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탄핵심판 키 쥔 김도읍 “아닌 걸 맞다고 할 수 없어”[조동주의 티키타카]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2월 8일 18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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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탄핵 국회 대표 맡은 법사위원장
민주당 ‘고의지연’ 주장에 “추호도 생각 없어”
“이재명 방탄용 탄핵, 해서는 안 될 일”

더불어민주당 등 야3당이 8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대에 세웠지만 탄핵소추위원은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이 맡게 된다. 탄핵소추위원은 헌재에서 국회를 대표해 이 장관을 신문해야 하는 검사 역할이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속한 국민의힘은 이 장관 탄핵을 반대하는 역설적 상황.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김 위원장을 만나 속내를 들어봤다. 이하 일문일답.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를 진행하는 김도읍 법제사법위원장. 뉴시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를 진행하는 김도읍 법제사법위원장. 뉴시스


ㅡ국회 대표로서 여당이 반대하는 탄핵 심판에 나서는데.

“탄핵소추위원이 법적 지위이기 때문에 헌법과 법률에 따라 활동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아닌 걸 맞다고 할 수도 없지 않느냐. 여야가 합의한 탄핵소추안이 아니기 때문에 탄핵소추위원이 할 일은 많지 않을 것 같다.”

ㅡ탄핵심판은 어떻게 흘러갈 것 같은가.

“민주당 등 야3당이 단독으로 만든 탄핵소추안에 피청구인인 이상민 장관 측이 나름대로 논리를 펼칠 거다. 이걸 가지고 이 장관이 대한민국 국무위원으로서 헌법에 정해진 탄핵이 될 만큼 헌법과 법률을 위반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될 거고 헌재에서 적절히 판단할 거다.”

이 장관 탄핵 심판은 김 위원장이 탄핵소추안의결서를 헌재에 제출하는 순간 개시되고, 김 위원장이 청구인인 국회 대표로 심판정에 선다. 이에 민주당 일각에선 “김 위원장이 법정 제출기한이 없는 의결서 제출을 미루며 시간을 끌 거다” “탄핵심판 변론기일을 고의로 늦출 거다”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ㅡ민주당 일각에선 고의로 절차를 지연시킬 거라고 주장하는데.

“추호도 그럴 생각 없다. 행안부 장관은 할 일이 아주 많고 중요한 자리라 장관 공백기를 오래 끌고 갈 수는 없다. 헌재에서 심판 절차를 최대한 신속하게 진행해줬으면 하는 게 소추위원의 바람이다.”

ㅡ그럼 직접 헌재 심판정에 설 것인가

“내가 굳이 안 가더라도 대리인을 선임해서 보내도 된다. 청구인이 아예 심판에 불참하는 일은 없을 거다. 소추위원단 구성 여부, 대리인 선임 여부, 대리인단 규모 등은 모두 내 재량이니 고민해보겠다. 1차 변론기일 지정 통보가 오기 전까지 결정할 계획이다.”

ㅡ탄핵소추위원이 아닌 국회의원으로서는 탄핵 사태를 어떻게 보나.

“결국 민주당 이재명 대표 수사에 국민적 관심이 쏠리니 내놓는 ‘이재명 방탄용’ 아닌가. 민주당에서도 합리적인 의원들이 반대해서 민주당 1차 의총에서 부결됐지 않느냐. 그런데도 민주당 지도부가 당론으로 밀어붙이는 걸 보면 ‘이재명 방탄용’이라는 게 증명됐다고 본다.”

ㅡ탄핵 심판 진행 기간만큼 행안부 장관 공백이 길어질텐데.

“결국 이 대표 수사는 성남시장 때 했던 지역 토착비리를 수사하는 것 아닌가. 지금 당 대표가 됐다고 그것 때문에 이렇게 국회를 혼란스럽게 하고 주요 자리인 행안부 장관을 공백으로 만든다는 건 야당 대표를 떠나 정치인으로서도 해서는 안 될 일이고 있을 수도 없는 일이다.”

조동주기자 djc@donga.com
권구용기자 9drag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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