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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청이 정원문화와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2020년부터 매년 지방자치단체를 선정해 진행하는 대한민국 정원산업박람회가 올해는 경남 진주시에서 열린다. 6월 13일부터 22일까지 진주시 초전공원에서 열리는 ‘2025 대한민국 정원산업박람회’다. 박람회의 주제는 ‘정원과 함께하는 삶: 생활 속 실용정원’이다. 4일 진주시청에서 만난 조규일 진주시장(사진)은 이번 대한민국 정원산업박람회 개최의 의미에 대해 “2010년 전국체전 개최 이후 15년 만에 진주시에서 국가 주관 행사를 열게 됐다”며 “누구나 옥상과 주말농장 등 생활 속에서 쉽게 정원을 가꿀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고 지역 내 잠재된 정원산업의 역량을 끌어내겠다”고 말했다. 왜 ‘정원과 함께하는 삶: 생활 속 실용정원’일까. 조 시장은 “정원 만들기는 대개 생활 주변의 텃밭 가꾸기로부터 비롯되는데 요즘은 옛날과 달리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실정”이라며 “아파트 거실과 베란다와 같은 실내정원을 가꾸고 주민들이 공동체 일원으로 마을 정원을 함께 만드는 것이 현실적인 ‘정원 속의 삶’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박람회는 진주시 초전공원에서 열린다. 과거 17년 동안 쓰레기 야적장으로 사용되다가 2010년 전국체전이 열린 후 생태공원으로 탈바꿈한 장소다. 조 시장은 “교통 접근성과 주차 여건이 우수하고 진주시 농산물도매시장에 인접해 정원과 농업의 만남이 가능하다”며 “박람회 이후에는 행정복합 신도시의 정원문화 타운이 되는 계기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진주시는 2023년과 2024년 복합산림복지시설인 ‘월아산 숲속의 진주’에서 월아산 정원박람회를 열었다. 1995년 대형 산불로 황폐해졌던 진주 월아산은 진주시와 지역민의 노력으로 푸른 숲을 되찾았다. 늘어나는 산림복지 수요에 발맞춰 2018년 월아산에 ‘목재문화체험장’을 운영한 것을 시작으로 2021년 ‘숲속 어린이 도서관’, 2022년에는 자연휴양림과 산림레포츠 시설을 확충했다. 특히 시설 확충 과정에서 나온 월아산 돌들을 시민들과 쌓아 만든 산석정원이 독자적 풍광을 이뤘다. 시설 개장 6년 만에 누적 방문객 100만 명을 돌파했으며 지난해에는 35만 명이 다녀갔다. 조 시장은 “사람도 살다 보면 쓰러질 때도 일어설 때도 있듯 월아산이 화재의 잿더미에서 다시 태어나 생명의 소중함을 전한다”며 “이번 박람회가 열리는 6월에 월아산의 수국이 특히 아름다울 것”이라고 했다. 조 시장은 “진주는 역사와 문화가 어우러진 도시여서 그 가치를 재조명하고 활용해 미래 세대에 자긍심을 심어주는 게 우리 모두의 몫”이라며 “이번 박람회가 삶 속에서 정원의 의미를 고찰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진주=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우승민 정원사진가 인터뷰첫눈은 늘 설렘이다. 지난해 첫눈은 예상치 못한 폭설로 놀라움까지 더했다. 다들 스마트폰을 꺼내 들고 첫눈의 추억을 남기던 이날, 집에서 차로 15분 떨어진 경기 포천의 국립수목원으로 카메라를 들고 나선 남자가 있었다. 우승민 정원사진가(38)다. “집(경기 양주) 가까이에 아름다운 국립수목원이 있다는 건 엄청난 축복이에요. 틈만 나면 카메라를 들고 아이들과 국립수목원에 가서 놀기 때문에, 첫눈 내리던 날도 거의 반사적으로 향했죠.”그는 흰 눈을 포근하게 입은 나무들이 국립수목원 육림호에 거울처럼 비친 풍경을 사진에 담았다. 순백의 풍경 사진을 보고 있으면 정신이 깨어나고 마음이 깨끗해진다. 해외에서도 그렇게 보였을까. 이 사진은 지난해 12월 영국 PGPA(Professional Garden Photographer Association·전문정원사진가협회)의 ‘이달의 사진’ 세 편 중 한 편으로 선정돼 한 달 내내 협회 홈페이지 첫 화면에 노출됐다. 이뿐이던가. 지난해 8월에는 울산 태화강국가정원, 10월 충남 태안 천리포수목원, 11월 경기 가평 더스테이힐링파크 등 그가 찍은 사진들이 PGPA ‘이달의 사진’으로 한 해에 무려 네 차례 선정됐다. 정원에 관심 있는 세계인들이 그렇게 K-가든의 아름다움을 사진으로 접했다.우 사진가는 2020년 한국인 최초로 PGPA 정회원이 됐다. 앞서 아시아 정원사진가로는 처음으로 영국왕립원예협회 국제사진 공모전(RHS Photographic Competiton)에서 상을 받자 평소 알고 지내던 PGPA 정회원 중 한 명이 추천서를 써주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우 사진가는 2020년 경북 봉화 국립백두대간수목원 거울 연못을 찍은 ‘몽환의 아침’으로 RHS 공모전에서 상을 받은 데 이어 2021년 경기 양평 두메향기, 2022년 국립세종수목원 희귀특산식물전시온실을 찍은 사진으로 연거푸 RHS 정원 사진 부문 상을 받았다. 3년 연속 수상은 세계 최초였다. 국내 식물원 수목원 업계에서 ‘우승민’이라는 이름은 ‘프로’로 통한다. 그의 정원 사진에는 계절이 있고, 기다림이 있다. 2019년 10월 30일 오전 7시쯤 촬영한 ‘몽환의 아침’ 사진은 물안개 핀 거울 연못에 비친 태양과 아침 이슬을 머금은 정원 식물이 그야말로 꿈결처럼 어우러진다. 2022년 그의 RHS 수상작인 국립세종수목원 희귀특산식물전시온실 사진은 보고 또 봐도 마음에 여운이 남는다. 햇살이 온실에 비쳐들어 홍가시나무와 새우난초를 비추던 황홀한 순간을 우 사진가는 기다리고 포착했을 것이다. 업계에서는 “우승민 사진가가 찍으면 어느 정원이든 다 예쁘다”는 말도 있을 정도다. 그는 어떻게 정원사진가가 되었나. 그를 만나 얘기를 들어보았다. ―사진을 전공했나.“가천대(옛 경원대) 조경학과를 졸업했다. 고등학교 때까지 그림을 그려서인지 대학 수업에서 지방 답사를 다닐 때 아름다운 풍광에 끌렸다. 그림 대신 사진을 찍으면서 취미가 됐다. 크고 작은 사진 공모전에 도전해 150여 차례 상을 받았고 2014년 제1회 아름다운 조경·정원 사진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았다.”―당시 대상을 받은 사진은.“벚꽃 핀 봄날 경기 양평 두물머리에서 한 부부가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 모습을 찍은 ‘봄을 타다’라는 제목의 사진이었다. 아내와 연애할 때 걷던 길을 함께 산책하다가 찍었다. 당시 처음으로 야외에서 열린 조경문화박람회에서 수상하고 사진전까지 열려 조경과 사진을 둘 다 잡은 것 같아 뿌듯했다.”―대학 졸업 후 바로 정원사진가가 된 건가.“아니다. 처음에는 조경 설계사무소에서 일했다. 그런데 매일 사무실에서 밤샘 작업하며 도면에 매달리는 삶에 지쳐갔다. 조경이 자연을 오히려 훼손하는 게 아닌지 회의감마저 들었다. 1년 만에 퇴사해 국내 소셜커머스 회사에 입사해 맛집과 제품을 촬영하는 일을 하며 고객이 끌릴만한 사진을 고민하게 됐다. 이후 한 테마파크 기획홍보부에 들어가 자연을 렌즈에 담으면서 꽃이 시들어도 열매로 아름다울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지금은 프리랜서 아닌가.“맞다. 사정이 생겨 테마파크 일을 관둔 뒤 평소 즐겨 찾던 강원 춘천 제이드가든에 정원 사진이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먼저 했다. 당시 홍보 사진이 필요하던 제이드 가든 측의 니즈와 부합해 2018년 연간 계약을 맺고 본격적으로 정원 사진을 찍게 됐다. 제이드가든은 주로 유럽풍 건물 위주로 소개돼왔는데 막상 가보니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원초적인 자연의 공간이 신비로웠다. 계절의 변화를 담기에 훌륭한 장소였다.”―정원사진가와 계약하다니 제이드가든이 선구적이었던 것 같다.“그렇다. 당시 좀 더 큰 스케일의 조경 사진가는 활동하고 있었지만, 정원 사진도, 정원사진가도 개념이 희박하던 때였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사진이 홍보되면서 다른 국내 정원들도 촬영하게 됐다.”당시 제이드가든에서 일했던 한 직원은 이렇게 전한다. “우승민 사진가보다 사진을 더 잘 찍는 사람은 많을 수 있다. 그런데 우 사진가는 본인이 조경을 전공해서인지 정원을 만든 사람이 고생한 부분, 부각하고 싶은 부분을 본능적으로 알아채고 그것을 렌즈에 담는다. 그게 그의 차별화된 경쟁력이다.”―2020년 첫 RHS 공모전 수상작인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사진은 어떻게 찍게 됐나.“백두대간은 워낙 산세와 기운이 좋아 그 자체가 훌륭한 정원이라고 생각한다. 운이 좋았다. 백두대간수목원에 상주하는 분들도 보기 어렵다는 연못의 물안개를 만나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자연이 준 선물이었다.”―최근 SNS에 올린 담양 소쇄원의 설경이 아름다웠다.“한국의 원림에 가면 자연을 즐길 줄 알던 선조들의 지혜가 저절로 느껴진다. 담양 소쇄원과 인근 명옥헌 원림은 어느 계절이나 아름다운데 마침 방문한 날 눈이 내렸다.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의 촬영지였던 안동 만휴정도 가보시라고 권하고 싶다.”―우리 국민에게 정원 여행지로 소개하고 싶은 장소가 많을 것 같다.“전남 담양의 죽녹원과 여러 별서들, 광주호 호수생태원, 서울숲의 오소정원, 국립수목원의 ‘식물 진화 속을 걷는 정원’, 국립세종수목원의 사계절전시온실,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의 암석원과 만병초원, 화담숲의 자작나무숲, 천리포수목원 겨울정원, 가평 더스테이힐링파크의 와일드가든, 서울식물원 온실을 특히 추천하고 싶다.”―앞으로의 포부는.“정원 문화가 발달한 영국은 식재 위주로 정원을 즐기는 것 같아 그동안 그런 사진을 출품해 상을 받았다. 꾸준히 마음 비뚤어지지 않고 정원 사진을 쭉 찍어 한국의 전통 정원도 세계에 알릴 수 있도록 하겠다.”꾸준히, 마음 비뚤어지지 않고, 쭉~. 설날을 코앞에 두고 영혼이 맑아지는 삶의 태도를 선물 받은 기분이었다. 그가 찍은 사진들을 가만히 본다. 아침 이슬을 머금은 식물, 해질녘 부드러워진 햇살…. 정원에 자주 가야 만날 수 있는, 마음의 렌즈가 깨끗해야 감사하게 마주할 수 있는 풍경일 것이다. 정원 사진에서 길을 찾고 삶의 지도를 그려나가는 한 남자를 떠올리며 이 겨울의 정원들을 찾아나서련다.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다가오는 설 명절을 앞두고 호텔업계는 각기 차별화된 설 선물 세트를 마련했다. 상품 기획 전문성과 지역 특색을 살려 고객 취향 맞춤형 선물 세트를 내놓으며 설 선물 시장에서 새로운 트렌드를 선보이고 있다.》>> 포시즌스 호텔 서울포시즌스 호텔 서울은 한우, 과일, 꿀, 호텔 바우처 등 다양한 구성의 ‘설 선물 세트’를 내놓았다. 구이로 즐기기 좋은 부위를 선별한 1++ 등급 한우로 구성된 ‘한우구이 미향 세트’와 ‘경북 안동한우 세트’, 명절 상차림을 위한 다양한 부위의 한우를 모은 ‘한우 특선 세트’도 판매한다. 자연산 송이와 산삼 배양근을 강원도 양양에서 채취한 꿀에 재워 은은한 향이 매력적인 ‘건강 꿀 세트’, 이 호텔의 향기를 담은 ‘포시즌스 호텔 서울 시그니처 향 세트’도 있다. 호텔 객실과 레스토랑 바, 스파에서 이용 가능한 ‘호텔 상품권’ 도 있다.>> 조선 팰리스조선 팰리스의 조선델리 더 부티크는 다채로운 구성의 햄퍼 세트를 30일까지 선보인다. 장수와 희망을 상징하는 국화를 모티브로 한 ‘국화 손과자 3입 세트’는 피칸, 헤이즐넛, 아몬드 맛 총 3가지로 전통미와 현대적 감각이 어우러진 국화 문양 디자인이 특징이다. 갈레드 부르통, 비스코티 등 프리미엄 구움과자 선물세트도 있다. 특히 선물의 품격을 높일 수 있도록 시그니처 서비스로 전통 보자기 패키징 ‘담음’을 새롭게 선보인다. 패키징 건당 2만 원으로 구매 이틀 전 예약하면 가능하다.>> 워커힐 호텔앤리조트워커힐 호텔앤리조트는 전문 큐레이터가 다양한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해 기획한 맞춤형 상품을 준비했다. ‘프리미엄 미트’, ‘고메’, ‘셰프스 테이블 앳 홈’, ‘스위트 홈’, ‘셀렉션’ 등 5가지 카테고리다. ‘프리미엄 미트’는 푸드테크 기업 ‘설로인’과 협업해 인공지능(AI) 기술로 육류의 품질과 지방 분포를 과학적으로 분석한 ‘워커힐X설로인 한우 셀렉션 세트’를 선보인다. ‘고메’는 워커힐 수펙스 김치, 지리산 흑돼지와 친환경 양식 새우로 만든 워커힐 고메 시그니처 만두 세트 등이 있다. 정기 배송 서비스로 만나볼 수 있는 워커힐 수펙스김치는 이번 설 한정으로 3개월, 6개월, 12개월 단위의 정기 배송권 선물이 가능하다.>> 페어몬트 서울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서울 호텔이 1억 원대 설 맞이 스페셜 햄퍼를 내놓았다. 병당 1000만 원을 호가하는 프랑스 ‘샤토 페트뤼스’ 와인 5병(2007∼2011년 빈티지)과 연회비 1100만 원의 VIP프리빌리지 멤버십 블랙 1인권을 담았다. 그 외 10만 원∼200만 원 대 햄퍼는 한우, 젓갈, 양갱, 전통주 등 국내 지역 특산물로 구성했다.>> 반얀트리 클럽앤스파반얀트리클럽앤스파는 설 명절 전후 피로를 풀 수 있는 스파 바우처 선물을 준비했다. 60분과 90분 바디 마사지 바우처 중 선택 가능하다. 홈스파 에센셜 키트도 마련했다. 이밖에 친환경 전복장 세트, 프리미엄 양갱 세트, 청도 반건시 세트, 전통 한우 육포 세트, 몽상클레르의 햄퍼 등이 있다. 24일까지 구매 가능하다.