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악성 언론”… 與선대위도 지지층에 ‘나도 언론’ 캠페인 독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1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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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에 날세우며 세결집 나서
李측 ‘부산, 재미없잖아’ 발언 관련… “웃자고 한 얘기에 죽자고 달려든 격”
李 “기울어진 운동장 바로잡아야”… 野 “李, 여론조작 좌표찍기 지령”
대장동 의혹 檢수사 압박 포석… 李부인 유언비어도 영향 미친듯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측이 연일 언론 보도에 대해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주장하며 강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선거대책위원회는 ‘우리가 직접 기성 언론을 대체하자’는 취지로 ‘#나는 대한민국 언론이다’ 캠페인까지 제안했다. 이에 대해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후보가 사실상 여론조작 좌표 찍기를 하라고 지령을 내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후보 측은 15일 최근 언론 보도를 두고 일제히 공세에 나섰다. 선대위 정무조정실장인 강훈식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에서 이 후보의 “부산은 재미없잖아” 발언 논란과 관련해 “웃자고 한 이야기에 언론은 죽자고 달려든 격”이라고 말했다. 명예선대위원장인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도 YTN라디오에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이) 국민의힘 게이트임에도 언론이 너무 편파적으로 국민의힘 쪽 주장을 기사 제목으로 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이 후보가 지난 주말 내내 언론을 향해 날을 세운 것에 대한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이 후보는 12일 부산에서 “언론 환경이 매우 나쁘다. 상대방은 엄청나게 나쁜 짓을 해도 아무 문제가 없는 것처럼 넘어간다”고 비판한 데 이어 전날 경남 거창에서도 예정에 없던 연설을 통해 “저는 어디 가서 말실수 하나 안 하려고 노력 중인데, 요만한 거로 이만하게 만들고 다른 쪽은 엄청나게 문제가 있어도 ‘노코멘트, 나 몰라’ 하는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기울어진 운동장과 나쁜 언론 환경을 이겨낼 수 있도록 여러분이 작은 실천을 여러 곳에서 하면 큰 변화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도 “기본소득토지세(국토보유세)를 반대하는 것은 악성 언론과 부패정치세력에 놀아나는 바보짓”이라며 언론을 향한 공세를 이어갔다. 이 후보가 지지층을 향해 사실상 적극적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동을 촉구하며 세 결집을 촉구하고 나섰다는 관측이다. 실제 한준호 후보 수행실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는 대한민국 언론이다’ 해시태그 운동을 제안하며 “여러분의 힘으로 진실을 전달해 달라”고 말했다.

이 후보 측이 언론 보도를 공격함으로써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를 압박하려는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이 후보도 15일 선대위 회의에서 “검찰 수사가 매우 미진하다는 생각을 떨치기 어렵다”며 “부정부패 사건을 수사할 땐 돈의 흐름을 수사하는 게 기본 중 기본이고, 상식 중 상식인데 이상하게 거긴 수사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조건부 특검 수용 논란에 대해 “조건을 붙인 게 아니다”라며 “일단 (검찰에) 기회를 주고 충실히 수사하도록 기다려 보되 그걸 영원히 기다릴 수 없다는 것”이라고 했다. 거듭 특검 카드를 꺼내 들면서 검찰 수사에 대한 압박에 나선 것.

여기에 이 후보 부인 김혜경 씨의 낙상사고를 둘러싸고 유언비어가 퍼진 것도 이 후보 측의 날 선 반응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 측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측의 ‘조직적 유포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선대위 현안대응 태스크포스(TF) 단장인 김병기 의원은 TBS라디오에서 “삽시간에 허위 사실이 유포됐다. 배후가 있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총괄특보단장인 안민석 의원도 CBS라디오에서 “윤석열 캠프 측과 가짜뉴스의 조직적 유포와 무관하지 않은 사건”이라고 했다.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이재명#악성언론#세결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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