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그룹 조경 서적 발간
서울 본사-연구단지-제주 차밭 등
그동안 구축해온 공간 문화 집대성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 본사 5층 공중정원. ⓒ임한솔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새해를 맞아 ‘아모레퍼시픽의 조경’이라는 책을 펴냈다. 아모레퍼시픽 서울 용산 신사옥 개관을 기념해 2018년 ‘아모레퍼시픽의 건축’을 펴낸 지 6년 만이다. 서울 본사 사옥뿐 아니라 종로구 북촌 매장, 경기 용인 연구단지와 오산 원료식물원, 제주 차밭과 복합문화공간 등 아모레퍼시픽이 구축해 온 공간의 조경 문화를 집대성했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앞줄 오른쪽)이 정영선 조경가와 함께 경기 오산 아모레퍼시픽 원료식물원을 둘러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제공 아모레퍼시픽은 이 책의 집필을 배정한 서울대 조경학과 교수에게 의뢰했다. 배 교수는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이 회사 조경을 맡아온 국내 대표 조경가 정영선 조경설계 서안 대표 등을 인터뷰하고 비평적 시선을 투영해 공간들을 소개했다.
‘아모레퍼시픽의 조경’ 책.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미술관에서 판매한다. 아모레퍼시픽 제공 ● “위로와 희망의 공간을 만드는 게 조경”
서울 용산 아모레퍼시픽 본사 정원에 앉은 서경배 회장. 아모레퍼시픽 제공 서 회장은 “좋은 공간이 도시와 사람을 바꾼다”는 신념을 여러 조경 프로젝트를 통해 실천해 왔다. 첫 시도는 1995년 지은 용인 기술연구원 캠퍼스를 재편하는 일이었다. 2010년대 초반, 3년여 걸린 이 작업을 통해 그는 “공간의 완성은 조경이라는 걸 깨달았다”고 했다. 이후 창덕궁 후원과 전남 완도군 보길도 세연정 등을 다니며 조경에 대한 관점을 형성했다.
경기 용인 아모레퍼시픽 R&I 센터 ⓒ양해남 그는 말했다. “나는 의도적인 형태가 중심이 되는 공간보다는 나무가 많고 사람들이 앉아서 휴식하며 기쁨을 찾고 아이와 평온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장소를 좋아한다. 내가 가야 할 길이 어디인지 생각해 보고, 상처 입은 마음이 위로를 받고, 그러다 또 희망이 생기는 그런 공간을 만드는 게 조경이라고 생각한다.”
서울 북촌 설화수의 집 ⓒ김인철 그는 “아무리 다녀 봐도 마음에 드는 정원이 없었는데 2000년대 초반 정영선 선생 작품에서만큼은 조경다운 조경을 경험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가 비전과 콘셉트 같은 큰 틀을 제시하면 정 조경가가 땅의 원형을 회복하면서 공간을 만들어 왔다.
서 회장은 말했다. “누군가 우리나라 정원이 어떻게 진화해야 하는지 묻는다면 네 가지 조건으로 답하고 싶다. 한국에서 잘 자라는 식물, 한국인 심성에 맞는 공간과 형태, 손이 너무 많이 가지 않는 재료와 요소, 보는 사람이 편안한 경관이다.”
경기 오산 아모레퍼시픽 원료식물원 전시 갤러리 ⓒ양해남 ● 더불어 사는 조경의 사회적 기능
책에는 아모레퍼시픽 조경에 대한 다양한 일화가 소개돼 있다. 서 회장 부친인 서성환 선대회장(1924~2003)은 돌밭을 개간해 제주를 대표하는 서광다원을 조성했다. 그가 생의 마지막 무렵, 파인애플 경작 역사를 전하는 미국 하와이 돌(Dole)사 파인애플 박물관을 방문해 구상한 녹차 박물관이 2001년 서광다원 안에 연 ‘오설록 티뮤지엄’이다. 정 조경가는 이곳에 제주 곶자왈 풍경을 구현했다.
제주 오설록 티뮤지엄과 서광차밭 일대. 아모레퍼시픽 제공 조경의 사회적 기능도 엿볼 수 있다. 용산 본사 사옥은 공개공지(公開空地)와 가로 공원이 만나는 곳에 백합나무 100여 그루를 심어 보행자와 지역민이 편안히 쉴 수 있는 녹지를 제공한다. 아모레퍼시픽은 아모레뷰티파크가 있는 오산에서 오산천 생태환경 개선 작업을 펼쳐 왔다. 책에는 이 회사 각 공간에서 만날 수 있는 식물도 상세하게 소개했다.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 본사 앞 유선형 벤치. ⓒ양해남 한국조경학회 회장인 배정한 교수는 “‘아모레퍼시픽의 조경’은 기업이 조경이라는 문화적 실천을 해온 기록”이라며 “조경이 지향해야 할 미학적 태도와 사회적 책임을 다시 묻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