>> 이랜드파크 켄싱턴호텔앤리조트이랜드파크의 켄싱턴호텔앤리조트는 산지직송 특산품부터 호텔 PB상품까지 폭 넓힌 설 선물 세트를 21일까지 선보인다. 한우 및 정육 , 프리미엄 과일 등을 비롯해 각 지역 특산품 인 제주 만감류 세트, 지리산 벌꿀 세트, 강원도 오일 세트 등이 있다. 지난해 출시 이후 고객들에게 인기있는 호텔 PB상품인 켄싱턴 시그니처 베어 키링 3종, 켄싱턴 시그니처 베어 곰인형 2종, 센트 오브 켄싱턴 리드 디퓨저도 있다. >> 글래드 호텔앤리조트글래드 호텔은 21일까지 설 선물세트를 판매한다. 배송은 23일까지다. 글래드 호텔 레스토랑 식사권(글래드 여의도 그리츠, 메종 글래드 제주 삼다정), 글래드 굿즈 세트(꿀잠 세트, 타올 세트, 향기 세트) 등 호텔 전용 상품을 비롯해 최상급 명품 한우부터 LA 갈비 세트 등 육류 세트, 제주 청정 수산물 세트, 주류 상품 등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해 준비했다. >> 해비치 호텔앤드리조트 제주해비치 호텔앤드리조트는 해비치만의 시그니처 향을 담은 ‘해비치 배스 어메니티’를 준비했다. 이탈리아 피렌체의 유명 향수 브랜드 ‘아쿠아플로’의 수석 조향사를 지낸 실레노 켈로니가 제주를 방문해 영감을 얻은 해비치만의 시그니처 향을 개발해 만든 제품이다. 500mL용량의 샴푸, 컨디셔너, 보디워시, 보디로션으로 구성된 세트 상품과 50mL 바디로션 4개와 비누가 포함된 트래블 키트가 있다. 해비치만의 특별한 풍미가 담긴 맥주와 커피도 마련됐다. 제주산 감귤 농축액과 오렌지 껍질 등 향신료를 더한 ‘해비치 위트비어’, 세계 정상급 스페셜티 커피 원두를 자체 블렌딩해 만든 ‘해비치 빈’ 등이다.>> JW 메리어트 제주JW 메리어트 제주는 제주를 가득 담은 프리미엄 설 선물 세트를 선보인다. 제주 지역 다원 및 로스터리와 협업한 ‘JW메리어트 시그니처 세트’는 섬세한 블렌딩을 느낄 수 있다. ‘제주 은갈치 세트(3마리-6미, 마리당 650g)’는 주낙으로 건져 올린 귀한 은갈치로, 고소하고 담백한 육질이 일품이다. ‘제주 고등어 세트’는 자반 고등어 7팩, 손질 고등어 15팩으로 개별 포장되어 있어 다양한 요리에 활용할 수 있다. ‘제주 한라봉 세트’는 당도 높은 한라봉을 엄선했다. 프리미엄 설 선물 세트는 모두 6층 숍에서 현장 구매 및 배송 주문 가능하다. 리테일 숍 내 판매는 30일까지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설 연휴 여행을 떠난다면 어디가 좋을까. 대한민국 제2의 도시 부산은 바다와 도시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여행지다. 2023년 문을 연 비교적 ‘신상’인 부산의 두 호텔을 소개한다. 동쪽의 ‘빌라쥬 드 아난티’, 서쪽의 ‘윈덤 그랜드 부산’이다.》●빌라쥬 드 아난티‘아난티’는 한국의 순수 토종 로컬 호텔·리조트브랜드다. 2006년 경남 ‘아난티 남해’를 시작으로 경기 가평 ‘아난티 코드’(2016), 부산 ‘아난티 코브’(2017), 서울 ‘아난티 앳 강남’ (2022), 제주 ‘아난티 클럽 제주’ (2023) 등에서 문화가 있는 휴양의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소개해 왔다.2023년 7월 부산 기장군 오시리아 관광단지 내에 문을 연 ‘빌라쥬 드 아난티’는 기존의 ‘아난티 코브’보다 두 배 더 넓은 대지면적(16만㎡)에 지어졌다. 탁 트인 바다와 숲으로 둘러싸인 공간을 만들기 위해 흙 200만t을 쌓아 건물 10층 높이로 대지를 올렸다. 단독빌라와 펜트하우스, ‘아난티 앳 부산 빌라쥬 호텔’ 등 392개의 객실을 비롯해 복합문화공간, 5개의 수영장, 11개의 야외 광장을 갖췄다. 지금껏 아난티의 건축 설계를 맡아온 민성진 건축가(SKM 건축사무소)가 빌라쥬 드 아난티도 설계했다. 조경은 에이치이에이(HEA)가 맡았다.빌라쥬 드 아난티 중심에 있는 복합문화공간의 이름은 ‘엘.피.크리스탈’이다. 아난티의 시그니처 라이프스타일 숍인 ‘이터널 저니’를 비롯해 큐레이션 안목이 돋보이는 편집 브랜드숍들, 갤러리, 레스토랑, 아트북 전문 서점 등이 자리 잡고 있다. 북유럽 라이프스타일 매장 ‘HAY’, 스트리트 패션을 선보이는 ‘카시나’ 숍도 있다. 투숙객이 아니어도 누구든 방문할 수 있다.호텔 무료 셔틀버스가 ‘빌라쥬 드 아난티’와 ‘아난티 코브’를 잇는다. 아난티 코브 로비에는 로맨틱한 웨딩드레스 숍도 있다. 로비 소파에 몸을 묻고 바다를 바라보는 것만으로 가슴이 뻥 뚫린다. 겨울 햇살이 내리쬐는 해안로를 따라 걷는 것도 축복이다. 인근 해동용궁사에서 새해 일출을 감상하는 것도 특별한 경험이다.●윈덤 그랜드 부산세계 95개국에 9200여 개의 호텔을 운영하는 글로벌 호텔 그룹 미국 ‘윈덤 그랜드’가 부산 서구 등대로에 2023년 9월 문을 열었다. 부산 서부권 첫 5성급 호텔로, 부산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떠올랐다. 24개 스위트룸을 포함한 271개 전 객실, 피트니스와 사우나가 모두 바다 전망이다. 바다 위에 떠서 해돋이를 바라보는 느낌의 일출 명소다. 부산 영도구와 서구를 잇는 남항대교를 내려다보기 때문에 야경도 예쁘다.KTX 부산역까지 차량으로 15분, 김해 국제공항까지 30분 거리여서 여행객과 출장객 모두에게 편리한 입지다. 호텔에서 차량 1분 거리에 있는 남항대교와 천마터널을 통해 부산의 동쪽과 서쪽을 연결하는 관문 역할도 한다.윈덤 그랜드 부산이 위치한 송도는 우리나라 최초 공설 해수욕장인 송도 해수욕장, 자갈치 시장 등과 인접해 있다. MZ세대에게 떠오르는 관광지인 영도 흰여울문화마을도 남항대교만 건너면 된다. 호텔에서 3분만 걸어가면 송도해상케이블카도 탈 수 있다. 총길이 365m의 송도구름다리는 한 바퀴 도는 데 15분 정도 걸리기 때문에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다.이 호텔은 2025년 을사년 새해를 맞아 1월 말까지 뱀띠 고객을 위한 식음 프로모션도 진행한다. 4층 뷔페 레스토랑 ‘더 브릿지’에서는 뱀띠 고객 1인을 포함 4인 이상 방문 시 한 명당 20% 할인 혜택을 제공(주말, 공휴일은 불가)한다. 27층 레스토랑 ‘온 더 클라우드’에서는 뱀띠 고객 1인을 포함한 3인 이상 주문 시 단품 메뉴 1개를 무료로 제공한다.부산=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부산시 영도구 봉래동 ‘모모스 로스터리&커피바’에 들어서면 유리 통창을 통해 물양장(소형 선박이 접안하는 부두)이 보인다. 녹슨 선박이 정박된 오래된 항구의 풍경이 마치 한 폭의 그림 액자 같다. 이곳은 과거 피난민촌이었던 영도 바닷가 선박 부품 창고였다. 옛 창고를 개조해 만든 카페 내부에는 유명 산업디자이너 재스퍼 모리슨이 디자인한 새하얀 스위스 ‘비트라’ 의자들이 놓여 있다. 인구 감소가 심각한 부산에 이 카페가 2021년 문을 열어 인적 드물던 영도로 청년을 끌어모으자 부산시는 이듬해 이 지역을 ‘커피 특화 거리’로 지정했다.미간에 긴장이 느껴지지 않는 편안한 시선으로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을 보면서 생각한다. 우리는 왜 커피를 마시는가. 평소 일상에 쫓겨 입속에 약을 털어 넣듯 카페인을 그저 쏟아부었던 건 아닌지. 커피의 맛과 향기와 온도를 섬세하게 음미하며 감각을 깨워보려 했는지. 이제야 커피나무들이 자라고 있을 아프리카 어느 농장의 모습을 상상해본다. 커피야말로 감각과 상상과 여행의 세계임을 이곳이 새삼 일깨운다.이 카페에서는 많은 것이 그냥 보인다. 매장 가운데 기다란 바(bar) 형태 조리대에서는 밝고 건강한 표정의 청년 바리스터들이 커피를 내린다. 유리 통창을 통해 드러나는 매장 안쪽 로스터리 공장에서 커피 원두가 공중 파이프라인을 타고 이동하는 과정도 보인다. 일명 ‘보이는 로스터리’다. 보이는 것은 사무실도 마찬가지다. 1층 매장에서 계단으로 이어지는 2층 ‘보이는 사무실’에 손님들이 매장인 줄 잘못 알고 올라올 정도다. 사무실이 이렇게 예쁠 일인가. 천장에는 둥근 달을 닮은 ‘루이스 폴센’ 조명들이 두둥실 달려 있고 직원들이 앉는 의자는 덴마크 ‘칼한센앤선’ 브랜드의 ‘CH24 위시본 체어’다. ‘커피에 진심’인 만큼 ‘가구에도 진심’인 회사인 게다. 그렇게 모든 게 투명하게 담겨 나오는 커피 맛을 사람들은 알아봤다.모모스커피는 ‘찐’ 부산 커피다. 이현기 모모스커피 대표(47)가 2007년 부산 금정구 부곡동 온천장역 앞 부모님 식당 앞 네 평 창고에서 시작했다. 부산의 대학에서 토목공학을 전공하고 고속철도 회사를 다녔던 그는 오랜 꿈이었던 사업을 하고 싶어 다시 경영학을 배웠다. 그리고 서른 살에 커피 사업에 뛰어들었다. 처음엔 직원 월급도 주기 어려울 만큼 고전했지만 오로지 커피 품질만 생각하면서 매진한 결과 지금은 영도 로스터리&커피바(2021년), 해운대 마린시티점(2024년), 도모헌점(2024년) 등 부산에서 네 개의 ‘스페셜티 커피’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15개국 100여 개 농장에서 원두를 들여오며 지난해 기준 연 매출 200억 원, 연간 방문객은 120만 명이다.이 대표의 부모님 식당은 결코 거창한 곳이 아니었다. 부산 남구 문현동 판자촌에서 태어나 단칸방을 옮겨 다니며 살았다는 이 대표는 어느 날 아버지로부터 “179번 버스를 타고 온천 입구에서 내리면 된다”는 말을 들었다. 학교를 마치고 찾아가 보니 빨간색으로 크게 ‘보신탕’이라고 쓰인 식당이었다. 부모님의 식당은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당시 온천장역 콩나물을 키우던 폐공장으로 옮겨왔고 이 대표는 이 식당 앞 작은 창고에서 커피 사업을 시작했다. 이 대표는 말한다. “어린 시절 ‘보신탕’이라고 적힌 집으로 들어가는 게 참 부끄러웠다. 긴 세월 자식을 먹여 살리려고 고생하시다가 결국 폐업까지 했을 때 부모님의 상실감은 얼마나 컸을까. 그런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고 옛 식당 입구의 흔적을 싹 다 지우고 싶었다. 못난 자존심이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눈을 가렸다. 감사한 마음 대신 오만함이 가득했다. 이제 당시의 부모님 나이가 돼 보니 이렇게 커피로 살아남을 수 있게 해 준 가장 큰 버팀목이 부모님이었음을, 부모님이 옛 식당에 심은 대나무숲이었음을 깨닫는다.” 지금의 모모스커피 온천장 본점은 옛 식당뿐 아니라 인근 건물들을 사들여 계속 확장 중이다.모모스커피를 생각하면 ‘도전’과 ‘성장’이라는 두 단어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가족 같은 끈끈한 조직 분위기였기 때문에 가능했던 성장이다. 2007년 창업 당시 아르바이트생으로 근무를 시작한 전주연 씨(37)는 부단한 도전 끝에 2019년 한국 최초의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이 됐고 현재는 모모스커피의 공동 대표다. 창업 초기 한 단골손님은 ‘커피가 좋아’ 입사해 이제는 임원이 됐다. 모모스커피는 사업의 정체성이 흔들릴 때 기업부설 연구소를 세워 커피 연구에 매달렸다. 이 대표가 새로운 해외 커피 산지를 개척하러 다닐 동안 직원들은 국내 시장을 단단히 키웠다. ‘우리는 누구이며 어떤 기업으로 가야 하는가’라는 공동의 문제의식과 도전이 신뢰를 바탕으로 한 성장을 이끌었다.모모스커피는 지난해 고급 아파트들이 즐비한 해운대 마린시티와 옛 시장 관사를 개조한 복합문화공간 ‘도모헌’에 매장을 잇달아 냈다. 브랜딩 전문기업 켈리타앤컴퍼니와 손잡고 브랜드 아이덴티티(BI) 작업도 했다. 비전은 ‘특별함을 모두에게(Specialty for All)’. 커피를 즐기는 사람뿐 아니라 커피를 만드는 모두의 삶이 함께 행복하길 희망하며 커피의 본질에 깊이 다가가 다양한 문화를 통해 더 큰 가치를 발굴하겠다는 것이다. 점포별 특색을 담은 각각의 이미지로 컵과 드립백을 디자인해 ‘스페셜티 커피’ 여행의 즐거움을 더했다. 부산국제영화제, 부산디자인페스티벌, 서울카페쇼 등과도 협업한다. 부모님이 옛 식당 즉, 모모스 본점의 터에 직접 가꿨던 정원의 정신을 생각하며 ‘모두의 정원’이라는 콘셉트로 누구든 즐기고 쉬어가는 매장의 정원들도 늘려 나가고 있다.‘모모스’는 무슨 뜻일까. 2000년 미국 언론인 데이비드 브룩스가 ‘보보스’(Bobos·물질적 풍요와 보헤미안의 정신적 풍요를 동시에 누리는 상류계층)라는 말을 사용한 후 유럽에서는 ‘모모스’(Momos)라는 마케팅 신조어가 따라 유행했다고 한다. 상업주의를 배척하고 실용성과 윤리적 가치를 즐기는 당시 청년세대를 가리키는 말이었다. 13만km를 주행해 가끔 시동이 꺼지는 승용차를 아직도 운전하는 이 대표가 커피와 공간을 위해 아낌없이 투자하는 모습을 보면 ‘모모스커피’는 역시 ‘모모스’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부산=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부산시 영도구 봉래동 ‘모모스 로스터리&커피바’에 들어서면 유리 통창을 통해 물양장(소형 선박이 접안하는 부두)이 보인다. 녹슨 선박이 정박된 오래된 항구의 풍경이 마치 한 폭의 그림 액자 같다. 이곳은 과거 피난민촌이었던 영도 바닷가 선박 부품 창고였다. 옛 창고를 개조해 만든 카페 내부에는 유명 산업디자이너 재스퍼 모리슨이 디자인한 새하얀 스위스 ‘비트라’ 의자들이 놓여 있다. 인구 감소가 심각한 부산에 이 카페가 2021년 문을 열어 인적 드물던 영도로 청년을 끌어모으자 부산시는 이듬해 이 지역을 ‘커피 특화 거리’로 지정했다.미간에 긴장이 느껴지지 않는 편안한 시선으로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을 보면서 생각한다. 우리는 왜 커피를 마시는가. 평소 일상에 쫓겨 입속에 약을 털어 넣듯 카페인을 그저 쏟아부었던 건 아닌지. 커피의 맛과 향기와 온도를 섬세하게 음미하며 감각을 깨워보려 했는지. 이제야 커피나무들이 자라고 있을 아프리카 어느 농장의 모습을 상상해본다. 