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이 띄운 ‘흙수저’ 김동연 “현금 아닌 기회복지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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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5월 20일 16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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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동아일보DB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동아일보DB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는 20일 “양극화, 사회갈등, 공정의 문제도 기회의 문제와 연결된다”며 “복지국가의 건설은 우리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야 할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부총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힘든 처지의 학생과 청년, 자영업자, 수많은 흙수저들도 열심히 노력하면 행복해질 수 있는 기회공화국을 만들 수 있다”면서 이같이 올렸다.

최근 의정부에 있는 한 특성화고의 초청을 받아 강연한 김 전 부총리는 “50명의 학생들에 제 경험을 이야기하고, 저도 학생들의 힘든 환경과 현실을 가슴 아프게 들었다”고 했다.

이어 “강연이 끝난 후 한 학생이 손 편지를 전했다. 고3 학생인데 중3 때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빨리 취업해 소녀가장 역할을 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저와 비슷한 사연을 가져 가슴이 먹먹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와 함께 자주가던 단골 가게가 건물주의 요구로 가게를 비우게 됐다면서 ‘복지’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김 전 부총리는 “복지를 늘리면 빈부격차도 일부 줄어들 수 있지만, 모든 문제가 해결되진 않는다”고 했다.

김 전 부총리는 “결국 답은 우리 경제의 역동성을 높여 국민의 역량과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데 있다”며 “현금복지가 아닌 기회복지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복지국가 건설의 핵심은 혁신창업을 늘리고 인적자본을 확충·강화하는데 재정투입을 늘려야 한다”며 “고졸과 지방대 출신 취업을 대폭 확대하는 동시에 교육이나 주거에서도 저소득층과 어려운 분에 기회가 많이 갈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끝으로 “기회복지는 결국 기회의 양적 확대와 질적 개선”이라며 “우리 사회의 핵심가치가 각자도생에서 상생과 연대로 바뀔 때 실현될 수 있다. 이제 그 길을 가기 위한 지혜를 모아야할 때”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글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대권 잠룡으로 김 전 부총리를 언급한 지 사흘만에 올라온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 17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흙수저에서 시작해 드라마틱한 스토리가 있는 인물”이라며 “대한민국이 어떻게 가야 할지에 대해 설계도 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 전 부총리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 일부.
김 전 부총리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 일부.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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