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회 세종이전에 긍정답변 “행정부처와 가까이 있어야”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7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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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용사 묘역 참배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6일 오전 민생 행보를 시작하기 전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을 참배한 뒤 천안함 46용사 묘역을 찾아 묘비를 어루만지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이 자리에서 “꽃다운 나이에 순국하신 분들”이라고 말하다 목이 메기도 했다. 대전=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천안함 용사 묘역 참배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6일 오전 민생 행보를 시작하기 전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을 참배한 뒤 천안함 46용사 묘역을 찾아 묘비를 어루만지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이 자리에서 “꽃다운 나이에 순국하신 분들”이라고 말하다 목이 메기도 했다. 대전=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순국하신 젊은 영령들을 보니 국가를 위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결의와 각오가 새로워진다. 이분들이 목숨 바쳐 지킨 이 나라를 공정과 상식을 가지고 바로 세우겠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6일 ‘윤석열이 듣습니다’라는 타이틀을 내세운 민생 행보를 시작하기 직전 국립대전현충원을 참배하며 이같이 말했다. 첫 민생 행보 일정을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반대하는 청년들의 목소리를 듣는 것으로 시작한 윤 전 총장은 탈원전 반대와 안보, 충청과 2030 표심이라는 키워드에 방점을 두고 빽빽한 일정을 소화했다.

○ 尹 “무리한 탈원전 정책 반드시 바꿔야”
윤 전 총장은 6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 현충탑을 시작으로 천안함 46용사 묘역, 한주호 준위 묘소, 연평해전 전사자 묘역을 차례로 참배했다. 윤 전 총장은 기자들과 만나 “보수와 진보 같은 이념 지향을 따지지 않고 늘 말한 대로 자유민주주의 국가로서 대한민국과 국민을 위해 필요한 일이라면 뭐든지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방명록에도 ‘목숨으로 지킨 대한민국 공정과 상식으로 바로 세우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윤 전 총장은 대전지역 대학교 전·현직 총학생회장단 13명과 함께 젊은 희생자의 묘역도 참배했다. 참배 중간 취재진이 소감을 묻자 윤 전 총장은 “꽃다운 나이에 순국하신 분들이… 눈물이” 하며 얼굴이 붉어지더니 묘비 앞에 앉아 목이 멘 채로 “스무 살이셨네, 여기는 스물한 살이시고”라고 말했다. 연평도 포격 사건 전사자 서정우 하사 묘비 앞에선 한숨을 쉬고 주저앉아 두 손으로 묘비를 부여잡더니 눈시울을 붉혔다. 이날 윤 전 총장이 현충탑에 도착하자 지지자 100여 명은 카메라와 마이크를 들고 “윤석열! 대통령!” “문재인을 구속시켜 주세요” “대한민국을 구해 주세요”라고 외쳤다.

참배를 마친 뒤 윤 전 총장은 KAIST에서 원자력공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을 만나 문재인 정부 탈원전 정책의 문제점을 주제로 얘기를 나눴다. 석사과정을 휴학 중인 구현우 씨(26)는 이 자리에서 “탈원전 정책이 시작되고 저희의 꿈은 일종의 적폐, 정치적인 부분으로 여겨졌다. 꿈이 매몰되는 경험을 했다”고 하소연했다.

윤 전 총장은 노트에 메모를 하며 이들의 이야기를 경청한 후 “과학은 정치를 뛰어넘어 오로지 국가와 사회를 위해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을 감명 깊게 들었다”며 “탈원전 정책은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간담회 후엔 대전 유성구의 한 호프집에서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비판하는 내용으로 진행된 ‘만민토론회’에서 주대환 전 민주노동당 정책위의장과 만났다. 주 전 의장은 1974년 민청학련 사건, 1978년 긴급조치 9호 위반, 1979년 부마항쟁 등으로 네 차례 구속됐던 재야 노동운동가다. 그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개인적으로 대화를 나눈 것은 아니고 (윤 전 총장이) 토론회에 갑자기 참석하고 싶다고 해서 만난 것”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함께 만민토론회에 참석했다.

○ ‘균형발전론’ ‘충청대망론’으로 표심 자극
윤 전 총장은 이날 대전·충청지역 언론인들과의 간담회에선 ‘충청대망론’을 적극 공략했다. 윤 전 총장은 국회를 세종시로 이전하는 방안에 대한 질문에 “시기, 방향에 대해서는 조금 더 봐야겠지만 크게 봤을 땐 의회와 행정부처가 지근거리에 있어야만 의회주의가 구현되고 행정의 효율성을 기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긍정적인 답변을 내놨다.

또 윤 전 총장은 “충청대망론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기자들이 묻자 “충청대망론은 충청 출신으로 대통령이 되신 분이 없기 때문에 나오는 게 아니겠느냐”면서 “저희 집안이 논산시 노성면에서 집성촌을 이루면서 500년 살아왔다. 저희 부친도 논산에서 태어나 학교를 다녀야 하기 때문에 공주에 이전했다”며 연고를 상세히 설명하기도 했다. 지역균형발전에 대해선 “정부의 강제적인 방식에 의해 국영기업을 옮기는 정책을 넘어서 많은 기업들이 스스로 특정 지역에 산업클러스터를 구축해 발전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부인 김건희 씨가 최근 ‘X파일’ 의혹 등에 대해 언론을 통해 정면 반박한 것에 대해선 “하고 싶은 얘기를 했다더라.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대전=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윤석열#탈원전#균형발전론#충청대망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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