커피야말로 감각과 상상과 여행의 세계임을 이곳이 새삼 일깨운다.이 카페에서는 많은 것이 그냥 보인다. 매장 가운데 기다란 바(bar) 형태 조리대에서는 밝고 건강한 표정의 청년 바리스터들이 커피를 내린다. 유리 통창을 통해 드러나는 매장 안쪽 로스터리 공장에서 커피 원두가 공중 파이프라인을 타고 이동하는 과정도 보인다. 일명 ‘보이는 로스터리’다. 보이는 것은 사무실도 마찬가지다. 1층 매장에서 계단으로 이어지는 2층 ‘보이는 사무실’에 손님들이 매장인 줄 잘못 알고 올라올 정도다. 사무실이 이렇게 예쁠 일인가. 천장에는 둥근 달을 닮은 ‘루이스 폴센’ 조명들이 두둥실 달려 있고 직원들이 앉는 의자는 덴마크 ‘칼한센앤선’ 브랜드의 ‘CH24 위시본 체어’다. ‘커피에 진심’인 만큼 ‘가구에도 진심’인 회사인 게다. 그렇게 모든 게 투명하게 담겨 나오는 커피 맛을 사람들은 알아봤다.모모스커피는 ‘찐’ 부산 커피다. 이현기 모모스커피 대표(47)가 2007년 부산 금정구 부곡동 온천장역 앞 부모님 식당 앞 네 평 창고에서 시작했다. 부산의 대학에서 토목공학을 전공하고 철도건설회사를 다녔던 그는 오랜 꿈이었던 사업을 하고 싶어 다시 경영학을 배웠다. 그리고 서른 살에 커피 사업에 뛰어들었다. 처음엔 직원 월급도 주기 어려울 만큼 고전했지만 오로지 커피 품질만 생각하면서 매진한 결과 지금은 영도 로스터리&커피바(2021년), 해운대 마린시티점(2024년), 도모헌점(2024년) 등 부산에서 네 개의 ‘스페셜티 커피’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15개국 100여 개 농장에서 원두를 들여오며 지난해 기준 연 매출 200억 원, 연간 방문객은 120만 명이다.이 대표의 부모님 식당은 결코 거창한 곳이 아니었다. 부산 남구 문현동 판자촌에서 태어나 단칸방을 옮겨 다니며 살았다는 이 대표는 어느 날 아버지로부터 “179번 버스를 타고 온천 입구에서 내리면 된다”는 말을 들었다. 학교를 마치고 찾아가 보니 빨간색으로 크게 ‘보신탕’이라고 쓰인 식당이었다. 부모님의 식당은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당시 온천장역 콩나물을 키우던 폐공장으로 옮겨왔고 이 대표는 이 식당 앞 작은 창고에서 커피 사업을 시작했다.이 대표는 말한다. “어린 시절 ‘보신탕’이라고 적힌 집으로 들어가는 게 참 부끄러웠다. 긴 세월 자식을 먹여 살리려고 고생하시다가 보신탕이 사양산업이 되며 폐업하게 됐을 때 부모님의 상실감은 얼마나 컸을까. 그런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고 옛 식당 입구의 흔적을 싹 다 지우고 싶었다. 못난 자존심이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눈을 가렸다. 감사한 마음 대신 오만함이 가득했다. 이제 당시의 부모님 나이가 돼 보니 이렇게 커피로 살아남을 수 있게 해 준 가장 큰 버팀목이 부모님이었음을, 부모님이 옛 식당 콘트리트 바닥에 심은 대나무였음을 깨닫는다. 당시 얼마나 커피를 알고 얼마나 기술력이 있었겠나. 부모님이 만들어놓은 대나무 정원이 없었다면 사람들이 커피만으로 찾아왔을까.” 지금의 모모스커피 온천장 본점은 옛 식당뿐 아니라 인접한 오래된 건물들을 사들여 계속 확장 중이다. 이제는 사업을 시작한 처음 면적(4평)의 백 배(약 400평)가 됐다. 커피를 통해 공간과 문화를 모두와 나누고 싶어 정원의 이름이 ‘모두의 정원’이다.모모스커피를 생각하면 ‘도전’과 ‘성장’이라는 두 단어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가족 같은 끈끈한 조직 분위기였기 때문에 가능했던 성장이다. 2007년 창업 당시 아르바이트생으로 근무를 시작한 전주연 씨(37)는 부단한 도전 끝에 2019년 한국 최초의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이 됐고 현재는 모모스커피의 공동 대표다. 창업 초기 한 단골손님은 ‘커피가 좋아’ 입사해 이제는 임원이다. 모모스커피는 사업의 정체성이 흔들릴 때 기업부설 연구소를 세워 조직 구성원 모두가 커피 연구에 매달렸다. 이 대표가 새로운 해외 커피 산지를 개척하러 다닐 동안 직원들은 국내 시장을 단단히 키웠다. ‘우리는 누구이며 어떤 기업으로 가야 하는가’라는 공동의 문제의식과 도전이 신뢰를 바탕으로 한 성장을 이끌었다.모모스커피는 지난해 고급 아파트들이 즐비한 해운대 마린시티와 옛 시장 관사를 개조한 복합문화공간 ‘도모헌’에 매장을 잇달아 냈다. 브랜딩 전문기업 켈리타앤컴퍼니와 손잡고 브랜드 아이덴티티(BI) 작업도 했다. 비전은 ‘특별함을 모두에게(Specialty for All)’. 커피를 즐기는 사람뿐 아니라 커피를 만드는 모두의 삶이 함께 행복하길 희망하며 커피의 본질에 깊이 다가가 다양한 문화를 통해 더 큰 가치를 발굴하겠다는 것이다. 원두와 점포별 특색을 담은 각각의 이미지로 컵과 드립백을 디자인해 ‘스페셜티 커피’ 여행의 즐거움을 더했다. 부산국제영화제, 부산디자인페스티벌, 서울카페쇼 등과도 협업한다. 부모님이 옛 식당 즉, 모모스 본점의 터에 직접 가꿨던 정원의 정신을 생각하며 누구든 즐기고 쉬어가는 ‘모두의 정원’들도 늘려가고 있다. 지금의 모모스커피를 있게 한 온천장 본점에 숲 느낌의 정원을 만드는 공사도 지난주 시작했다. ‘모모스’는 무슨 뜻일까. 2000년 미국 언론인 데이비드 브룩스가 ‘보보스’(Bobos·물질적 풍요와 보헤미안의 정신적 풍요를 동시에 누리는 상류계층)라는 말을 사용한 후 유럽에서는 ‘모모스’(Momos)라는 마케팅 신조어가 따라 유행했다고 한다. 상업주의를 배척하고 실용성과 윤리적 가치를 즐기는 당시 청년세대를 가리키는 말이었다. 13만km를 주행해 가끔 시동이 꺼지는 승용차를 아직도 운전하는 이 대표가 커피와 공간을 위해 아낌없이 투자하는 모습을 보면 ‘모모스커피’는 역시 ‘모모스’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부산=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부산은 바다의 도시인 줄만 알았는데 아니었다. 최근 문화 감성 가득한 정원들이 도시 일상에 녹아들고 있었다. 예술과 커피, 부산시와 로컬 기업의 도전 정신이 있었다. 이래저래 해외여행이 부담스러운 요즘, 부산은 소소한 휴식과 가슴 뛰는 감동을 동시에 얻을 수 있는 여행지 아닐까. 바다 위로 뜨는 해를 보며 새해를 살아갈 다짐을 할 수도 있다. 대한민국 제2의 도시 부산을 정원 여행자의 마음으로 둘러보았다.》● 옛 부산시장 관사를 소풍하듯 산책 요즘 부산의 대표 ‘핫플’로 떠오른 곳이 있다. 옛 부산시장 관사를 리모델링한 수영구 남천동 복합문화공간 ‘도모헌’(면적 1만8015㎡)이다. 박형준 부산시장이 2021년 취임 후 관사에 입주하지 않고 시민 품으로 돌려주겠다고 밝힌 뒤 개조 공사를 거쳐 지난해 9월 전면 개방됐다. 지금까지 12만 명 넘게 다녀갔다. 도모헌에 들어서면 마치 청와대 경내를 걷는 기분이다. 산책로를 따라 오래된 소나무를 비롯해 149종류 4만 그루 나무가 심어져 있다. 실제로 1984년 대통령 지방 숙소로 지어져 ‘지방 청와대’로 불렸다. 이후 부산시장 공관으로 사용되며 2004년부터 일부 공간이 개방됐으나 대통령과 시장이 머무르던 본관까지 전면 공개된 것은 40년 만이다. 김중업 건축가(1922∼1988)가 설계한 건물을 최욱 건축가가 재탄생시켰다.도모헌의 정원 이름은 ‘소소풍 정원’이다. ‘소소하게 작은 소풍을 하는 정원’이란 뜻으로, 청나래고사리와 오이풀 같은 들꽃과 재활용 야외 가구들이 어우러져 평온한 분위기다. 광안대교가 멀리 보이는 너른 잔디정원은 눕거나 거닐거나 뛰놀 수 있는 초록색 ‘자유의 도화지’인 셈이다. 지난해 9월 부산시 제1호 생활정원(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조성하는 개방형 정원)으로 지정됐다.도모헌은 ‘무엇이든 자유롭게 도모하는 공간’이라는 의미다. 잘 익은 콩과 달개비꽃 등 자연의 색으로 이름을 붙인 각 공간에서는 재미있는 일들을 도모하고 있다. 부산시립미술관과 협업한 전시, 부산의 미슐랭 레스토랑 요리사 특강, 가드닝 클래스…. 부산 커피 기업 ‘모모스커피’ 매장에서는 ‘도모헌 블렌드’라는 커피를 마실 수 있다.● 부산의 멋, ‘모모스커피’의 정원 지난해 문을 연 모모스커피 해운대 마린시티점은 ‘부산시 아름다운 조경상’을 받은 ‘오션뷰 맛집’이자 ‘정원 맛집’이다. 해운대 바다를 바라보면서 동백나무와 후박나무가 심어진 숲정원을 거닐 수 있다. 무언가에 쫓기지 않고 느릿한 시선을 바다와 숲에 두는 사람들의 표정이 평안해 보인다. 요가와 러닝 모임이 이뤄지기도 하는 이 정원 이름은 ‘모두의 정원’이다.모모스커피는 부산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성장했다. 2007년 부산 금정구 온천장역 앞 네 평 공간에서 시작해 온천장 본점(2007년), 영도 로스터리&커피바(2021년), 해운대 마린시티점(2024년), 도모헌점(2024년) 등 네 개의 ‘스페셜티 커피’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15개국 100여 개 농장에서 원두를 들여오며, 세계 바리스타 챔피언을 두 명이나 둔 ‘커피에 진심’인 회사다. 지난해 기준 연 매출 200억 원, 연간 방문객은 120만 명이다. 부산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장소들에 들어섰기 때문에 모모스커피 매장 네 곳만 ‘도장 깨듯’ 순례해도 훌륭한 부산 도시 여행이 될 수 있다. 특히 봉래동 물양장(소형 선박 접안 부두) 앞 창고를 개조한 영도 로스터리&커피바는 6·25전쟁 중 피란민촌이던 영도에 멋쟁이 MZ세대를 불러모으고 있다. 부산에 밀면과 돼지국밥만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모모스커피가 부산 커피 문화를 이끌고 있다.● 부산 제1호 민간정원 ‘F1963’ 부산시 수영구 망미동 복합문화공간 ‘F1963’ 입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대나무 숲이 눈과 마음을 씻어준다. 2016년 심은 대나무 묘목들이 지금은 울창한 숲을 이룬 ‘소리길’이다. 도시에 초록색 산소를 훅 불어주는 것 같다. 지난해 12월 탄생한 부산시 제1호 민간정원(법인, 단체 또는 개인이 가꾼 정원을 개방하는 산림청 지정 정원)이 바로 F1963 정원이다. F1963은 고려제강 공장이 설립된 해인 1963과 공장(Factory)의 ‘F’를 합친 단어다. 1963년부터 45년간 가동하던 공장이 이전하고 창고로 사용되다가 2016년 부산비엔날레 전시장으로 쓰이면서 거듭났다. 공장은 예술홀, 창고는 도서관, 부속 건물은 유리 온실로 탈바꿈했다. 국제갤러리, 예스24, 테라로사커피에 이어 2021년에는 현대모터스튜디오도 자리 잡았다.권춘희 ‘뜰과숲’ 대표는 으스대지 않는 조경으로 F1963 재생 건축에 생명을 불어넣었다. 대나무를 심은 건 홍영철 고려제강 회장의 뜻이었다. 올곧으면서도 유연한 대나무 성질이 와이어와 닮았기 때문이다. 산책로에는 옛 공장 바닥 콘크리트를 재활용해 깔고 정수시설이 있던 공간은 ‘단풍가든’으로, 완제품을 처리하던 뒷마당은 ‘달빛가든’과 유리 온실로 조성했다. 유리 온실에서는 식물들의 섬세한 속삭임을 들으며 책을 읽을 수 있다.현대모터스튜디오 4층에는 야외 정원을 갖춘 ‘마이클 어반 팜 테이블’이라는 식당이 있고, 1층 미디어월 맞은편에는 지금은 서점으로 활용되는 옛 공장이 있다. F1963에서 정원은 과거와 미래를 잇는다. 두 건물 사이 좁은 배수로 위에 만든 암석정원의 돌과 넝쿨, 사초류(莎草類) 풍경이 수채화처럼 서정적이다. 도서관 콘크리트 벽을 타고 올라가는 당마삭줄이 5월에 피우는 흰 꽃 향기가 일품이라니 봄에 또 와야겠다.● 갤러리와 호텔에 들어선 정원 부산 동쪽 기장군으로 향하는 도중 해운대 달맞이길에 올랐다. ‘문탠로드’ 산책로에 우거진 나무들 사이로 겨울 햇살이 눈부시게 빛났다. 부산 문화를 이끄는 조현화랑에서는 다음 달 중순까지 권대섭 도예가의 달항아리 전시와 황지해 정원가의 작품 ‘물이 오를 때’ 전시가 열린다. 흙과 자연을 매개로 생명력과 본질을 탐구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황 작가는 “박주가리 씨앗을 통해 미기후(微氣候·지면에 접한 대기층 기후)가 세상을 얼마나 아름답고 견고하게 지켜내는지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국내 토종 호텔·리조트 브랜드로 성공한 아난티는 기장군을 개발시킨 주역이다. 2017년 기장군에 ‘아난티 코브’를 연 데 이어 2023년 ‘빌라쥬 드 아난티’를 열었다. 바다와 숲, 도시와 정원이 만나는 ‘아난티 마을’이라는 뜻이다. 투숙객이 아니어도 문화시설과 정원을 누릴 수 있다. 둥근형 꽝꽝나무로 만든 미로 정원, 호랑가시나무가 품는 정갈한 돌담, 은목서와 홍가시나무 같은 남부 수종(樹種)이 심어진 산책로가 ‘부산의 아름다운 정원 여행’을 함께한다.그 밖의 추천 여행지◇해동용궁사 부산 기장군 바다와 맞닿은 사찰. 풍광이 뛰어나 부산을 찾는 국내외 관광객에게 가장 인기 있는 관광지에 속한다. 바다 위로 해가 뜨기 전 색감이 마크 로스코 그림과 흡사하다. 정성스레 고른 새해 소원 하나를 빌어 본다.◇감천문화마을 피란민촌이라는 역사와 공공미술이 만나 ‘아시아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중 한 곳으로 꼽힌다. 산기슭에 알록달록 칠해진 집들이 이탈리아 친퀘테레를 연상케 한다. 어린왕자와 사막여우 동상 앞에서 사진을 찍으려는 줄이 길게 늘어선다.◇흰여울문화마을 부산 대표 원도심이 독창적 문화예술마을로 거듭났다. ‘부산의 산토리니’로 불리며 영화 ‘변호인’과 ‘범죄와의 전쟁’ 등이 촬영됐다. 형형색색 계단과 산책길 끝에 있는 동굴이 사진 명소다.글·사진 부산=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부산은 바다의 도시인 줄만 알았는데 아니었다. 최근 문화 감성 가득한 정원들이 도시의 일상에 녹아들고 있었다. 