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석 국회의장 변수에…민주당 “김상희 부의장이 의사봉 쥘수도”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15일 18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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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석 국회의장이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장실에서 열린 국회의장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2.4.12/뉴스1 © News1
박병석 국회의장이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장실에서 열린 국회의장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2.4.12/뉴스1 © News1
더불어민주당이 15일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발의를 강행함으로써 본격 입법 속도전에 나섰지만, 실제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기까진 만만치 않은 장벽들이 남았다.

민주당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단계까지는 통과를 자신하는 분위기다. 국민의힘이 안건조정위 회부를 신청할 것에 대비해 민주당은 이미 자당 출신 무소속 양향자 의원을 법사위로 사보임하는 사전정지 작업도 끝낸 상태다. 국회법상 여야 동수 3명씩 총 6명으로 구성되는 안건조정위는 3분의 2 이상이 찬성할 경우 안건을 처리할 수 있는데 6명 중 비교섭단체 몫으로 양 의원이 임명되면 조정위 비율은 사실상 4대 2가 된다. 민주당은 지난해 언론중재법 개정안도 안건조정위 단계에서 이 같은 방식으로 처리한 바 있다.

문제는 본회의 단계부터다. 여야 합의 처리 원칙을 중시하는 박병석 국회의장이 법안 상정을 거부할 경우 민주당이 목표로 하는 4월 내 처리는 불가능해진다. 게다가 박 의장은 이달 23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미국과 캐나다 순방 일정이 잡혀 있는 상황. 박 의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상·하원 의장 등 수십 명과 약속이 다 돼 있다”며 “임의로 조정할 수 있는 스케줄이 아니다”라고 순방 일정 변경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에 대해 국회 법사위 민주당 간사인 박주민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에서 “박 의장의 일정도 고려해 원내 지도부가 여러 스케줄을 짜고 있는 것 같다”며 “김상희 국회 부의장이 의사봉을 잡고 (처리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본회의에 상정되더라도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가 또 하나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필리버스터를 종결시키기 위해 필요한 180석을 확보하기 위해 6석의 정의당을 계속 설득한다는 입장이지만 정의당은 반대 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이에 대한 대응 방안으로 임시국회 회기를 2, 3일로 쪼개는 ‘살라미 전술’도 고려 중이다. 국회법상 회기 종료시 필리버스터가 적용됐던 법안은 그 다음 회기에서 즉시 표결에 도입해야 한다는 점을 역이용하는 것. 다만 당 내부에서도 “지방선거를 앞두고 너무 무리한 입법 독주”란 우려가 적지 않아 실제 적용 가능성은 미지수다.

민주당 진성준 원내수석부대표는 법안 통과를 위한 전략을 묻는 질문에 “작전 계획을 노출하는 게 어딨냐”고 말을 아꼈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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