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중사 극단선택에 정치권 “철저 수사”…靑 청원 20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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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6월 1일 16시 08분


이재명 경기도지사.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이재명 경기도지사.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공군 소속 A 중사가 선임에게 성추행을 당하고 상관들로부터 사건 은폐 등 2차 피해를 입어 극단적 선택을 한 것과 관련해 정치권에서 애도와 제도 개선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1일 페이스북을 통해 “안타까운 소식에 말문이 막힌다”며 “군대 내 성폭력은 결코 개인 간의 문제가 아니다. 군은 가해자뿐 아니라 사건 무마를 회유한 상관, 피해구제 시스템 미작동에 대한 철저하고 엄정한 수사와 해명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세상을 떠난 이가 군인이라는 사실, 사건을 은폐한 조직이 군이라는 사실이 더욱 참담하다”며 “자랑스러워야 할 우리 군의 기강, 도덕, 피해자에 대한 보호는 어디에 있었느냐? 군율은 물론 인권의 기본도 찾아볼 수 없는 처참한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뉴스1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뉴스1

판사 출신의 더불어민주당 이탄희 의원은 “고인의 마지막 행보에서, 죽음으로써 세상에 고함을 치는 모습이 아른거린다. 가슴이 정말 아프다”고 애도하며 조직 내 성범죄 발생 시 ‘가해자-피해자 즉시 분리’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는 원내대표회의에서 “매우 철저하고 엄정하게 수사하고 가해자를 비롯해 관련자들을 엄벌에 처할 것을 군 당국에 요청한다”며 “이 사건과 관련해 국방위, 법사위, 여성가족위를 열어서 이 문제를 철저하게 다뤄나가겠다”고 말했다.

육군 대장 출신인 김병주 원내부대표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며 “조금의 의혹도 없이 철저히 수사될 수 있도록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충남 서산 소재 공군부대 소속 A 중사는 3월 선임인 B 중사에 의해 억지로 저녁 회식에 불려나간 뒤 숙소로 돌아오는 차량 뒷자리에서 강제추행을 당했다.

A 중사는 피해사실을 상관에게 신고했지만, 오히려 상관들은 “없던 일로 해주면 안 되겠느냐”라며 B 중사와의 합의를 종용하고 “살면서 한번 겪을 수 있는 일”이라며 회유를 시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불안장애와 불면증을 앓던 A 중사는 전출을 요청해 다른 부대로 옮겼으나 나흘 만인 5월 21일 관사에서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날은 A 중사가 결혼을 앞둔 남자친구와 혼인신고를 한 날이었다.

공군 소속 A 중사 유족의 청와대 국민청원.
공군 소속 A 중사 유족의 청와대 국민청원.


이와 관련해 서욱 국방부 장관은 군 검찰·경찰의 합동수사 태스크포스(TF) 구성을 지시하면서 이 사건을 철저히 조사하라고 했다. 이성용 공군참모총장도 “엄정하고 강력한 진실 규명에 최선을 다해 명명백백히 진실을 규명하라”고 주문했다.

한편 A 중사 유족은 청와대 국민청원에 ‘사랑하는 제 딸 공군중사의 억울한 죽음을 밝혀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을 올렸다. 이 청원은 하루 만인 이날 오후 4시 현재 21만 명 이상이 동의해 청와대 공식 답변 기준을 충족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예방 핫라인 1577-0199,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서한길 동아닷컴 기자 stree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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