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남욱 “유동규, 받아간 3억 李재선운동에 썼을 가능성”…민주당 “사실무근”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2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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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대장동 비자금’ 진술 확보
남욱 “우리도 댓글부대로 선거운동”…정영학 녹취록 등에 정황 담겨
유동규, 李 재선후 성남도개공 복귀
南, ‘정진상-김만배-柳’ 친분 언급…“입국 빨랐다면 후보 바뀌었을수도”
李측 “사실무근…檢수사 지켜봐야”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및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남욱 변호사(수감 중)로부터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수감 중)가 (2014년 자신이 전달한) 3억6000만 원을 이재명 시장 재선 선거운동에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밝혀졌다. 남 변호사는 대장동 민간사업자인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관계사 천화동인 4호 소유주다.

○ “유동규, 공사 복귀 위해 李 재선 운동”


27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이 확보한 천화동인 5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 녹취록 등에는 2013년 화천대유 관계자들이 당시 성남시장이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재선을 돕기 위해 노력한 정황 등이 담겨 있다.

2013년 4월 30일자 녹취록에는 남 변호사가 정 회계사에게 유 전 직무대리의 발언이라며 “시장님 재선을 위해 어떤 도움이 되는지 서로 상의해서 조율하자” “죽을 때까지 너하고 나, 이제 한 몸 아니냐”고 말한 내용이 담겼다. 3개월 후인 2013년 7월 25일자 녹취록에는 남 변호사가 역시 유 전 직무대리의 발언이라며 “다 알아서 짜서 ‘완판’만 얘기해 줘라. 시장님에게 보고할 테니까” “대장동은 네가 마음대로 해. 그냥 하고, 돈이나 좀 만들어 달라”는 내용을 정 회계사와 공유하는 대목이 나온다.

유 전 직무대리는 2014년 4월 제6회 지방선거를 두 달 앞두고 성남도시개발공사에서 퇴사해 이 후보의 성남시장 재선 선거운동을 도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남 변호사는 검찰 조사에서 “유 전 직무대리는 공사에 복귀하기 위해 이 후보 선거운동을 엄청 열심히 했다” “저희들도 유 전 직무대리를 도와 댓글부대도 동원하는 등 선거운동을 열심히 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유 전 직무대리는 이 후보의 성남시장 재선 후 기획본부장으로 성남도시개발공사에 복귀했다.

검찰은 2014년 지방선거 전후에 유 전 직무대리가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수감 중)로부터 3억6000만 원을 건네받았다는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2014년 5∼9월 분양대행업체 대표 이모 씨가 22억5000만 원을 남 변호사에게 건넨 내역을 파악했는데, 남 변호사는 이 중 12억 원을 김 씨에게 전달했다고 한다. A사는 화천대유가 대장동 부지에서 직접 시행한 5개 블록 아파트 단지의 분양대행 업무를 독점한 업체로, 대표 이 씨는 박영수 전 국정농단 특별검사의 인척이다.

남 변호사는 지난해 11월 검찰 조사에서 “김 씨가 그(12억 원)중 3억6000만 원을 유 전 직무대리에게 준 것으로 들었다”고 했다고 한다. 남 변호사는 “유 전 직무대리가 3억6000만 원을 구체적으로 어디에 사용했는지는 알지 못하지만 시기상으로 이재명 시장의 재선 선거자금으로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 남욱 “일찍 한국 왔으면 후보 바뀌었을 수도”


남 변호사는 지난해 10월 22일 검찰 조사에서 2014년 6월 29일자 녹취록에 등장하는 정진상 전 성남시 정책실장과 김 씨, 유 전 직무대리 등과의 친분을 언급하면서 “생각해보니 제가 한국에 일찍 들어왔으면 후보가 바뀌었을 수도 있겠네요”라고 했다고 한다. 이 후보는 지난해 10월 10일 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됐고 남 변호사는 같은 달 18일 미국에서 귀국했다.

민주당은 3억6000만 원의 용처에 대한 남 변호사의 진술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측 관계자는 “일단 검찰의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게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의 기본 입장”이라면서도 “아무런 근거가 없는 주장으로,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얘기”라고 반박했다.

검찰은 남 변호사의 주장과 관련자들의 진술이 엇갈리는 점을 감안해 이 같은 내용을 공소장 등에 적시하지 않고 계속 수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배석준 기자 eulius@donga.com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대장동 비자금#남욱#유동규#정영학 녹취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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