예술과 커피, 부산시와 로컬기업의 도전 정신이 있었다. 이래저래 해외여행이 부담스러운 요즘, 부산은 소소한 휴식과 가슴 뛰는 감동을 동시에 얻을 수 있는 여행지 아닐까. 바다 위로 뜨는 해를 보며 새해를 살아갈 다짐을 할 수도 있다. 대한민국 제2의 도시 부산을 정원 여행자의 마음으로 둘러보았다. ●옛 부산시장 관사를 소풍하듯 산책요즘 부산의 대표 ‘핫플’로 떠오른 곳이 있다. 옛 부산시장 관사를 리모델링한 수영구 남천동의 복합문화공간 ‘도모헌’(부지면적 1만8015㎡)이다. 박형준 부산시장이 2021년 취임 후 관사에 입주하지 않고 시민 품으로 돌려주겠다고 밝힌 뒤 리모델링 공사를 거쳐 지난해 9월 전면 개방됐다. 지금까지 12만 명 넘게 다녀갔다. 도모헌에 들어서면 마치 청와대 경내를 걷는 기분이다. 산책로를 따라 오래된 소나무 등 149종류 4만 그루가 심어있다. 실제로 1984년 대통령의 지방 숙소로 지어져 ‘지방 청와대’로 불렸다. 이후 부산시장 공관으로 사용되며 2004년부터 일부 공간이 개방됐으나 대통령과 시장이 머무르던 본관까지 전면 공개된 것은 40년 만이다. 고 김중업 건축가(1922~1988)가 지은 건물을 최욱 건축가가 재탄생시켰다. 도모헌의 정원 이름은 ‘소소풍 정원’이다. ‘소소하게 작은 소풍을 하는 정원’이란 뜻으로, 청나래고사리와 오이풀 같은 들꽃들과 재활용 야외가구들이 어우러져 평온한 분위기다. 광안대교가 멀리 보이는 너른 잔디정원은 눕거나 거닐거나 뛰놀 수 있는 초록색 자유의 도화지인 셈이다. 지난해 9월 부산시 제1호 생활정원(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조성하는 개방형 정원)으로 지정됐다. 도모헌은 ‘무엇이든 자유롭게 도모하는 공간’이라는 의미다. 잘 익은 콩과 달개비꽃 등 자연의 색으로 이름을 붙인 각 공간에서는 재미있는 일들이 도모되고 있다. 부산시립미술관과 협업한 전시, 부산의 미슐랭 레스토랑 요리사 특강, 가드닝 클래스…. 부산의 커피 기업 ‘모모스커피’ 매장에서는 ‘도모헌 블렌드’라는 커피를 마실 수 있다. ●부산의 멋, ‘모모스커피’의 정원모모스커피가 지난해 문을 연 해운대 마린시티점은 ‘부산시 아름다운 조경상’을 받은 ‘오션뷰 맛집’이자 ‘정원 맛집’이다. 해운대 바다를 바라보면서 동백나무와 후박나무가 심어진 숲정원을 거닐 수 있다. 어딘가에 쫓기지 않고 느릿한 시선을 바다와 숲에 두는 사람들의 표정이 평안해 보인다. 요가와 러닝 모임이 이뤄지기도 하는 이 정원의 이름은 ‘모두의 정원’이다. 모모스커피는 부산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성장했다. 2007년 부산 금정구 온천장역 앞 네 평 공간에서 시작해 온천장 본점(2007년), 영도 로스터리&커피바(2021년), 해운대 마린시티점(2024년), 도모헌점(2024년) 등 네 개의 ‘스페셜티 커피’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15개국 100여 개 농장에서 원두를 들여오며, 세계 바리스타 챔피언 직원을 두 명이나 둔 ‘커피에 진심’인 회사다. 지난해 기준 연 매출 200억 원, 연간 방문객은 120만 명이다.부산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장소들에 들어섰기 때문에 모모스커피 매장 네 곳만 ‘도장 깨듯’ 순례해도 훌륭한 부산 도시 여행이 될 수 있다. 특히 봉래동 물양장(소형 선박이 접안하는 부두) 앞 창고를 개조한 영도 로스터리&커피바는 과거 피난민촌이었던 영도에 멋쟁이 MZ세대를 불러모으고 있다. 부산에 밀면과 돼지국밥만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모모스커피가 부산의 커피 문화를 이끌고 있다. ●부산시 제1호 민간정원, ‘F1963’ 정원부산시 수영구 망미동의 복합문화공간 ‘F1963’ 입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대나무 숲이 눈과 마음을 씻어준다. 2016년 심은 어린 대나무들이 지금은 울창한 숲을 이룬 ‘소리길’이다. 도시에 초록색 산소를 훅 불어주는 것 같다. 지난달 탄생한 부산시 제1호 민간정원(법인·단체 또는 개인이 가꾼 정원을 개방하는 산림청 지정 정원)이 바로 F1963 정원이다. F1963은 고려제강 공장의 설립 연도인 1963과 공장(Factory)의 ‘F’를 합친 단어다. 1963년부터 45년간 가동됐던 공장이 이전하고 창고로 사용되다가 2016년 부산비엔날레 전시장으로 활용된 이후 거듭났다. 공장은 예술홀, 창고는 도서관, 부속 건물은 유리온실로 탈바꿈했다. 국제갤러리, 예스24, 테라로사커피에 이어 2021년에는 현대모토스튜디오도 자리 잡았다. 권춘희 ‘뜰과숲’ 대표는 으스대지 않는 조경으로 F1963의 재생 건축에 생명을 불어넣었다. 대나무를 심은 건 홍영철 고려제강 회장의 뜻이었다. 올곧으면서도 유연한 대나무의 성질이 와이어와 닮았기 때문이다. 산책로에는 옛 공장 바닥의 콘크리트를 재활용해 깔고 정수시설이 있던 공간은 ‘단풍가든’, 완제품을 처리하던 뒷마당은 ‘달빛가든’과 유리온실로 조성했다. 유리온실에서는 식물들의 섬세한 속삭임을 들으며 책을 읽을 수 있다.현대모토스튜디오 4층에는 야외 정원을 갖춘 ‘마이클 어반 팜 테이블’이라는 식당이 있고 1층 미디어월 맞은편에는 지금은 서점으로 활용되는 옛 공장이 있다. F1963에서 정원은 과거와 미래를 잇는다. 두 건물 사이의 좁은 배수로 위에 만든 암석정원의 돌과 넝쿨, 사초류의 풍경이 수채화처럼 서정적이다. 도서관의 콘크리트 벽을 타고 올라가는 당마삭줄이 5월에 피우는 흰 꽃의 향기가 일품이라니 봄에 또 와야겠다.●갤러리와 호텔에 들어선 정원부산의 동쪽 기장군으로 향하는 도중 달맞이길에 올랐다. ‘문탠로드’ 산책로에 우거진 나무들 사이로 겨울 햇살이 눈부시게 빛났다. 부산의 문화를 이끄는 달맞이길 조현화랑에서는 다음 달 중순까지 권대섭 도예가의 달항아리 전시와 황지해 정원가의 작품 전시가 열리고 있다. 흙과 자연을 매개로 생명력과 본질을 탐구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황 작가는 “박주가리 씨앗을 통해 미기후(微氣候·지면에 접한 대기층 기후)가 세상을 얼마나 아름답고 견고하게 지켜내는지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국내 토종 호텔·리조트 브랜드로 성공한 아난티는 기장군을 개발시킨 주역이다. 2017년 기장군에 ‘아난티 코브’를 연 데 이어 2023년 ‘빌라쥬 드 아난티’를 열었다. 바다와 숲, 도시와 정원이 만나는 ‘아난티 마을’이라는 뜻이다. 투숙객이 아니어도 각종 문화 시설과 정원을 누릴 수 있다. 둥근형 꽝꽝나무로 만든 미로 정원, 호랑가시나무가 품는 정갈한 돌담, 은목서와 홍가시나무 등 남부 수종(樹種)이 심어진 산책로가 ‘부산의 아름다운 정원 여행’을 함께 한다.<그 밖의 추천 여행지>◇해동용궁사=부산 기장군 바다와 맞닿은 사찰. 풍광이 뛰어나 부산을 찾는 국내외 관광객에게 가장 인기 있는 관광지 중 한 곳이다. 바다 위로 해가 뜨기 전 색감이 마크 로스코의 그림과 흡사하다. 정성스레 고른 새해 소원 하나를 빌어본다.◇감천문화마을=피난민촌이라는 역사와 공공미술이 만나 ‘아시아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중 한 곳으로 꼽힌다. 산기슭에 알록달록 칠해진 집들이 이탈리아 친퀘테레를 연상케 한다. 어린왕자와 사막여우 동상 앞에서 사진을 찍으려는 줄이 길게 늘어선다.◇흰여울문화마을=부산을 대표하는 원도심이 독창적 문화예술 마을로 거듭났다. ‘부산의 산토리니’로 불리며 ‘변호인’과 ‘범죄와의 전쟁’ 등이 촬영됐다. 알록달록한 계단과 산책길 끝에 있는 동굴이 사진 명소다. 부산=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심원건축학술상 열 번째 총서, ‘풍경과 다스림-조선시대 감영 원림의 역사와 미학’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을사(乙巳)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새해 첫 ‘시크릿가든’은 심원건축학술상의 열 번째 총서인 ‘풍경과 다스림-조선시대 감영 원림의 역사와 미학’을 소개합니다. 토요일이었던 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이건하우스에서 심원건축학술상 제15회 수상작 출판기념회가 열려 다녀왔어요. 심원건축학술상은 심원문화사업회(이사장 이태규)가 2008년부터 건축 역사, 이론, 미학, 비평 분야의 신진 연구자를 발굴하고 지원하는 상입니다. 이 상을 받아 이번에 출간된 도서는 임한솔 서울대 환경계획연구소 선임연구원(37)이 쓴 ‘풍경과 다스림-조선시대 감영 원림의 역사와 미학’입니다. ●심원건축학술상을 아시나요심원건축학술상은 연구자들에게 권위 있는 상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건축계에서 건축물에 수여하는 상은 많지만, 건축 관련 인문학 연구를 시상하는 경우는 드문데요. 이 상은 1500만 원의 상금과 출판을 지원합니다.이 상이 탄생한 데에는 특별한 사연이 있습니다. 이태규 심원문화사업회 이사장(54·엠에스오토텍 사장)은 부친인 엠에스오토텍 창업주(회장)가 경영해 온 공장의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심원’이라는 이름의 작은 사무소를 운영하는 김광재 건축가를 소개받아 친밀한 관계를 맺습니다. 그런데 공장 완공을 몇 달 앞두고 김 건축가가 지병으로 세상을 뜨지요. 그를 기리며 만든 상이 심원건축학술상입니다.2008년 이 상의 제정 의지에 뜻을 모은 중견 건축학자들이 모여 1기 위원회를 꾸렸습니다. 그중 한 명인 전봉희 서울대 건축학과 교수는 말합니다. “건축사처럼 어려운 공부를 하는 연구자를 지원하겠다는 큰 방향은 이태규 이사장이 정했고, 위원회에서는 세 가지 원칙을 정했습니다. 연구의 지역과 시대를 가리지 않고, 절대적으로 새로운 지식 이론을 개발한 연구자에게 수여하며, 수준이 못 미치면 수상작을 내지 않기로 한 것입니다. 덕분에 이 상이 학술적으로 인정받게 된 것 같습니다.” 올해로 15회인 이 상에서 열 번째 총서가 발간된 것은 다섯 번은 수상작을 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태규 이사장은 이날 출판기념회에도 참석해 수상자를 축하했습니다.●“고유한 풍광을 담은 감영 원림”이번에 책을 펴낸 임한솔 연구원은 건축과 조경을 두루 공부했습니다. 그래서 ‘감영 원림’이라는 학문적 개념을 도출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감영(監營)은 조선시대 도(道)를 총괄하는 지방 행정조직, 원림(園林)은 자연을 감상하기 위한 인위적 장치입니다. 고로 감영 원림은 요즘의 도지사에 해당하는 조선시대 관찰사가 조성한 원림(정원의 확장된 개념)을 뜻합니다.조선시대 감영 소재지는 현재 기준으로 남한에 5곳, 북한에 3곳 있습니다. 남북한을 막론하고 감영 본청과 객사, 성곽의 터는 식민지 시기에 근대 시설로 전용되며 대부분 원형을 잃었는데요. 다만 성문 등이 일부 남아있고 2000년대 이후에는 각 지역의 문화 콘텐츠로 주목받아 발굴과 복원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강원 원주 강원감영, 충남 공주 공북루, 전주 풍남문 등이 감영 원림 유적입니다. 김동욱 경기대 건축학과 명예교수(전 한국건축역사학회장)는 추천사를 통해 밝힙니다. “조선시대 지방에 조성된 감영은 잘 알려지지 않은 별세계였다. 감영 원림은 궁궐 후원처럼 넓고 화려하지 않고 선비들이 지은 작은 원림의 소박함과도 구별되는 색다른 공간이었다. 팔도마다 고유한 풍광과 예술혼이 각각의 감영 원림에서 꽃을 피웠다.”책에 따르면 조선의 원림은 조선의 사상적 기반인 신유학(성리학)의 자연관으로부터 출발합니다. 신유학의 원림관은 도덕을 추구하고 개인의 깨달음으로 세상의 이로움을 확장한다는 것이지요. 특히 조선시대 감영 원림은 주로 높은 곳에서 먼 풍경을 바라보는 조망을 구현함으로써 자연과 인위의 양립을 이뤘습니다. 조선시대 문신 서거정의 공주객사 취원루의 기문에는 이런 문장이 있습니다. “이 정자의 좋은 것이 한둘이 아니나 먼 것을 모은 것(취원·聚遠)보다 더 좋은 것이 없다 하였는데 이는 멀리 있는 모든 좋은 경치를 이 한 곳의 누(樓)로 모아들였다는 것이다.” 풍경을 보는 통치자가 사물의 변화에 휘둘리지 않고 오히려 이를 통해 마음을 다잡고 세상을 살피며 더 나은 정치를 해내는 것을 궁극적 목적으로 제시한 것입니다. ●“풍경을 매개로 다스리는 곳”조선시대 감영 원림은 지금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 걸까요. 임 연구원으로부터 들어봤습니다.―책에서 왜 ‘정원’이 아니고 ‘원림’이라고 썼는가.“‘정원’은 건축물이나 담장으로 둘러싸인 마당의 의미를 담고 있는데, 책의 서술 대상들은 그 방식으로 한정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정원보다 확장된 개념으로 ‘원림’이라고 썼다.”―감영 원림은 조선시대 다른 정원과 무엇이 다른가.“도시 중심에 위치한 실권자의 정원이므로 ‘좋은 정치’라는 조성 목적이 분명했다. 깊은 곳에 숨지 않고, 사람들의 일상생활도 감상 대상으로 삼아 통치자인 관찰사가 자신을 돌아보며 가다듬었다.”―감영 원림은 지방 최고 정치인의 사치품 아니었나.“단순 사치품으로 보기에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밖으로 드러난 공간이라 정원에서의 행동이 그대로 노출됐다. 감영 원림에서 관찰사가 연회를 베푸는 걸 보고 백성이 괴롭다면 나쁜 정치, 기쁘다면 좋은 정치였다.”―‘풍경과 다스림’이라는 책 제목을 쓴 의도는.“풍경을 통해 바라보는 것은 바깥세상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관찰사 스스로이기도 하다. 감영 원림은 결국 통치자가 풍경을 매개로 지역과 자기 자신을 다스리는 곳이다. 