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일방소통… 공개 질문 516일째 안받아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4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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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호한 어조로 13분간 원고 읽어
“사과보다는 훈계로 들려” 평가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제17회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04.16. 대통령실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4·10총선 참패 입장을 밝힌 16일 용산 대통령실 국무회의장. 윤 대통령의 13분 발언 사이 한덕수 국무총리는 검정 볼펜으로 메모를 이어갔고, 이관섭 대통령비서실장과 한오섭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 등 핵심 참모들은 경청하는 모습이었다. 총선 불과 9일 전이던 1일 윤 대통령이 기자 참석 없이 참모들만 대동한 채 50분간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한 대국민 담화를 발표한 것을 두고 ‘일방 소통’이라는 지적이 나왔는데 결과적으로 이번에도 비슷한 장면이 나온 것이다.

애국가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국기에 대한 경례를 마친 윤 대통령은 목소리를 가다듬은 뒤 “국무회의를 시작하겠습니다”라며 의사봉을 3차례 두드렸다. 이어 13분간 읽어 내려간 윤 대통령의 목소리와 어조, 표정은 “더 낮은 자세” “유연한 태도로 경청”이라는 메시지와도 거리가 있었다. 목소리와 어조는 단호했고, 수분에 걸쳐 그간의 국정 성과를 연이어 강조하고 공직기강 점검까지 요청함에 따라 총선 참패에 따른 사과보다는 훈계로 들린다는 평가도 나왔다.

윤 대통령이 아래에 놓인 원고를 읽고 좌우로 고개를 돌리면서 국민에게 고개를 숙이는 이미지를 주지 못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윤 대통령이 자세를 많이 낮췄는데도, 국민 눈높이에는 아쉬운 점들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2022년 8월 17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 이후 공식 기자회견을 갖지 않고 있다. 소통의 상징이었던 도어스테핑은 2022년 11월 18일 마지막 도어스테핑을 끝으로 중단된 상태다. 이후 516일째 공개 질문을 안 받고 있는 셈이다.


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윤설열 대통령#용산#입장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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