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원투표 돌입…‘尹 배제론’ 정면 충돌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6월 7일 10시 55분


당원 모바일투표 7일 시작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들이 지난 1일 서울 충무로 MBN스튜디오에서 열린 당대표 후보 토론회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준석 전 최고위원, 주호영 조경태 홍문표 의원, 나경원 전 의원. 사진공동취재단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들이 지난 1일 서울 충무로 MBN스튜디오에서 열린 당대표 후보 토론회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준석 전 최고위원, 주호영 조경태 홍문표 의원, 나경원 전 의원. 사진공동취재단


국민의힘이 7일 차기 당 대표 선출을 위한 당원 투표에 돌입했다. 투표가 나흘 동안 진행되는 가운데 당권 후보들 간 신경전도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후보들은 이날 ‘윤석열 전 검찰총장 대선주자 배제론’ 등을 놓고 날선 공방을 주고받았다.

먼저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본인이 윤 전 총장을 야권 대선후보군에서 배제하려 한다는 의혹과 관련해 ‘망상’이라고 규정했다.

이준석 "망상이다. 선거 치르는 게 부끄럽다"
이 전 최고위원은 “젊은 사람들이 보기에 뇌피셜(근거 없는 주장)이다. 선거를 치르는 게 부끄럽다”며 “제가 국민들에게 사과드리겠다. 정말 망상에 대해서 제가 응답할 수가 없지만 제가 진짜 뭐라고 답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나 전 의원이 6일 페이스북을 통해 “최근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과 이준석 후보의 발언을 종합했을 때 매우 우려스러운 분위기가 감지된다. 사실상 윤 (전) 총장을 야권 대선 후보군에서 배제한 것”이라고 밝힌 내용을 강하게 반박한 것이다.

또한 이 전 최고위원은 나 전 의원을 거론한 뒤 “누가 봐도 (대선 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을 싫어하고요. 이준석을 싫어하고요. (국민의당 대표) 안철수와 윤 전 총장에 대해서 당기고 싶어 한다고 계속 얘기하고 있는데 이게 어떻게 공정이냐”며 “누구에 대한 호불호를 자기 입으로 밝혀놓고 어떻게 통합하겠느냐. 너무 급한 마음에 초가삼간을 다 태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전 최고위원은 “윤석열이라고 이름 세 글자를 자꾸 전당대회 과정에 중심에 등장시키려고 하는 것 같다. (전당대회는) 윤석열 선대위원장 뽑는 선거가 아니다”라며 “음모론을 만들어내는 것이 과연 경험 있는 중진들의 방법이라면 이 방법으로 대선에서 못 이긴다”고 비판했다.

나경원 "굉장히 모욕적인 발언이다"
그러자 나 전 의원은 “망상 운운한 것은 굉장히 모욕적인 발언”이라고 즉각 반발했다.

나 전 의원은 이 전 최고위원이 인터뷰한 같은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정치를 오래 했지만 이렇게 모욕적인 발언을 들은 것은 참 유례가 없다”며 “그런 식의 답변을 하는 것이 젊은 정치인, 신인 정치인으로서 참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시원하게 아니면 아니라고 얘기하는 것이 맞지 않겠느냐”고 비판했다.

또한 나 전 의원은 ‘윤석열 배제론’과 관련해 “합리적 의심을 제기했다”며 “이 후보가 유승민 (전 의원)을 대통령으로 만들겠다는 것이 본인의 꿈이라고 발언했다. 그러면 당연히 특정 후보를 배제하거나 특정 후보가 당에 들어오는 것을 어렵게 하는 것 아니냐는 취지에서 물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왼쪽)이 지난 5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현충원 관계자들과 함께 충혼탑 지하 무명용사비 앞에서 참배하고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 제공
윤석열 전 검찰총장(왼쪽)이 지난 5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현충원 관계자들과 함께 충혼탑 지하 무명용사비 앞에서 참배하고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 제공


나 전 의원은 이 전 최고위원이 윤석열 배제론을 ‘음모론’으로 규정하는 데 대해서는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나경원의 정치 인생을 어떻게 생각하기에 지라시(정보지) 같은 정치, 음모를 이야기 하느냐”고 했다.

앞서 이 전 최고위원은 6일 페이스북에서 “여의도 언저리에서 지라시가 돌고나면 우연의 일치인지 나경원 후보가 비슷한 내용을 페이스북에 올려서 음모론을 제기한다”고 주장했다.

주호영 의원도 이 전 최고위원을 비판했다.

주 의원은 ‘윤석열 배제론’에 대해 이 전 최고위원이 ‘망상’이라고 규정한 것과 관련해 “똑같은 답을 들려주고 싶다”고 지적했다.

주호영, 이준석 겨냥 "문제점 시인해야"
주 의원도 같은 라디오 프로그램 인터뷰에서 “(대선 후보 경선) 공정은 내가 공정하게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고 관계있는 사람들이 공정하게 믿을 때 공정하게 되는 것”이라며 “이 후보는 지적을 받아들이고 문제점을 시인해야지, 문제제기가 잘못됐다는 것만 반복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밝혔다.

또한 주 의원은 “이 후보가 전반적으로 유승민 후보와 너무 가깝고 우리 당 안에서 먼저 후보를 뽑자는 의견을 낸 적이 있다”며 “윤석열 (전) 총장이 지금 밖에 있는데 그런 발언으로 상당히 아마 언짢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당 대표를 선출하는 11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7일부터 8일까지 이틀간 당원 선거인단을 상대로 모바일 투표를 진행한다. 또한 모바일 투표에 참여하지 못한 당원은 9~10일 이틀간 자동응답방식(ARS) 투표에 참여할 수 있다.

당 대표, \'당원 70%+여론조사 30%\' 반영
이번 전당대회에서 당원 투표는 당 대표 선출 과정에서 70%가 반영된다. 33만 명에 달하는 선거인단의 표심이 이번 전당대회 승부를 결정짓게 되는 것이다. 나머지 30%는 9~10일 이틀간 진행되는 일반시민 대상 여론조사를 통해 반영된다.

후보들은 7일 TV토론회에서 ‘윤석열 배제론’ 등을 격돌할 것으로 전망된다. 8일과 9일에도 잇따라 합동토론회와 TV토론회가 진행되는 만큼 후보들은 막판 표심을 잡기 위해 치열한 공방전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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