풍경을 통해 마음을 다잡고 길을 찾는 것은 지금의 우리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좋은 정치’의 공간조선시대 감영은 높은 담장을 세우는 대신 열린 시야를 갖췄습니다. 통치자가 백성의 생활공간을 가까이에서 바라보며 마음을 다잡았기 때문에 즐거움과 다스림이 조화를 이룰 수 있었습니다. 자연과 인간의 병치를 통해 수기치인(修己治人·자신을 닦는 데 그치지 않고 세상을 다스리는 것)으로 나아갑니다. 또 옛 기록들에 따르면 관찰사는 접객과 연회를 매개로 아름다운 풍경을 독점하지 않고 여럿과 두루 교류하며 나눴습니다. 자기만의 성(城)에 갇혀 독단에 사로잡히지 않았습니다. 지금 우리에게 절실한 ‘좋은 정치’의 실마리가 조선시대 감영에 있는 것 같습니다. 새해에는 충남 공주에 가 볼까 합니다. 1984년 보물로 지정된 지 41년 만에 국보로 지정된 공주 마곡사 오층석탑도 보고, 감영 원림 유적인 공산성 공북루(충남 유형문화유산)에도 오르려 합니다. 그러면 답답한 마음이 조금이나마 풀리려나요.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롯데그룹 계열사인 한국후지필름㈜이 최근 서울 중구 롯데호텔 서울 2층에 하이엔드 포토스튜디오 ‘상(象)’을 열었다. 기업체 임원 및 비즈니스 전문가, 대가족과 커플 등 다양한 고객층을 대상으로 맞춤형 촬영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 롯데그룹의 5성급 호텔인 롯데호텔과 한국후지필름이 만난 고품격 융합 라이프스타일 서비스를 내세운다. 스튜디오 상은 유명 광고 촬영 작가들과 손잡았다. 정상급 광고 촬영 작가 김민관 디렉터를 비롯해 국내외 유명 인사와 기업가들의 사진을 찍어 온 박준범 포토그래퍼, 연예인 앨범 재킷 및 화보 등을 작업해 온 이승욱 포토그래퍼가 촬영을 맡는다. 촬영 과정은 숙련도 높은 전문가들이 미리 사진의 콘셉트를 상담해주는 것에서 시작한다. 이후 인물 사진에 적합한 각종 장비를 갖춘 롯데호텔 내 스튜디오에서 촬영이 이뤄진다. 고객이 원하면 메이크업과 머리 손질, 의상 컨설팅까지 ‘원스톱 서비스’도 가능하다. 국빈급 VIP 고객과 기업체 임원들의 프로필 사진 촬영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후지필름 관계자는 “국내 5성급 호텔로서는 드물게 롯데호텔 안에 스튜디오가 자리 잡았기 때문에 호텔 방문객과 투숙객들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호텔을 자주 이용하는 전문직 종사자에게는 품격 있는 초상 사진을, 국내외 관광객에게는 숙박과 식음료를 넘어 문화와 품격을 담은 라이프스타일을 선사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한국후지필름은 1962년 ‘미화필름’으로 시작해 1980년 롯데그룹에 편입됐다. 이후 40여 년 동안 필름과 인화지 등 국내 사진 인화 인프라를 구축해 왔다. 최근에는 뉴트로 트렌드를 반영해 디지털 세대의 새로운 필름 인화지 수요를 창출하는 신사업들을 이어 나가고 있다. 필름 카메라의 입문용으로 인기가 많은 일회용 카메라 ‘퀵스냅’을 대림미술관 등 MZ세대가 자주 찾는 공간들에서 선보였으며, 즉석카메라 ‘인스탁스’를 비롯한 포토앨범 등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는 50여 곳의 오프라인 사진관을 전국에서 운영하고 있다.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경북 칠곡군의 복합문화공간 ‘시호재(時弧齋)’에 가면 세 번 놀란다. 수려한 팔공산 산세에, 산이 품는 멋스러운 건축과 정원에, 그 공간을 즐기는 사람들의 행복한 표정에…. 자연과 인간이 만난 시호재는 지난해 9월 문을 연 이래 알음알음 입소문을 타고 ‘전국구 핫플’이 됐다. 시호재는 국내 건축과 조경 전문가들의 작품이다. 재일교포 출신의 세계적 건축가 고(故) 이타미 준(한국명 유동룡·1937∼2011)의 장녀 유이화 건축가(50·ITM 유이화 건축사사무소 소장)와 조경회사 ‘더가든’ 김봉찬 대표(59)다. 시호재는 최근 ‘독일디자인어워드 2025’와 한국건축가협회에서 주는 건축상을 받았다. 이런 ‘어벤저스’ 팀은 어떻게 꾸려진 걸까. 그 중심에는 건축주 박용해 탑런토탈솔루션 회장(75)이 있다. 고교야구 최고 타격왕에게 주는 이영민 타격상을 받은 박 회장은 불의의 부상으로 야구선수 생활을 접고 은행원으로 변신한 뒤 1989년 동양산업을 창업해 연매출 5000억 원이 넘는 그룹으로 키워냈다. 예술과 건축에 대한 관심이 많아 이타미 준과 친분을 쌓으면서 알아 온 유 소장에게 시호재 건축을 의뢰했고, 유 소장은 제주 비오토피아 등을 함께 작업했던 김 대표를 박 회장에게 추천했다. 유 소장은 말한다. “훌륭한 건축물은 훌륭한 건축주가 있어야 탄생할 수 있어요. 박 회장님은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무한신뢰를 보내 주셨어요. 평소 최선을 다하는 예술가들을 끝까지 응원하시는 것처럼요. 그래서 시호재가 팔공산의 사계절을 담아내는 자연의 조연으로 완성된 것 같아요. 아버지가 설계한 제주 포도호텔과 방주교회처럼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사람들이 찾아와 마음의 쉼을 찾는 장소가 됐으면 좋겠어요.”‘시간을 향해 쏘는 활’이란 뜻의 시호재는 대지면적 3824㎡, 건축면적 928.9㎡ 규모에 지하 1층, 지상 2층 높이의 건물 세 동이 활 모양처럼 휘어 연결돼 있다. 시위를 떠난 화살처럼 지금껏 쉼 없이 인생의 여정을 날아왔기에 다시금 방향을 찾아 겨누는 동안 여유를 갖기를 원한다는 뜻을 담았다. 산자락이 포근하게 감싼 분지에 건축주가 머무는 독채가 있고 동서 방향으로 날개처럼 별채가 있다. 동쪽은 게스트하우스, 서쪽은 갤러리 겸 카페다. 정원이 먼저인지, 건축물이 먼저인지 분간할 수 없다. 마치 본래부터 있던 정원처럼 나무와 풀들이 바람결 따라 흔들린다. 카페에서 정원을 여유롭게 감상하는 사람들을 보면 칠곡에 이런 수준 높은 공간이 있다는 게 소중하다. 박 회장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시호재는 언제 구상해 짓게 됐습니까. “사내 연수원이 필요해 2000년대 초반 칠곡의 폐교를 구입해 ‘블루닷(BLUE-DOT)’이라는 시설을 지었습니다. 전시회와 야외 결혼식 등 지역 주민을 위한 문화공간으로도 활용하고 있죠. 코로나19 때 그 옆에 작은 집을 사서 지내면서 좀 더 수준 높은 지역 문화공간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품게 됐습니다. 그게 시호재의 시작입니다.” ―고 이타미 준과는 어떤 인연입니까. “대구에서 태어나 야구로 유명한 칠성초등학교, 대구중학교, 대구상고(현재의 대구상원고)에서 야구를 했어요. 4번 타자이면서 포수였습니다. 이만수, 양준혁이 제가 아끼는 후배들이죠. 학창 시절 운동을 했지만 오래전부터 건축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이타미 준 선생님의 건축세계를 동경하다가 우연찮게 만나 오랫동안 인연을 맺었습니다.” ―야구를 하다가 어떻게 사업가로 변신한 겁니까.“제 자랑 같지만 1966년 이영민 타격상을 받았습니다(대한민국 야구의 원조 ‘레전드’인 고 이영민 선수(1905∼1953)를 기리는 이영민 타격상은 1958년부터 지금까지 고교 최고 타자를 뽑는 유서 깊은 상이다). 당시엔 프로 리그가 없어 졸업 후 제일은행 야구선수로 활동했는데 부상을 당해 전문 은행원으로 일하게 됐어요. 1989년 지인들의 권유로 동양산업을 창업해 36년째 국내 제조업에 자긍심으로 임하고 있습니다.” ―은행원으로 일하는 게 힘들지는 않았나요. “운동선수가 은행원이 됐으니 처음엔 어마어마한 고통이 따랐죠. 밤잠을 설쳐가며 그야말로 야구 하듯 노력해 30대에는 단자(短資)회사 임원에도 올랐습니다.” ―LG전자 협력사 모임 ‘협력회’ 회장을 20여 년간 맡으셨는데요. 사업은 어떤 일입니까. “동양산업이 모태인 탑런토탈솔루션은 자동차 전장사업과 디스플레이 사업이 핵심 사업입니다. 한국을 비롯해 중국, 베트남 등 세계 6개국에 법인을 두고 있어요. 지난달 코스닥에 상장했고 향후 소재·부품·장비 분야의 견실한 중견기업으로 거듭 태어나기 위해 경기 성남시 판교에 있는 연구개발(R&D)센터를 확장했습니다.” ―야구, 사업, 정원에 서로 비슷한 점이 있습니까. “‘노력은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는 평범한 사실입니다. 저는 운동할 때 남들보다 더 많은 연습을 했고 사업에는 정열을 쏟아부었습니다. 시호재를 구상할 때에도 수많은 사례를 벤치마킹하면서 제 생각을 접목했어요. 이제 사업은 아들(박영근 부회장)에게 대부분 위임하고 중요한 의사결정에만 참여하고 있습니다.” ―시호재에 만족합니까. “산맥이 지닌 능선의 흐름을 거스르고 싶지 않았습니다. 건축을 매개로 대지에는 찬가를, 방문객에게는 환대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유 소장의 자연 친화 건축과 김 조경가의 친환경 조경이 잘 어우러졌습니다. 늘 완벽한 정원보다는 계절에 따라 숨죽였다가 다시 약동하듯 생기를 품는 자연스러운 정원을 원했기에 대만족입니다.” 정원을 조성한 김 대표의 설명도 다르지 않다. “시호재는 건축과 주변 자연이 혼연일체된 곳이에요. 그래서 정원을 자연과 연결하는 데 주력했어요.”박 회장은 시호재를 지을 때 딱 한 가지만 부탁했다고 한다. 게스트하우스 각 공간에 작은 중정(中庭·안뜰)을 넣는 것이었다. 일본 등을 여행할 때 중정이 주는 위로의 힘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자녀와 손주들이 찾아올 때 묵을 수 있도록 지은 게스트하우스를 평소에는 시간제로 일반에게 대여한다. 중정을 바라보며 고요하게 마음을 다잡기를 바라는 것이다. ―시호재가 인생 2막입니까. “인생 2막이라기보다는 작은 출발입니다. 제가 시호재를 어떤 마음과 자세로 대하느냐가 시호재를 찾는 분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될 것이기에 매 순간 최선을 다하려고 합니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창조적으로 변신해 나가는 삶이야말로 매력적인 인생이 아닐까요.” ―시호재에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어떤 점입니까. “주변의 지역성을 살리고 우리 삶과 어우러지기를 바랐습니다. 뒤로 우뚝 솟은 산과 멀리 보이는 강을 시호재가 유려한 곡선미와 정원으로 연결합니다. 굽어진 긴 담을 따라 시호재에 들어서면 오롯이 쉼에 몰입해 마음이 편안해졌으면 합니다.” ―시호재를 통해 어떤 꿈을 이루고 싶습니까. “우리나라는 문화예술 분야도 수도권에 집중되는 현상이 두드러집니다. 지역사회에도 전국을 대표하는 문화공간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자주 해왔습니다. 방문객들이 이곳에서 예술적 감성과 위로를 얻는다면 그게 저의 오랜 꿈을 이루는 겁니다.”칠곡=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경북 칠곡군의 복합문화공간 ‘시호재’에 가 보면 세 번 놀란다. 수려한 팔공산 산세에, 산이 품는 멋스러운 건축과 정원에, 그 공간을 즐기는 사람들의 행복한 표정에…. 자연과 인간이 만난 시호재는 지난해 9월 문을 연 이래 알음알음 입소문을 타고 ‘전국구 핫플’이 됐다.시호재는 국내 건축과 조경 전문가들의 작품이다. 재일교포 출신의 세계적 건축가 고(故) 이타미 준(한국명 유동룡·1937~2011)의 장녀인 유이화 건축가(ITM 유이화 건축사사무소 소장·50)와 조경회사 ‘더가든’의 김봉찬 대표(59)다. 시호재는 최근 ‘독일디자인어워드 2025’와 한국건축가협회 건축상을 받았다. 이런 ‘어벤저스’ 팀은 어떻게 꾸려진 걸까. 그 중심에는 건축주 박용해 탑런토탈솔루션 회장(75)이 있다. 고교야구 최고 타격왕에게 주는 이영민 타격상을 받은 박 회장은 불의의 부상으로 야구선수 생활을 접고 은행원으로 변신한 뒤 1989년 동양산업을 창업해 연 매출 5000억 원이 넘는 그룹으로 키워왔다. 예술과 건축에 대한 관심이 많아 이타미 준과 친분을 쌓으면서 알아 온 유이화 소장에게 시호재 건축을 의뢰했고, 유 소장은 제주 비오토피아 등을 함께 작업했던 김봉찬 대표를 박 회장에게 추천했다. 유 소장은 말한다. “훌륭한 건축물은 훌륭한 건축주가 있어야 탄생할 수 있어요. 박 회장님은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무한신뢰를 보내 주셨어요. 평소 최선을 다하는 예술가들을 끝까지 응원하시는 것처럼요. 그래서 시호재가 팔공산의 사계절을 담아내는 자연의 조연으로 완성된 것 같아요. 아버지가 설계한 제주 포도호텔과 방주교회처럼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사람들이 찾아와 마음의 쉼을 찾는 장소가 됐으면 좋겠어요.” ‘시간을 향해 쏘는 활’이란 뜻의 시호재(時弧齋)는 대지면적 3824㎡, 건축면적 928.9㎡ 규모에 지하 1층 지상 2층의 건물 세 동이 활 모양처럼 휘어 연결돼 있다. 시위를 떠난 화살처럼 지금껏 쉼 없이 인생의 여정을 날아왔기에 다시금 방향을 찾아 겨누는 동안 여유를 갖기 원한다는 뜻을 담았다. 산자락이 포근하게 감싼 분지에 건축주가 머무는 독채가 있고 동서 방향으로 날개처럼 별채가 있다. 동쪽은 게스트하우스, 서쪽은 갤러리 겸 카페다. 정원이 먼저인지 건축물이 먼저인지 분간할 수 없다. 마치 본래부터 있던 정원처럼 나무와 풀들이 바람결 따라 흔들린다. 카페에서 정원을 여유롭게 감상하는 사람들을 보면 칠곡에 이런 수준 높은 공간이 있다는 게 소중하다. 박 회장 이야기를 들어보았다.―시호재는 언제 구상해 짓게 됐습니까.“사내 연수원이 필요해 2000년대 초반 칠곡의 폐교를 구입해 ‘블루닷(BLUE-DOT)’이라는 시설을 지었습니다. 전시회와 야외 결혼식 등 지역 주민을 위한 문화공간으로도 활용하고 있죠. 