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윤석열, 보수 궤멸에 앞장” 尹 “洪 대표때 선거 졌기 때문”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9월 16일 20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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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TV토론서 정면충돌

“윤 후보는 검사 시절 보수 진영 궤멸에 앞장섰다. 죽은 권력을 잔인하게 수사했다.” (홍준표 의원)

“보수궤멸은 수사 때문에 된 게 아니고 홍 후보가 2018년 당 대표 할 때 지방선거가….(졌기 때문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국민의힘 대선 경선 레이스에서 양강 구도를 형성한 윤 전 총장과 홍 의원이 16일 처음 열린 당 경선 토론회에서 정면 충돌했다. 100분 동안 이어진 토론회에서 두 사람은 적폐수사, ‘고발 사주’ 의혹 등을 둘러싸고 격한 공방을 벌였다. 윤 전 총장에게 이날은 TV토론 데뷔전이었다.

● 尹 ‘보수궤멸 책임론’에 “검사 소임 다한 것”
홍 의원은 두 번의 주도권 토론에서 모두 윤 전 총장을 맹폭했다. 윤 전 총장은 홍 의원에 반격하면서도 자신의 주도권 토론에서는 홍 의원을 피해 다른 후보들에게 정책 위주로 질의를 했다.

홍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겨냥한 적폐수사를 거론하며 “1000여 명을 수사하고 200여 명을 구속했다. 박 전 대통령 수사를 하면서 구속시킨 공로로 서울중앙지검장까지 했다. 보수진영 궤멸에 앞장섰다”며 “국민의힘 입당할 때 당원이나 대국민사과를 해야하는 게 맞지 않느냐”고 주장했다. 이에 윤 전 총장은 “법리와 증거에 기반해 일을 처리했다. 당시 검사로서 맡은 소임을 한 것”이라며 “사과한다는 건 맞지 않다”고 응수했다.

홍 의원이 “얼마나 포악하게 수사했으면 5명이 자살하나”라고도 했다. 윤 전 총장이 “5명은 누구를 말하는 건가. 저는 그렇게 많은 분들이 사건과 관련해 극단적 선택을 한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홍 의원은 “대선을 앞두고 이렇게 흠이 많은 후보는 처음 봤다”며 윤 전 총장 장모 논란, 부인 김건희 씨의 도이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등을 거론했다. 윤 전 총장은 “검찰총장 때부터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인사검증을 받아 이 자리까지 왔다”며 “의혹 중에 지금까지 나온 게 없다”고 방어했다.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 윤석열 캠프가 박지원 국가정보원장과 제보자 조성은 씨를 고발하면서 홍 의원 캠프로 추정되는 ‘성명불상자’를 포함한 데 대해서도 두 사람은 격돌했다. 홍 의원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할 때 ‘성명불상자’와 관련해 특정 캠프 소속이라고 했다. 특정 캠프가 어디냐”고 몰아붙였다. 윤 전 총장은 “금시초문”이라면서도 “그게(관련 얘기가) 퍼져 있기 때문에 성명불상자를 고발장에 기재한 것 아닌가”라고 맞받았다.

홍 의원은 자신을 소개하는 시간에 “나는 ‘무야홍(무조건 야권 후보는 홍준표)’”이라고 했고 윤 전 총장은 “나는 맞으면 맞을수록 더욱 단단해지고 강해지는 ‘국민의 강철’”이라고 했다.

● 洪 “조국 수사 잘못된 게 아니라 과잉수사”
다른 후보들은 윤 전 총장과 홍 의원을 집중 공세했다. 하 의원은 윤 전 총장과 홍 의원 모두를 겨냥해 “옐로우 카드”라며 실제 노란 카드 2장을 꺼내들었다. 홍 의원에게는 홍 후보는 조국 교수랑 페이스북에서 요즘 ‘썸’타고 있다. ‘조국 수사’가 잘못됐나“라고 물엇다. 그러자 홍 의원은 ”잘못된 게 아니라 과잉수사였다. 제가 조국의 편을 드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하 의원은 윤 전 총장에게는 윤 후보는 ”본인 사건에선 증거가 없다며 버럭하고, 남의 사건은 증거도 없이 고발장을 냈다. 내로남불”이라고 비판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고발 사주’ 의혹에 대해 윤 전 총장에게 “검찰 최측근 간부가 직접 문건을 만들어 김웅 의원에게 전달한 것이 사실이라면 후보 사퇴할 용의가 있느냐”고 직격했다. 윤 전 총장은 “제가 관여하지 않았고 그 경위를 봐야 한다. 대검 간부는 다 최측근”이라며 “그분들이 왜 그걸(고발장을) 만들겠나. 그럴 개연성 자체가 없다”고 반박했다.

원희룡 전 제주도 지사는 홍 의원의 지지율 상승이 여권 지지층의 역선택 때문이라며 “요새 넥타이도 (더불어민주당 색인) 파란색만 메고 민주당보다 내부 공격에 열을 올린다. 국민의힘과 원팀인지, 민주당과 원팀인지 우려의 시선이 있다”고 했다. 홍 후보는 “원래 파란색은 한나라당 색깔”이라고 맞섰다.

이날 토론회가 끝난 뒤 토론회장 밖에서 일부 윤 전 총장 지지자가 홍 의원에게 달려들면서 홍준표 캠프 관계자가 경상을 입었다. 국민의힘은 2차 컷오프(다음달 8일) 전까지 5번의 TV토론을 진행한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조아라 기자 like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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