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형배 복당’에 野 내분…“지도부가 더 일찍 결단했어야” vs “비상식적”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4월 27일 15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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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형배 무소속 의원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안건조정위원회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국민의힘 교육위 의원들은 이날 더불어민주당 ‘위장 탈당’ 논란을 산 민 의원의 안조위에 참여에 항의하며 회의장을 퇴장했다. 2023.4.17/뉴스1
민형배 무소속 의원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안건조정위원회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국민의힘 교육위 의원들은 이날 더불어민주당 ‘위장 탈당’ 논란을 산 민 의원의 안조위에 참여에 항의하며 회의장을 퇴장했다. 2023.4.17/뉴스1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의 복당 논란을 두고 민주당이 또 한 번 갈라졌다. 민 의원과 가까운 강경파 의원들은 “민주당에서 가장 전투력 있는 의원이 복당했다”며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힌 반면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은 당 지도부가 만장일치로 민 의원 복당을 결정한 것에 대해 “민주당이 부끄럽다” “비상식적”이라는 반발을 쏟아내고 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스스로 도덕적 파산을 선언한 것”이라며 맹폭을 이어가는 한편, “아이들에게 목적을 위해서라면 반칙과 불법도 동원하는 잘못된 사례를 보여줄 수 있다”며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민 의원을 제외할 것을 요구했다.

● 非明 “민주당 긍지 추락”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04.27 뉴시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04.27 뉴시스
5선 중진의 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27일 “민 의원은 민주당에 굉장히 필요한 자산”이라며 복당을 옹호했다. 그는 이날 YTN 라디오에서 “검찰 정권이 야당의 운명을 쥐락펴락하고 있는 최대의 위기”라며 “저는 민주당 초선 100분 중에서 가장 야성을 가지고 전투력이 있고 선명한 야당 정신을 가지고 있는 세 사람을 꼽으라고 하면 그 중에 한 분을 민 의원으로 꼽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민 의원의 복당 결정이 너무 늦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재정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에서 “지도부가 정치적 판단을 일찍 결단했어야 된다”며 “정치인으로서는 어려운 결정을 한 민형배 개인이 책임지는 게 아니라 당이 책임지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윤건영 의원도 CBS 라디오에서 민 의원의 복당이 “의회주의 폄훼”라는 지적에 대해 “의회주의 훼손은 국민의힘도 똑같이 한다”라며 “(민주당에 대한 비판만이 아니라) 우리 정치의 수준, 전반적인 수준을 이야기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비난의 화살을 여당으로 돌렸다.

이에 맞서 비명 의원들은 일제히 지도부를 향해 날을 세웠다. 이원욱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민주당이 부끄럽다’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최소한의 논의조차 없이 복당을 추진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비공개 최고위에서 결정할 그리 간단한 사안이라면 지금까지 복당을 미룬 이유가 무엇이냐”라며 “쪼그라든 민주당, 이제 그만하자”라고 적었다. 김종민 의원도 전날 저녁 CBS 라디오에서 “(민 의원 탈당은) 헌법재판소 판결로 절차에 문제 제기를 받은 사건”이라며 “(당 지도부가) 인정할 건 인정하고 사과할 건 사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 의원도 직접 사과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의원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후속 입법이 탄력을 받으려면 민 의원 본인도 법안 처리 과정에서의 절차상 위법성에 대한 유감 표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민주당 의원총회에 참석한 민 의원은 복당 소회 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 與 “민형배, 교육위서 제척돼야”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국회 절차 파괴의 공범임을 자인한 것”이라며 비판을 이어갔다. 국회부의장인 국민의힘 정우택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헌법재판소의 문제 지적을 완전히 무시하고 헌재와 국회, 국민을 우롱하듯 보란 듯이 (민 의원을) 복당시켜 다시 한 몸이 된 것”이라며 “국민을 우습게 보지 않는다면 결코 이럴 수 없다”고 성토했다.

조수진 최고위원도 최고위원회의에서 “구시대적 돈봉투 ‘쩐당대회’ 사태 와중에 민 의원 복당을 강행한 민주당의 간 큰 행보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며 “도덕적 파산을 스스로 선언한 정당에 미래가 있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민 의원을 소속 상임위인 국회 교육위에서 제척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교육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민 의원은 목적을 위해서라면 반칙이든 불법이든 가리지 않고 모든 수단을 동원한다는 잘못된 사례를 몸으로 보여줘 아이들 교육에 큰 해를 끼치게 된다”면서 “민주당은 민 의원을 교육위에서 즉각 제척하라”고 요구했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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