코로나19 때 그 옆에 작은 집을 사서 지내면서 좀 더 수준 높은 지역 문화공간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품게 됐습니다. 그게 시호재의 시작입니다.” ―고 이타미 준과는 어떤 인연입니까.“대구에서 태어나 야구로 유명한 칠성초등학교, 대구중학교, 대구상고(현재의 대구상원고)에서 야구를 했어요. 4번 타자이면서 포수였습니다. 이만수, 양준혁이 제가 아끼는 후배들이죠. 학창시절 운동을 했지만 오래전부터 건축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이타미 준 선생님의 건축세계를 동경하다가 우연찮게 만나 오랫동안 인연을 맺었습니다.”―야구를 하다가 어떻게 사업가로 변신한 겁니까.“제 자랑 같지만 1966년 이영민타격상을 받았습니다(대한민국 야구의 원조 ‘레전드’인 고 이영민 선수(1905~1953)를 기리는 이영민 타격상은 1958년부터 지금까지 고교 최고 타자를 뽑는 유서 깊은 상이다). 당시엔 프로리그가 없어 졸업 후 제일은행 야구선수로 활동했는데 부상을 당해 전문 은행원으로 일하게 됐어요. 1989년 지인들의 권유로 동양산업을 창업해 36년째 국내 제조업에 자긍심으로 임하고 있습니다.”―은행원으로 일하는 게 힘들지는 않았나요.“운동선수가 은행원이 됐으니 처음엔 어마어마한 고통이 따랐죠. 밤잠을 설쳐가며 그야말로 야구 하듯 노력해 30대에는 단자(短資)회사 임원에도 올랐습니다.”―LG전자 협력사 모임 ‘협력회’ 회장을 20여 년 맡으셨는데요. 사업은 어떤 일입니까.“동양산업이 모태인 탑런토탈솔루션은 자동차 전장사업과 디스플레이 사업이 핵심 사업입니다. 한국을 비롯해 중국, 베트남 등 세계 6개국에 법인을 두고 있어요. 지난달 코스닥 상장했고 향후 소재·부품·장비 분야의 견실한 중견기업으로 거듭 태어나기 위해 경기 판교에 연구개발(R&D)센터를 확장했습니다.”―야구, 사업, 정원에 서로 비슷한 점이 있습니까.“‘노력은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는 평범한 사실입니다. 저는 운동할 때 남들보다 더 많은 연습을 했고 사업에는 정열을 쏟아부었습니다. 시호재를 구상할 때에도 수많은 사례를 벤치마킹하면서 제 생각을 접목했어요. 이제 사업은 아들(박영근 부회장)에게 대부분 위임하고 중요한 의사결정에만 참여하고 있습니다.”―시호재에 만족합니까.“산맥이 지닌 능선의 흐름을 거스르고 싶지 않았습니다. 건축을 매개로 대지에는 찬가를, 방문객에게는 환대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유이화 소장의 자연 친화 건축과 김봉찬 조경가의 친환경 조경이 잘 어우러졌습니다. 늘 완벽한 정원보다는 계절에 따라 숨죽였다가 다시 약동하듯 생기를 품는 자연스러운 정원을 원했기에 대만족입니다.”정원을 조성한 김봉찬 대표의 설명도 다르지 않다. “시호재는 건축과 주변 자연이 혼연일체된 곳이에요. 그래서 정원을 자연과 연결하는 데 주력했어요.”박 회장은 시호재를 지을 때 딱 한 가지만 부탁했다고 한다. 게스트하우스 각 공간에 작은 중정(中庭·안뜰)을 넣는 것이었다. 일본 등을 여행할 때 중정이 주는 위로의 힘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자녀와 손주들이 찾아올 때 묵을 수 있도록 지은 게스트하우스를 평소에는 시간제로 일반에게 대여한다. 중정을 바라보며 고요하게 마음을 다잡기를 바라는 것이다.―시호재가 인생 2막입니까.“인생 2막이라기보다는 작은 출발입니다. 제가 시호재에 어떤 마음과 자세로 대하느냐가 시호재를 찾는 분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될 것이기에 매 순간 최선을 다하려고 합니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창조적으로 변신해 나가는 삶이야말로 매력적인 인생이 아닐까요.”―시호재에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어떤 점입니까.“주변의 지역성을 살리고 우리 삶과 어우러지기를 바랐습니다. 뒤로 우뚝 솟은 산과 멀리 보이는 강을 시호재가 유려한 곡선미와 정원으로 연결합니다. 굽어진 긴 담을 따라 시호재에 들어서면 오롯이 쉼에 몰입해 마음이 편안해졌으면 합니다.” ―시호재를 통해 어떤 꿈을 이루고 싶습니까.“우리나라는 문화예술 분야도 수도권에 집중되는 현상이 두드러집니다. 지역사회에도 전국을 대표하는 문화공간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자주 해왔습니다. 방문객들이 이곳에서 예술적 감성과 위로를 얻는다면 그게 저의 오랜 꿈을 이루는 겁니다.”칠곡=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서울신라호텔이 최근 프랑스 파리 외무성 관저에서 열린 ‘라 리스트 2025(La Liste 2025)’ 공식 행사에서 전세계 유명 셰프들을 대상으로 한식을 알렸다. 한국, 프랑스, 일본, 중국 등 4개 팀만이 각국의 고유한 미식 문화를 알릴 기회를 얻은 이 자리에서 이 호텔 한식당 ‘라연’ 셰프들은 독창적인 한식 카나페 6종을 선보였다.라연의 대표 메뉴인 구절판과 갈비를 비롯해 감태 메밀칩, 전복 김치, 약과, 전복잣쌈 등 한국 전통 요리를 현대적으로 새롭게 구성한 6종이다. 한국 전통 식자재를 활용해 궁중요리를 재해석하는 등 한국의 맛과 멋을 살리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는 설명이다.라연, ‘라 리스트 2025’에서 6회 연속 TOP200이번 행사는 프랑스 정부가 주관하는 세계적 미식 가이드 ‘라 리스트 2025’가 전 세계 레스토랑 순위를 발표하는 자리였다. 서울신라호텔의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들은 우수한 성적으로 이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한식당 ‘라연’은 한국 레스토랑 중 가장 높은 점수인 96점을 획득하며 전세계 TOP 200 레스토랑으로 선정됐다. 라연은 2018년 ‘라 리스트’ TOP 200에 오른 이후 지금까지 6회 연속 TOP 200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이 호텔의 프렌치 레스토랑 ‘콘티넨탈’과 일식당 ‘아리아께’도 6회 연속, 중식당 ‘팔선’은 3회 연속 TOP 1000 레스토랑에 각각 이름을 올렸다.‘라 리스트’는 2015년부터 매년 전세계 1000대 레스토랑을 선정해 발표하고 있다. 1000대 레스토랑은 트립어드바이저 등 온라인 관광·미식 사이트와 뉴욕타임스, 미쉐린 가이드 등 전세계 유명 레스토랑 관련 리뷰, 전세계 요식업자 설문 등 다양한 정보를 취합해 결정된다.‘라 리스트 2025’에는 서울신라호텔 ‘라연’, ‘콘티넨탈’, ‘아리아께’, ‘팔선’을 포함해 총 35개 한국 레스토랑이 TOP 1000에 올랐다.서울신라호텔 한식당 라연은 한국인의 식습관과 정서, 인문학적 특징을 깊이 반영해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메뉴를 선보이며 한식 파인 다이닝의 장르를 개척한 곳으로 평가받는다. 조상들의 경험과 자연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요리는 라연만의 철학과 미식을 담아낸다고 한다. ‘셰프만의 이야기’가 담긴 메뉴 카드는 요리의 개발 배경 등 셰프들의 스토리텔링을 담아 장인정신을 강조한다. 또 한국의 농업 유산을 계승하기 위해 맛과 향이 특별한 벼 3종을 셰프가 직접 선별해 솥밥으로 제공함으로써 역사와 가치를 고객들에게 설명한다.서울신라호텔 파인 다이닝 식당들이 호텔 콘티넨탈은 서울 도심을 전망으로 정통 프랑스 요리를 선보인다. 특히 레스토랑 내 ‘라무르 105(L’amour 105)’ 테이블은 환상적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는 자리로 프로포즈 명소로 널리 알려져 있다.프로포즈를 준비하는 고객들을 위해 전용 상품과 함께 1:1 컨시어지 서비스를 제공한다. 테이블 세팅과 꽃 박스는 물론 소중한 순간을 빛내줄 맞춤형 플랜을 제안한다. 생일이나 기념일에 방문하는 고객들에게는 레터링 서비스와 함께 미니 케이크도 제공한다. 중식당 ‘팔선’은 전통 광동식 중식 레스토랑으로 올 겨울 코스 메뉴에는 북경오리에 캐비어를 화룡점정으로 올리는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서세욱 화백 등 유명 작가들의 작품들이 다수 전시돼 있어 미술품 애호가들이 많이 찾는다. 일식당 ‘아리아께’는 일본의 스시 명가인 ’기요다 스시’의 기법을 전수받아 국내 최초로 숙성 스시를 소개한 곳이다. 이번 시즌에는 고객 선호도가 높은 스시를 중심으로 가이세키 코스를 내놓았다. 소믈리에 컬렉션 와인과 사케를 곁들이면 한층 더 풍부한 맛을 즐길 수 있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서울 한복판에서 프랑스 벨 에포크 시대로 시공간을 이동한 듯한 특별한 웨딩이 가능하다. 레스케이프가 새롭게 선보인 부티크 웨딩상품을 통해서다.레스케이프의 부티크 웨딩은 도심에서 프랑스의 우아함과 로맨틱한 분위기를 경험할 수 있도록 연출된 최대 50명 규모의 럭셔리 스몰 웨딩이다. 꽃 연출부터 메뉴, 피로연까지 고객 맞춤형 웨딩 스타일이 가능하다.레스케이프는 2018년 프랑스 정부로부터 레종도뇌르 훈장을 받은 인테리어 전문가 자크 가르시아가 설계한 부티크 호텔이다. 이 호텔에서 제안하는 웨딩 장소는 이벤트 룸, 라이브러리, 라망 시크레 세 곳으로 레드, 화이트, 그린의 세 가지 컬러 콘셉트 중 색상을 선택해 꽃장식과 식기 등을 세밀하게 연출할 수 있다. 프렌치 스타일 패턴이 돋보이는 이벤트 룸은 온실 창문과 매다는 꽃 장식이 어우러져 유럽의 화려한 궁중 저택 속 온실 화원을 연상케 한다. 테라스 공간이 있어 야외 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프랑스식 정원으로 꾸며진 야외 테라스 공간은 하객들을 위한 프라이빗 가든 파티를 위해 사용될 수 있다.호텔 7층에 위치한 라이브러리는 프라이빗한 웨딩에 최적화된 공간이라는 설명이다. 고풍스러운 파리의 살롱과 서재에서 영감을 받아 설계된 이 공간은 파리에서 직접 공수한 1400여권의 고서들로 채워져 있다.6층에서 시작되는 나선형 계단을 신부 입장 통로로 활용해 드라마틱한 분위기가 연출된다. 풍성한 꽃 장식은 공간의 아름다움을 극대화한다.호텔 최상층에 위치한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 ‘라망 시크레’에서는 식사와 웨딩을 결합해 프라이빗한 웨딩을 일요일과 월요일에 한해 진행할 수 있다. 4년 연속 미쉐린 1스타를 수상한 컨템포러리 다이닝인 라망 시크레는 ‘비밀스러운 러브 스토리’라는 이름처럼 화려한 테이블 꽃장식과 고급스러운 붉은 컬러, 프라이빗한 느낌을 주는 인테리어로 로맨틱하고 세련된 분위기를 자아낸다. 레스케이프의 웨딩에서는 호텔 바인 ‘마크 다모르’에서 피로연 파티를 진행할 수 있다. 월드 클래스 헤드 바텐더가 제조한 칵테일과 핑거 푸드가 준비되며, 전용 DJ가 파티 분위기를 더한다. 웨딩 메뉴는 미쉐린 가이드 레스토랑의 헤드 쉐프들이 선보이는 양식, 중식 등으로 옵션이 다양하다.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호텔은 낭만의 장소다. 반짝이는 장식과 조명이 연말 무드를 더한다. 올 한 해 수고한 스스로에게 토닥토닥해본다. 가족, 친구와 따뜻한 추억을 남길 수 있는 호텔들의 크리스마스 장식을 소개한다. 》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서울 남산에 위치한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은 손정민 작가와 협업해 호텔 곳곳을 화사한 조명과 일러스트로 물들였다. ‘도심 속 자연과 예술의 만남’이 주제다. 호텔 입구에 들어서면 나무 전체를 감싸는 은하수 조명, 금색과 빨강의 장식이 방문객을 맞는다. 이 호텔 대표 레스토랑인 ‘페스타 바이 민구’의 야외 정원에는 빨간 새집을 모티브로 꾸민 아름다운 숲속 풍경을 담은 포토존을 마련했다. 클럽동 로비에 위치한 반얀트리 갤러리에서는 손 작가의 일러스트레이션이 담긴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과 엽서를 만나볼 수 있다. 포시즌스 호텔 서울포시즌스 호텔 서울은 스위스 하이엔드 시계 브랜드 ‘위블로(Hublot)’와 협업해 ‘스파클 앤 글로우 페스티브(Sparkle and Glow Festive)’ 테마로 2025년 1월 14일까지 특별한 장식을 선보인다. 위블로의 철학인 ‘아트 오브 퓨전’을 반영해 세계적 플로리스트 니콜라이 버그만이 흰색 카네이션과 수국, 반짝이는 은색 장식이 어우러진 포토존을 마련했다. 호텔의 ‘찰스 H’ 바에서는 위블로에서 영감을 받은 두 가지 특별 칵테일을 선보인다. 파크 하얏트 서울파크 하얏트 서울은 이 호텔의 시그니처 마스코트 곰인형 ‘파커(Parker)’가 크리스마스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등장했다.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담아낸 빨간 니트 스웨터와 체크 머플러를 착용해 따뜻하고 사랑스러움을 표현했다. 파커는 크리스마스를 기념하는 특별한 선물로 24∼25일 투숙하는 고객들에게 무료로 제공된다. 호텔 장식은 겨울 동화 속 크리스마스 마을에 온 듯한 느낌을 연출했다. 워커힐 호텔앤리조트워커힐 호텔앤리조트는 올해 처음으로 야외 피크닉 공간 ‘포레스트 파크’에 대형 트리를 조성했다. 아차산을 배경으로 한 포레스트 파크의 탁 트인 풍경과 어우러져 특별한 겨울 분위기를 연출한다. 워커힐은 이를 기념해 트리와 함께 낭만적인 겨울을 즐길 수 있는 패키지 ‘원터 포레스트’와 ‘스노우 포레스트’를 선보였다. 대형 트리 앞 사진 촬영 및 인화 서비스와 포레스트 파크 모닥불 앞에서 즐길 수 있는 ‘홀리데이 스낵박스’가 포함된다.