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중-박지현 갈등 임시봉합…“선거결과 따라 후폭풍” 전망도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5월 29일 15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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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중·박지현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이 지난달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2022.4.8 뉴스1
윤호중·박지현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이 지난달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2022.4.8 뉴스1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공개적으로 요구한 ‘86(80년대 학번, 60년대생) 용퇴론’을 둘러싼 민주당 내홍이 발발 사흘 만인 28일 일단 임시 봉합됐다. 임박한 6·1지방선거의 악영향을 우려해 박 위원장과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이 대외적으로 손을 잡았지만 당내에서는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더 큰 후폭풍이 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7일 박 위원장이 ‘팬덤 정치 결별’ 등을 담은 5대 쇄신안을 담은 공동유세문을 윤 위원장이 거부했다고 밝히면서 당의 갈등은 더 심화됐다. 이에 민주당은 28일 심야 비대위원 간담회를 열고 급하게 수습에 나섰다.

민주당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28일 오후 10시경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가 국민 여러분과 민주당원, 후보 여러분께 걱정 끼친 점에 대해서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는 점에 모두 의견을 같이 했다”며 “오늘로 그간의 여러 문제를 다 매듭지었다”고 밝혔다. 당초 박 위원장은 윤 위원장,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의 3자 대화를 요구했지만 비대위 간담회로 전환됐다.

간담회에서 민주당 비대위는 박 위원장이 제안한 5대 쇄신 과제를 이행하기로 뜻을 모았다. ‘더 젊은 민주당’을 위한 정치 교체 완성, 당내 성폭력 등 범죄 행위 무관용 원칙 등이다. 최근 박 위원장이 요구한 최강욱 의원의 ‘짤짤이 논란’ 징계 촉구, ‘86용퇴론’과 맞닿아 있는 쇄신안이다. 다만 고 수석대변인은 “선거 후 이를 실천하기 위해 민주적 절차와 구조를 만들어가기로 의견 일치를 보았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의 쇄신 의지를 존중하되 시점을 선거 이후로 미뤄 절충점을 찾은 것.

급한 불은 껐지만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당 쇄신안이 선거 책임론과 결합되면서 당내 갈등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향후 2년간 당권을 가를 8월 전당대회까지 맞물리면서 선거 과정 축적된 갈등 분출이 이어질 수 밖에 없다는 것. 한 야당 재선 의원은 29일 “박 위원장이 지방선거 이후 혁신과 세대 교체로 당 주도권을 쥐려는 정치적 야망을 드러냈다”며 “당장 선거가 급해 박 위원장을 달래고 가지만 선거 후엔 시끄러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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