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尹 입당도 안했는데 우르르…쓸데없는 짓” 압박속 견제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6월 30일 16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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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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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며 독자 행보를 시작한 가운데 국민의힘의 ‘입당 압박’과 경쟁 주자들의 견제도 거세지고 있다. 일부 의원들은 “윤 전 총장의 기자회견에 참석하자”는 동료들의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당내 ‘윤석열계’와 ‘비윤석계’가 나타나는 조짐”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대선 주자를 중심으로 한 의원들의 ‘헤쳐모여’가 시작됐다는 것.

● 尹 향해 거세지는 입당 압박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은 30일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이) 기자회견 내내 국민의힘과 가치 철학을 공유한다는 얘기를 한 것은 본인의 선택지가 제3지대가 아니고 국민의힘이란 것을 간접적으로 표출한 것”이라고 말했다. “입당은 거의 기정사실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권 의원은 “그렇지 않겠나”라면서 “우리 당 대선후보 경선이 8월 하순 9월 초 시작되는데, 그 전에 입당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했다. 강원 강릉 출신의 권 의원은 윤 전 총장이 어린 시절 강릉 외가에 갔을 때 함께 놀았던 사이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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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지도부도 윤 전 총장의 입당을 연일 압박하고 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이날 언론사 행사 후 기자들과 만나 “경선 버스가 ‘버스’라고 하려면 무조건 정시 출발해야 한다. 버스가 아니면 택시나 다른 교통수단이 돼버리는 건데, 대선이란 큰 선거에 있어 그건 굉장히 위험하다”고 했다. 정미경 최고위원도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민의힘에 입당하지 않을 수가 없다. 당연히 한다”며 “빨리 들어와야 한다. 너무 좌고우면을 하면 안 된다”고 했다.

당내 대선주자들은 공개적으로 윤 전 총장에게 도전장을 내밀며 본격적인 세력 대결을 시작했다. 홍준표 의원은 이날 국회 초선그룹 강연 후 기자들과 만나 “2007년 이명박 박근혜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때 ‘BBK’와 ‘최태민’이 나왔다”며 “(윤 전 총장이) 당에 들어와서 ‘YS(김영삼 전 대통령) 대 DJ’(김대중 전 대통령) ‘이명박 대 박근혜’ 경선 못지않게 치열한 당내 상호검증, 자질, 도덕성 검증을 다 하고 난 뒤의 후보가 차기 정권의 담당자(대통령)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윤 전 총장의 입당에 대해선 “들어와도 좋다. 들어와서 경선 판이 커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도 이날 YTN라디오에 출연해 “대통령을 하려고 정당을 비판하는 건 좋지만 정당 자체를 무시하거나 회피해선 정치를 할 수 없다”며 “(윤 전 총장이 우리 당에) 빨리 들어와서 경쟁도 하고 또 적응하라고 권고한다”고 했다.

● 몸집 불린 ‘윤석열계’…견제도 확산
경쟁 주자들의 움직임이 빨라진 것과 동시에 윤 전 총장을 지지할 것이냐를 둘러싼 국민의힘 내부의 신경전도 부각되는 모양새다. 윤 전 총장의 29일 기자회견에 당 소속 의원 24명이 참석하는 등 ‘윤석열계’의 몸집이 커지고 있지만, 윤 전 총장에 대한 거부감이 큰 친박(친박근혜)계 의원과 초선 그룹을 중심으로 ‘윤석열계’에 대한 거부감도 확산되고 있는 것.

과거 친박계로 분류됐던 한 중진 의원은 “동료 의원들로부터 기자회견에 가자는 제안을 받았지만 거부했다”며 “공당의 의원이 아직 입당도 하지 않은 외부 후보 행사에 가는 건 쓰잘머리 없는 짓”이라고 비판했다. 한 초선 의원도 “어차피 입당하면 만나기 싫어도 만나야 하지 않나. 벌써부터 우르르 몰려가서 줄을 서는 건 체면상 할 수 없었다”고 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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