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빛의 도시’라 불리던 프랑스 파리에서 영감을 받아 ‘캔들 리추얼’ 콘셉트로 밝게 빛나는 홀리데이를 연출하였다. 포토 스팟인 1층의 웰컴 로비는 파리의 풍경을 재현했다. 금색과 흰색으로 빛나는 트리와 양초, 샹들리에와 함께 웰컴 로비에 전시된 황란 작가의 작품 ‘숭고한 아름다움’도 황금빛으로 새롭게 단장했다. 호텔 나루 서울호텔 나루 서울은 한강의 윤슬과 금빛 석양에서 영감을 얻은 ‘뤼미에르 드 나루 (Lumire de Naru)’ 포토존과 크리스마스 위시트리를 조성했다. 밤섬과 한강의 탁 트인 전망을 자랑하는 20층 로비에는 금색과 흰색이 조화를 이루는 크리스마스 트리와 지름 2.1m의 대형 원형 크리스탈 포토존을 마련했다. G층 로비에는 호텔 방문객들이 작성한 위시카드로 장식한 크리스마스 위시트리를 설치했다. 이랜드파크 켄싱턴호텔 여의도켄싱턴호텔 여의도는 켄싱턴호텔앤리조트의 대표 PB상품인 ‘켄싱턴 시그니처 베어’ 시리즈 중 ‘도어맨 베어’를 오너먼트로 장식한 크리스마스 트리를 만들었다. 이번 크리스마스 트리는 ‘꿈속에서 그리던 마법의 호텔’ 콘셉트로 도어맨 베어 곰인형과 키링을 장식으로 활용해 동화 속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연출했다.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세상이 혼란하다. 정원은 소음 속 고요라고 했던가. 전남 담양군 소쇄원 입구의 대숲을 지나는데 청량한 바람이 불었다. 하지만 난데없는 활극이 국민에게 안겨준 충격은 컸다.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별서정원인 소쇄원에 들어섰다고 해서 불안감이 일순간 사라지지는 않았다. “황지해 작가와 소쇄원을 거닐면서 정원 얘기를 들어보는 건 어떠세요?” 7일 소쇄원을 찾은 건 최근 미국 뉴욕한국문화원의 한국정원 조성을 도운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 측의 제안에서 비롯됐다. 지난해 세계적 정원박람회인 ‘영국 첼시 플라워 쇼’에서 지리산 약초군락지를 정원으로 연출해 금상을 받은 황지해 작가(48)가 올해 10월 뉴욕한국문화원에 소쇄원 애양단(愛陽壇)을 재현한 정원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폭설로 한 번 미룬 소쇄원 방문을 더는 미룰 수 없었다. 철도 파업, 비상계엄 선포 및 해제의 혼란 속에서 새벽 기차에 몸을 실었다. 공교롭게도 1차 탄핵소추안 표결과 소설가 한강의 노벨 문학상 수상 기념 강연이 예정된 날이었다. 광주송정역에 내려 황 작가의 ‘지프 랭글러’에 올라타 함께 소쇄원으로 향했다. 그는 “소쇄원은 이렇게 조바심 안고 찾아올 곳이 아닌데요. 나중에 편한 마음으로 꼭 다시 오세요”라고 했다. 그는 전남 곡성에서 태어나 광주에서 자랐다. 환경미술을 전공한 뒤 국내 조경 현장에서 일하다가 영국에 가자마자 첼시 플라워 쇼에서 2011, 2012년 연속 수상했다. 그는 “학창 시절 다니던 화실이 광주동부경찰서 앞이라 늘 최루탄 때문에 눈물을 흘렸다”며 “지금도 머리가 복잡할 때 모든 걸 내려놓으러 가는 곳이 소쇄원”이라고 했다.● “공정하게 햇살을 누리는 곳”시절이 하수상해도 소쇄원에는 따뜻한 볕이 내리쬐고 있었다. 특히 애양단은 소쇄원에서도 볕이 특별히 좋은 자리에 놓인 2.7m 높이 담장이다. 하늘과 소통하며 따뜻한 세상을 바라는 마음을 담은 이 담장 사이로 제비꽃과 고사리가 핀다. 황 작가가 말했다. “빗물은 미네랄이 풍부해 식물에 좋은 영양제예요. 빗물이 스며드는 흙담장이 식물과 곤충을 먹여 살리죠. 담장 자체는 인간이 의도해 만들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생명체들이 어우러지는 의도하지 않은 예술이 됐어요.” 애양단 앞에는 종손들이 심은 동백나무도 있다. 정유재란 때 불타 소실되기 전의 소쇄원 모습을 담은 1755년 목판 제작본 소쇄원도(瀟灑園圖)를 참고해 심었다. 소쇄원은 조선의 문신 소쇄공 양산보(1503∼1557)가 열일곱 되던 해 스승 조광조의 몰락을 목격하고 낙향해 조성한 한국 별서정원의 정수다. 별서(別墅)는 집과 떨어진 곳에 별도로 만든 거처라는 뜻이다. 양산보 당대뿐 아니라 이후에도 송순, 김인후, 김윤제 등 문인들이 찾아와 교유했다. 15대 종손 양재혁 소쇄원장(56)에게서 들어보니 양산보가 중시한 ‘애양(愛陽)’은 세상의 모든 사람이 공정한 햇살을 누린다는 뜻과 함께 부모를 따뜻하게 봉양하는 효심과도 연결돼 있었다. “소쇄공(양산보)이 볕이 따뜻한 애양단에서 촘촘한 참빗으로 노모의 머리를 빗어 이를 잡아 드렸어요.”● 뉴욕에 재현된 소쇄원 애양단올해 3월 뉴욕 맨해튼 32번가로 이전한 뉴욕한국문화원은 10월엔 2층 전시실의 야외 테라스에 애양단을 설치해 공개했다. 올해 초 미국을 방문한 김영록 전남도지사가 김천수 뉴욕한국문화원장을 만났을 때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를 성공시킨 전남의 정원을 뉴욕에 조성해 달라”는 부탁을 받은 게 시작이었다. 이 한국정원의 명칭은 ‘애양단: 태양을 사랑하는 단(壇)-1만1000km’이다. 가로 16.5m, 세로 6m 공간(약 99㎡)을 소쇄원의 원림적 특성으로 꾸몄다. 전통 기와로 애양단의 흙담장을 재현하고 씨앗독과 우물, 석등 등으로 한국인의 삶을 녹여냈다. 한국 특산식물인 노각나무와 미스김라일락을 비롯해 선비의 청렴을 상징하는 배롱나무, 만병초, 치자나무, 꽃댕강나무 등 한국의 산야에 자생하는 식물들을 미국 현지에서 힘겹게 구해 심었다. 문화원 담장의 표지석은 소쇄원 애양단 글씨를 그대로 본떴다. 황 작가가 소쇄원 애양단 앞에 서서 말했다. “여기 담장에 핀 고사리가 뉴욕 담장에 심은 고사리의 엄마인 셈이죠. 애양단 담장 길이는 20m도 안 되지만 이곳으로부터 뉴욕한국문화원 담장까지 거리는 1만1000km예요. 세상에서 가장 긴 생태 담장이죠. 버나큘러(vernacular·토착의) 관점에서 접근한 초현실주의 정원이라고 할까요.”● 한국 별서정원의 아름다움소쇄원은 초행이 아니었다. 그런데 이번에야 제월당 앞마당에 놓인 돌들을 인식하게 됐다. 뾰족한 산의 모형 같은 돌도 있고, 옛 선비들이 딛고 올라서 하늘의 별을 관찰했다는 평평한 돌도 있다. 정원은 만드는 사람의 의중만큼 감상하는 사람의 미적 관심과 태도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제월당 마루에 앉으니 어느새 구름이 가려 달처럼 빛의 결이 은은해진 해를 직면할 수 있었다. 밤에는 이곳에서 달의 이동을 내내 지켜볼 수 있다고 한다. 마루에는 주먹 크기로 파인 부분도 있었다. 글을 쓸 때 붓을 물에 헹구는 용도로 사용했다고 하니 마루의 지형마저 일상에 활용한 지혜다. 소쇄원은 땅의 특질을 읽어내 기존 지형에 맞춰 공간과 구도를 적용했다. 계류는 자연스럽게 끌어들였다. 소쇄(瀟灑)는 맑을 소(瀟)에 뿌릴 쇄(灑)다. 당쟁과 사화로 세상이 시끄러울 때 선비들은 광풍각에 올라 온몸으로 물을 감각하며 마음의 상처를 닦았다. 기후 변화의 위기감은 소쇄원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봄에 피는 철쭉을 비롯해 홍매를 닮은 서부해당화도 12월에 피어 있었다. 오곡문 앞 우물 속에 핀 봉의꼬리, 담장에 핀 새박과 기와에 낀 이끼, 어릴 때 배가 아프면 우리네 할머니들이 빻아 준 질경이가 그래서 더욱 소중하다.황 작가가 가리켰다. “어머, 저기 길마가지가 폈어요. 이른 봄에 피는 보기 힘든 우리 야생화인데 운이 좋으시네요. 꼭 향을 맡아봐야 해요.” 이따금 언어의 한계를 느낄 때가 있다. 처음 만난 길마가지 향기가 그랬다. 맑다는 말로는 한참 부족한, 그 속에 내내 파묻히고 싶은 은은한 향기…. 나중에 서울로 돌아와서야 알았다. 소쇄원 길마가지 향기 속에 머무를 때 폭력적이고 고통스러운 세상에서 벗어나 잠시나마 시름을 내려놓았다는 것을…. 그날 밤 한강 소설가는 노벨 문학상 수상 소감을 밝혔다. “세계는 왜 이토록 폭력적이고 고통스러운가? 동시에 세계는 어떻게 이렇게 아름다운가?”<인근 별서정원>①환벽당=‘푸름을 사방에 가득 둘렀다’는 뜻으로 김윤제(1501∼1572)가 세운 정자. 나주 목사 등을 지낸 김윤제가 벼슬을 그만두고 후학을 가르치며 여생을 보냈다. 정철이 벼슬길에 나아가기까지 머무르며 공부했다고 한다. 송시열이 쓴 ‘환벽당’ 글씨가 있다.②취가정=임진왜란 때 조선 의병 총지휘관이었던 충장공 김덕령 장군(1568∼1596)의 혼을 위로하고 충정을 기리려고 후손들이 세운 정자. 6·25전쟁 때 불탔다가 1955년 재건했다. 정자 앞 빨간 단풍이 유독 곱다.글·사진 담양=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세상이 혼란하다. 정원은 소음 속 고요라고 했던가. 전남 담양군 소쇄원 입구의 대숲을 지나는데 청량한 바람이 불었다. 하지만 난데없는 활극이 국민에게 안겨준 충격은 컸다.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별서정원인 소쇄원에 들어섰다고 해서 불안감이 일순간 사라지지는 않았다.“황지해 작가와 소쇄원을 거닐면서 정원 얘기를 들어보는 건 어떠세요?” 7일 소쇄원을 찾은 건 최근 미국 뉴욕한국문화원의 한국정원 조성을 도운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 측의 제안에서 비롯됐다. 지난해 세계적 정원박람회인 ‘영국 첼시 플라워 쇼’에서 지리산 약초군락지를 정원으로 연출해 금상을 받은 황지해 작가(48)가 올해 10월 뉴욕한국문화원에 소쇄원 애양단(愛陽壇)을 재현한 정원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폭설로 한 번 미룬 소쇄원 방문을 더는 미룰 수 없었다. 철도 파업, 비상계엄 선포 및 해제의 혼란 속에서 새벽 기차에 몸을 실었다. 공교롭게도 1차 탄핵소추안 표결과 소설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기념 강연이 예정된 날이었다. 광주송정역에 내려 황 작가의 ‘지프 랭글러’에 올라타 함께 소쇄원으로 향했다. 그는 “소쇄원은 이렇게 조바심 안고 찾아올 곳이 아닌데요. 나중에 편한 마음으로 꼭 다시 오세요”라고 했다. 그는 전남 곡성에서 태어나 광주에서 자랐다. 환경미술을 전공한 뒤 국내 조경현장에서 일하다가 영국에 가자마자 첼시 플라워 쇼에서 2011, 2012년 연속 수상했다. 그는 “학창시절 다니던 화실이 광주 동부경찰서 앞이라 늘 최루탄 때문에 눈물을 흘렸다”며 “지금도 머리가 복잡할 때 모든 걸 내려놓으러 가는 곳이 소쇄원”이라고 했다. ●“공정하게 햇살을 누리는 곳”시절이 하수상해도 소쇄원에는 따뜻한 볕이 내리쬐고 있었다. 특히 애양단은 소쇄원에서도 볕이 특별히 좋은 자리에 놓인 2.7m 높이 담장이다. 하늘과 소통하며 따뜻한 세상을 바라는 마음을 담은 이 담장 사이로 제비꽃과 고사리가 핀다.황 작가가 말했다. “빗물은 미네랄이 풍부해 식물에게 좋은 영양제에요. 빗물이 스며드는 흙담장이 식물과 곤충을 먹여 살리죠. 담장 자체는 인간이 의도해 만들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생명체들이 어우러지는 의도하지 않은 예술이 됐어요.” 애양단 앞에는 종손들이 심은 동백나무도 있다. 정유재란 때 불타 소실되기 전의 소쇄원 모습을 담은 1755년 목판 제작본 소쇄원도(瀟灑園圖)를 참고해 심었다.소쇄원은 조선의 문신 소쇄공 양산보(1503~1557)가 열일곱 되던 해 스승 조광조의 몰락을 목격하고 낙향해 조성한 한국 별서정원의 정수다. 별서(別墅)는 집과 떨어진 곳에 별도로 만든 거처라는 뜻이다. 양산보 당대뿐 아니라 이후에도 송순, 김인후, 김윤제 등 문인들이 찾아와 교류했다.15대 종손 양재혁 소쇄원장(56)으로부터 들어보니 양산보가 중시한 ‘애양’(愛陽)은 세상의 모든 사람이 공정한 햇살을 누린다는 뜻과 함께 부모를 따뜻하게 봉양하는 효심과도 연결돼 있었다. “소쇄공(양산보)이 볕이 따뜻한 애양단에서 촘촘한 참빗으로 노모의 머리를 빗어 이를 잡아 드렸어요.”●뉴욕에 재현된 소쇄원 애양단올해 3월 뉴욕 맨해튼 32번가로 이전한 뉴욕한국문화원은 10월엔 2층 전시실의 야외 테라스에 애양단을 설치해 공개했다. 올해 초 미국을 방문한 김영록 전남지사가 김천수 뉴욕한국문화원장을 만났을 때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를 성공시킨 전남의 정원을 뉴욕에 조성해 달라”는 부탁을 받은 게 시작이었다.이 한국정원의 명칭은 ‘애양단: 태양을 사랑하는 단(壇)-1만1000km’이다. 가로 16.5m 세로 6m 공간(약 99㎡)을 소쇄원의 원림적 특성으로 꾸몄다. 전통 기와로 애양단의 흙담장을 재현하고 씨앗독과 우물, 석등 등으로 한국인의 삶을 녹여냈다. 한국 특산식물인 노각나무와 미스김라일락을 비롯해 선비의 청렴을 상징하는 배롱나무, 만병초, 치자나무, 꽃댕강나무 등 한국의 산야에 자생하는 식물들을 미국 현지에서 힘겹게 구해 심었다. 문화원 담장의 표지석은 소쇄원 애양단 글씨를 그대로 본땄다.황 작가가 소쇄원 애양단 앞에 서서 말했다. “여기 담장에 핀 고사리가 뉴욕 담장에 심은 고사리의 엄마인 셈이죠. 애양단 담장 길이는 20m도 안 되지만 이곳으로부터 뉴욕한국문화원 담장까지 거리는 1만1000km예요. 세상에서 가장 긴 생태 담장이죠. 버나큘러(vernacular·토착의) 관점에서 접근한 초현실주의 정원이라고 할까요.”●한국 별서정원의 아름다움소쇄원은 초행이 아니었다. 그런데 이번에야 제월당 앞마당에 놓인 돌들을 인식하게 됐다. 뾰족한 산의 모형 같은 돌도 있고, 옛 선비들이 딛고 올라서 하늘의 별을 관찰했다는 평평한 돌도 있다. 정원은 만드는 사람의 의중만큼 감상하는 사람의 미적 관심과 태도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제월당 마루에 앉으니 어느새 구름이 가려 달처럼 빛의 결이 은은해진 해를 직면할 수 있었다. 밤에는 이곳에서 달의 이동을 내내 지켜볼 수 있다고 한다. 마루에는 주먹 크기로 패인 부분도 있었다. 