하면서 공간을 만들어 왔다.

서 회장은 말했다. “누군가 우리나라 정원이 어떻게 진화해야 하는지 묻는다면 네 가지 조건으로 답하고 싶다. 한국에서 잘 자라는 식물, 한국인 심성에 맞는 공간과 형태, 손이 너무 많이 가지 않는 재료와 요소, 보는 사람이 편안한 경관이다.”

경기 오산 아모레퍼시픽 원료식물원 전시 갤러리 ⓒ양해남
경기 오산 아모레퍼시픽 원료식물원 전시 갤러리 ⓒ양해남

● 더불어 사는 조경의 사회적 기능

책에는 아모레퍼시픽 조경에 대한 다양한 일화가 소개돼 있다. 서 회장 부친인 서성환 선대회장(1924~2003)은 돌밭을 개간해 제주를 대표하는 서광다원을 조성했다. 그가 생의 마지막 무렵, 파인애플 경작 역사를 전하는 미국 하와이 돌(Dole)사 파인애플 박물관을 방문해 구상한 녹차 박물관이 2001년 서광다원 안에 연 ‘오설록 티뮤지엄’이다. 정 조경가는 이곳에 제주 곶자왈 풍경을 구현했다.

제주 오설록 티뮤지엄과 서광차밭 일대. 아모레퍼시픽 제공
제주 오설록 티뮤지엄과 서광차밭 일대. 아모레퍼시픽 제공

조경의 사회적 기능도 엿볼 수 있다. 용산 본사 사옥은 공개공지(公開空地)와 가로 공원이 만나는 곳에 백합나무 100여 그루를 심어 보행자와 지역민이 편안히 쉴 수 있는 녹지를 제공한다. 아모레퍼시픽은 아모레뷰티파크가 있는 오산에서 오산천 생태환경 개선 작업을 펼쳐 왔다. 책에는 이 회사 각 공간에서 만날 수 있는 식물도 상세하게 소개했다.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 본사 앞 유선형 벤치. ⓒ양해남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 본사 앞 유선형 벤치. ⓒ양해남

한국조경학회 회장인 배정한 교수는 “‘아모레퍼시픽의 조경’은 기업이 조경이라는 문화적 실천을 해온 기록”이라며 “조경이 지향해야 할 미학적 태도와 사회적 책임을 다시 묻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조경#서울 용산 신사옥#정영선#서경배#오설록 티뮤지엄#곶자왈#공개공지#오산천 생태환경#한국조경학회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트렌드뉴스

트렌드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