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모드공유하기
뉴스1|정치

“공군, 또 여군 성추행 덮으려 했다”… 이번엔 군사경찰이 피해자

입력 2021-12-09 19:25업데이트 2021-12-09 19:29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글자크기 설정 닫기
군사경찰이 공군본부 현판 등이 붙어 있는 충남 계룡대 정문에서 근무 중이다. 2021.6.4/뉴스1 © News1
공군 수사당국이 또 성추행을 당한 여군의 신고를 무마하고 사건을 덮으려 했단 의혹이 제기돼 파장이 일고 있다.

올 5월 발생한 고(故) 이예람 중사 사망사건과 지난달 시민단체 군인권센터를 통해 외부에 알려진 공군 제8전투비행단 소속 A하사 사망사건에 이어 공군에서만 올 들어 벌써 세 번째 유사한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제10전투비행단 군사경찰대 소속 여군 장교 B씨가 같은 부대에서 근무하던 C상사로부터 성추행 피해를 당한 건 지난 4월이다.

센터 측이 공개한 사건발생 경위를 보면 C상사는 4월6일 B씨, 그리고 지인 D씨와 함께한 저녁식사 자리에서 B씨의 어깨와 등, 팔 안쪽을 만지고 찌르는가 하면, 식사 뒤엔 주차장에 서 있던 B씨에게 “귀가 작네”라며 귀를 직접 만지는 등 B씨가 원치 않는 신체접촉을 여러 차례 가했다.

C상사는 그 뒤에도 B씨를 자신의 집으로 부르려 하는 등 사적인 연락을 반복했고, 이에 B씨는 4월9일 상급자를 통해 성추행 등 피해사실을 대대장 E중령에게 보고했다.

그러나 E중령은 사건 보고 당일 B씨와 통화에서 ‘피해사실을 형사사건화할 경우 지휘관으로서 역량이 부족한 곳으로 보일 수 있다’ ‘C상사·D씨와 외부에서 식사를 함께한 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수칙 위반이니 다시 생각해 보라’며 사건 무마를 시도했다는 게 센터 측 설명이다.

또 E중령은 이튿날 B씨가 C상사에 대한 고소 의사를 밝혔을 땐 ‘수사를 개시하겠다’고 답했으나, 4월12일 B씨가 수사관 입회하에 진술서를 작성하던 중 직접 현장에 들어와 ‘(진술서를 보니) 네가 불리하다. 고소를 안 하는 게 좋겠다’며 조사를 중단토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에도 B씨는 관련 수사가 진행되지 않자 사건 발생 3개월여 만인 올 7월12일 C상사와 E중령 모두를 공군본부 보통검찰부에 직접 고소하기에 이르렀다. 이 과정에서 B씨와 C상사 간의 피·가해자 분리조치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센터 측이 밝혔다.

그러나 군 검사 F대위는 10월5일 ‘혐의 없음(증거불충분)’을 이유로 C상사와 E중령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내렸고, 이에 B씨는 군 검찰의 처분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재정신청을 내 현재 국방부 고등군사법원에서 심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은 이 중사 사건과 A하사 사건처럼 성추행 피해자가 극단적 선택에 이른 경우는 아니다. 그러나 센터 측 발표대로라면 상급자(E중령)가 여군 성추행 피해자(B씨)를 상대로 사건 무마를 시도했단 점에서 기존 사건과의 유사성이 드러난다.

게다가 성추행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 군내 성군기 위반사건이 발생했을 때 1차 수사를 담당하는 군사경찰 소속이란 사실은 역설적으로 “군내 어느 곳도 성추행 등의 사건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음”을 방증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일각에선 “피해자가 군사경찰이었기에 지금까지 버텨온 것일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센터 측에선 특히 군 검사 F대위가 C상사 불기소 처분에 대해 ‘C상사의 피의사실이 인정되더라도 성적 의도를 갖고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를 댔다며 이는 “군검사가 대놓고 가해자를 비호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대법원 판례는 강제추행에 대해 ‘가해자에게 성적 의도가 있었는지는 중요하지 않으며, 그 행위 자체가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주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음”에도 군 검사가 이를 무시했단 것이다.

센터는 또 “C상사의 변호인이 공군본부 법무실에서 근무하다 2014년 전역한 전관 변호사”란 이유로 군 검사의 ‘가해자 봐주기’ 수사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공군 관계자는 군인권센터의 이 같은 의혹제기에 대해 “C상사에 대한 수사 결과, ‘강제추행’과 관련해 형사 처벌 대상 행위로 보기 어려워 불기소 처분했다”며 “다만 그 비위 사실이 인정돼 징계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공군 측은 또 E중령에 대해선 “‘사건무마 협박’과 관련해 면밀히 수사했으나, 혐의가 입증되지 않아 불기소 처분했다”며 “그러나 상부 미보고 등 일부 비위사실이 인정돼 징계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공군 측은 피해자인 B씨 측에도 “C상사와 E중령의 불기소 처분 사유와 재정신청 절차를 상세히 설명했다”며 그에 따라 재정신청 절차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서울=뉴스1)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댓글 0
닫기
많이 본 뉴스
정치
베스트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