글을 쓸 때 붓을 물에 헹구는 용도로 사용했다고 하니 마루의 지형마저 일상에 활용한 지혜다. 소쇄원은 땅의 특질을 읽어내 기존 지형에 맞춰 공간과 구도를 적용했다. 계류는 자연스럽게 끌어들였다. 소쇄(瀟灑)는 맑을 소(瀟)에 뿌릴 쇄(灑)다. 당쟁과 사화로 세상이 시끄러울 때 선비들은 광풍각에 올라 온몸으로 물을 감각하며 마음의 상처를 닦았다.기후변화의 위기감은 소쇄원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봄에 피는 철쭉을 비롯해 홍매를 닮은 서부해당화도 12월에 피어 있었다. 오곡문 앞 우물 속에 핀 봉의꼬리, 담장에 핀 새박과 기와에 낀 이끼, 어릴 때 배가 아프면 우리네 할머니들이 빻아 준 질경이가 그래서 더욱 소중하다.황 작가가 가리켰다. “어머, 저기 길마가지가 폈어요. 이른 봄에 피는 보기 힘든 우리 야생화인데 운이 좋으시네요. 꼭 향을 맡아봐야 해요” 이따금 언어의 한계를 느낄 때가 있다. 처음 만난 길마가지 향기가 그랬다. 맑다는 말로는 한참 부족한, 그 속에 내내 파묻히고 싶은 은은한 향기…. 나중에 서울로 돌아와서야 알았다. 소쇄원 길마가지 향기 속에 머무를 때 폭력적이고 고통스러운 세상에서 벗어나 잠시나마 시름을 내려놓았다는 것을…. 그날 밤 한강 소설가는 노벨문학상 수상 소감을 밝혔다. “세계는 왜 이토록 폭력적이고 고통스러운가? 동시에 세계는 어떻게 이렇게 아름다운가?”<인근 별서정원>①환벽당‘푸름을 사방에 가득 둘렀다’는 뜻으로 김윤제(1501~1572)가 세운 정자. 나주 목사 등을 지낸 김윤제가 벼슬을 그만두고 후학을 가르치며 여생을 보냈다. 정철이 벼슬길에 나아가기까지 머무르며 공부했다고 한다. 송시열이 쓴 ‘환벽당’ 글씨가 있다. ②취가정임진왜란 때 조선 의병 총지휘관이었던 충장공 김덕령(1568~1596) 장군의 혼을 위로하고 충정을 기리려고 후손들이 세운 정자. 한국전쟁 때 불탔다가 1955년 재건했다. 정자 앞 빨간 단풍이 유독 곱다.담양=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베스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 코웨이(대표 서장원)가 국내 주요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1위를 석권하며 서비스 품질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특히 올해 고객만족도 조사 정수기 부문에서 6관왕을 달성하며 정수기 원조 기업의 저력을 입증했다. 코웨이는 올해 △한국산업의 구매안심지수(KPEI) △한국산업의 브랜드파워(K-BPI) △국가브랜드경쟁력지수(NBCI) △국가고객만족도(NCSI) △한국산업의 고객만족도(KCSI) △한국서비스품질지수 (KS-SQI) 등 6개의 올해 국내 주요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코웨이는 정수기 대표 제품인 아이콘 시리즈의 우수한 제품력과 렌탈 케어 서비스 전문성과을 바탕으로 소비자 요구를 충족시키고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한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코웨이 아이콘 시리즈는 누적 판매량 100만 대를 넘어선 베스트셀러 제품으로 기술력과 위생성, 혁신적 디자인으로 정수기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내놓은 ‘2024년형 코웨이 아이콘 얼음정수기’는 얼음정수기 최초로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온수 온도와 출수 용량, 얼음 크기까지 제어 가능한 사용자 맞춤 기능을 탑재해 경쟁력을 인정받았다.코웨이는 정수기 위생에 대한 중요성이 대두됨에 따라 정수기 위생 전문가가 제공하는 ‘토탈케어서비스’ 운영과 ‘정수기 살균 키트’를 도입해 서비스 품질을 강화하는 등 체계적인 위생 서비스 확대로 최적의 케어 서비스를 제공한 점이 소비자들로부터 긍정적 반응을 얻었다.‘토탈케어서비스’는 정수기 제품 내부에 물이 흐르는 부품 △얼음트레이 △이너탱크 △입수파이프 △유로관 △추출부 등을 전체 교체하고 탱크 살균까지 체계적인 교육을 받은 정수기 위생 전문가 제공하는 코웨이만의 차별화된 서비스이다.코웨이만의 정수기 서비스 도구인 ‘정수기 살균 키트’는 정수기 방문 관리 시 사용하는 전문화된 서비스 키트로 정수기용 필터와 살균발생모듈이 탑재됐다. 살균 인증인 S마크까지 획득한 정수기 살균 키트는 정수된 깨끗한 물로 살균수를 만들어 정수기 내부 탱크와 유로를 살균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최근에는 해당 키트를 새로 리뉴얼하여 내구성을 높이고 고객들이 살균 서비스를 쉽게 인지할 수 있도록 디자인을 개선했다.코웨이는 고객이 제품 관리 상태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안심 포토 서비스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탱크형 정수기를 사용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정수기 방문관리 서비스 후 정수기 내부 탱크 사진을 촬영하여 고객에게 전송해 주는 것이다. 이를 통해 고객이 제품의 관리 상태를 확인하고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어 소비자로부터 높은 신뢰를 얻고 있다.이밖에도 사용자가 직접 제품을 관리하는 자가관리 고객도 살균서비스를 포함한 코웨이 케어서비스 전문가의 방문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일회성 코디방문 케어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코웨이 관계자는 “코웨이는 고객 만족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언제나 고객의 입장에서 깊이 고민하고 새로운 고객 경험을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고객 중심의 차별화된 서비스와 혁신 제품으로 고객 신뢰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신세계그룹 패션 플랫폼 W컨셉이 올해 첫 도입한 ‘더블유위크’가 브랜드 성장을 돕는 대표 행사로 거듭나고 있다. 더블유위크는 여름과 겨울 블랙 프라이데이 시즌에 맞춰 두 번 진행하는 연례 행사다. 더블유위크가 연달아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입점 브랜드의 재고 소진과 매출 증대를 돕고 있다. W컨셉은 더블유위크가 브랜드 성장을 돕는 패션업계의 대표 행사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브랜딩해나간다는 계획이다.올해 6월 시작한 더블유위크는 ‘최대 규모, 최대 혜택’ 슬로건을 내세워 상하반기 각 1회씩 최대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골자였다. W컨셉은 여름나기를 준비하는 고객을 위해 오늘의 특가, 파격 릴레이 세일, 최대 90% 할인쿠폰 발급 이벤트 등 차별화된 혜택을 내세웠다.회사 측에 따르면 이행사는 첫날부터 흥행에 성공하면서 이틀만에 전년 대비 매출이 118% 늘었다. 이 기간 입점 브랜드인 시티브리즈, 루에브르 매출은 7배까지 늘었다. 시야쥬, 에트몽, 아워호프, 룩캐스트 등 브랜드 매출도 2배 이상 뛰면서 판매 호조를 보였다. 예상밖의 선전을 기록하면서 브랜드가 자발적으로 할인 기간을 늘리고, 품절된 상품도 재주문을 진행했다.그 결과, 전년 같은 기간보다 101% 매출이 늘어나고 입점 브랜드도 평균 두 배 이상의 매출 성장을 기록하면서 성황리에 끝났다. 고객의 높은 호응에 힘입어 이후 사흘간 ‘앵콜 세일’도 진행했다.2회차를 맞는 더블유위크는 일주일만에 이미 전년 행사 기록을 넘어서는 등 또 다시 신기록을 갱신했다. W컨셉은 이달 11일부터 20일까지 열흘간 진행한 ‘더블유위크’ 행사 매출이 전년 블랙프라이데이 대비 85%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전체 6000여 개 브랜드, 12만 개의 상품을 동원한 이번 행사는 온라인 뿐만 아니라 오프라인까지 참여해 올해 최대 규모로 선보였다.더블유위크 주요 프로모션에 참여한 860여 개 브랜드는 평균적으로 매출이 두 배 이상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드로우핏우먼, 로브로브, 르세지엠 등 신진 브랜드는 10배 이상의 신장세를 보였다. 아우터, 어그, 바라클라바 등 상품을 총동원해 겨울 시즌에 맞춘 다양한 상품을 구성한 점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W컨셉 관계자는 “브랜드별 장점을 살리고 더블유컨셉의 감도를 앞세운 차별화된 행사로 고객과 브랜드의 높은 호응을 이끌었다”며 “브랜드 매출과 연계한 전략을 통해 더블유위크를 매년 고객이 기다리는 차별화된 행사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객실 내 욕조에 몸을 담그고 은은한 향과 명상 카드로내면을 들여다볼 것인가. 반짝이는 아이스링크에서 연인의 손을 잡고 신나게 스케이트를 탈 것인가. 연말연시를 따뜻하고 특별하게 만들어줄 호텔 겨울 패키지들을 소개한다.》 조선팰리스 윈터 세레니티조선호텔앤리조트의 최상급 호텔 ‘조선 팰리스’가 ‘윈터 세레니티(Winter Serenity)’ 패키지를 2025년 2월 28일까지 선보인다. 패키지 예약 고객에게는 럭셔리 플라워 부티크 ‘격물공부’에서 선보이는 홀리데이&윈터 시즌 한정 상품인 ‘천연 인센스 박스’와 조선 팰리스의 ‘시그니처 다이어리’를 제공한다.격물공부의 ‘천연 인센스 박스’는 강원도에서 수확한 허브로 만든 ‘스머지 스틱’, 마음과 몸을 진정시키는 천연 인센스 ‘팔로산토’ 등으로 구성돼 자연의 깊은 향을 선사한다. 연말연시 선물 및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제격이다.‘그랜드 마스터스’ 및 ‘그랜드 마스터스 베이’ 객실을 예약할 경우, 투숙객 전용 라운지인 25층의 그랜드 리셉션에서 ‘시그니처 커피&쿠키 서비스’를 비롯해 객실에서 누리는 이브닝 서비스 ‘스테이 딜라이트’, 뷔페 레스토랑 ‘콘스탄스’에서의 2인 조식 혜택이 포함된다. 모든 투숙객은 26층 조선 웰니스 클럽(Josun Wellness Club)의 실내 수영장, 피트니스를 이용할 수 있다.그랜드하얏트서울호텔 윈터 온 아이스그랜드 하얏트 서울의 시그니처 객실 패키지 ‘윈터 온 아이스’가 올해에도 찾아왔다. 이번 시즌 패키지에는 객실 1박, 아이스링크 입장권과 스케이트 대여, 피트니스 센터 및 실내 수영장 이용, 더 테라스 조식 서비스가 포함됐다. 서울의 야경과 함께 남산 중턱에 펼쳐지는 아이스링크에서 스케이팅을 즐기며, 동화 속 한 장면 같은 겨울의 낭만을 만끽할 수 있다. 특히 올해는 호텔의 마스코트 ‘하이’가 연말 분위기를 더욱 화사하게 채워준다. 호텔 곳곳에 자리한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와 수많은 꼬마 전구들이 환상적인 장면을 연출한다. 2025년 3월 3일까지 예약 가능하며, 투숙 기간은 12월 1일부터 2025년 3월 3일까지다.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 마인드풀 스테이서울 남산에 위치한 도심 속 리조트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은 오감과 내면에 집중하며 한 해를 마무리할 수 있는 ‘마인드풀 스테이’ 패키지를 2025년 2월28일까지 선보인다.릴랙세이션 풀이 구비된 객실에서 1박, 그라넘 다이닝 라운지에서의 조식 2인, 실내 수영장 및 피트니스 무료 입장 2인 혜택, 반얀트리의 시그니처 타이 차마나드 향을 담은 친환경 글리세린 비누 1개, 웰니스 콘텐츠 브랜드 ‘마인드눅’의 사계절 명상 카드 등으로 구성됐다. 마인드눅의 사계절 명상 카드는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쉽게 마음챙김과 힐링을 경험할 수 있도록 개발된 명상 도구이다. 사계절 자연이 품은 순간의 아름다움과 힐링 에너지를 시각화했으며, 카드 내 포함된 QR을 통해 웰니스 영상과 사운드를 체험할 수 있다.웨스틴조선 부산 러블리 윈터웨스틴조선 부산이 소중한 사람과 포근하게 겨울을 보낼 수 있는 객실 패키지 ‘러블리 윈터(Lovely Winter)’를 2025년 2월 28일까지 선보인다. 이 호텔 로고와 하트 패턴이 담긴 스페셜 에디션 ‘러블리 윈터 블랭킷’을 증정한다. 이그제큐티브 객실 및 스위트 객실 투숙 시에는 홀리데이 무드를 가득 담은 달콤한 디저트 이용 혜택도 있다.객실 내에는 웰컴 기프트로 프랑스 초콜릿 ‘이브 뚜리에’의 마카롱 초콜릿 세트와 베라몬테 까베르네쇼비뇽 1병으로 구성된 ‘러블리 스윗츠 세트’가 준비된다. 해운대 바다를 바라보며 오후의 티 타임을 즐길 수 있도록 파노라마 라운지에서 이용 가능한 ‘스트로베리 애프터눈 티 세트’의 15% 할인 혜택도 제공한다.해비치제주 스위트 크리스마스해비치 호텔앤드리조트 제주가 제주에서 낭만적인 크리스마스 여행을 만끽할 수 있는 ‘스위트 크리스마스’ 패키지를 선보였다. 프랑스 명품 초콜릿 브랜드 발로나와 협업해 특별 제작한 크리스마스 케이크 ‘렛 잇 스노우(Let It Snow)’를 제공한다. 케이크에 어울리는 스파클링 와인 1병도 함께 준다. 2박 투숙 시에는 덴마크 장난감 브랜드 메일레그(Maileg)의 크리스마스 오너먼트 세트를 증정한다.12월 21일에 투숙하면 셰프와 함께하는 ‘크리스마스 케이크 베이킹 클래스’에 선착순으로 참여할 수 있다. 12월 24일과 25일에는 호텔 컨시어지 또는 리조트 프론트에 미리 준비한 선물을 맡겨두면 산타 복장을 한 직원이 객실로 직접 배달해 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