父 원망했다는 이재명 “극복 대상, 가난 아닌 아버지였는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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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5월 8일 17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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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도지사. 동아일보DB
이재명 경기도지사. 동아일보DB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8일 어버이날을 맞아 아버지를 추억하며 “돌아보면 제가 극복해야 할 대상은 가난이 아니라 아버지였는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누군가를 미워한다는 일은 참 품이 많이 드는 일이다. 그 강렬한 원망이 저를 단련시키기도 했지만 때로는 마음의 어둠도 만들었을 테니까”라면서 이같이 올렸다.

이 지사는 “부모를 한 명의 인간으로 연민하게 될 때 조금은 철이 든 것이라고 한다. 공부 좀 해보겠다는 제 기를 그토록 꺾었던 아버지이지만, 사실은 학비 때문에 대학을 중퇴한 청년이기도 했다”며 “그래서 더 모질게 하셨을 것이다. 저의 10대는 그런 아버지를 원망하며 필사적으로 좌충우돌하던 날들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아버지는 고시생 시절 말없이 생활비를 통장에 넣어주시고 병상에서 전한 사법시험 2차 합격 소식에 눈물로 답해주셨다”며 “그때서야 우리 부자는 때늦은 화해를 나눴다. 제 청춘의 한 페이지가 넘어갔던 순간”이라고 했다.

이 지사는 그러면서 “시간은 흐르고 어느새 저도 장성한 두 아이의 아버지가 됐다. 무뚝뚝한 우리 아들들과 너무 늦지 않게 더 살갑게 지내면 좋겠지만 서툴고 어색한 마음을 부모님께 드리는 글을 핑계로 슬쩍 적어본다”고 글을 맺었다.

부모 산소 찾은 이재명 지사. 페이스북
부모 산소 찾은 이재명 지사. 페이스북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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