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강론’ 내세운 김기현, ‘민생투쟁’ 승부수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5월 4일 10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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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4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현충탑에 분향하고 있다. 뉴스1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4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현충탑에 분향하고 있다. 뉴스1


“먼저 자강(自强)을 해야 합니다.”

지난달 30일 국민의힘 의원총회. 김기현 의원은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합동토론회에서 “자신감을 갖고 돌파하면 (내년 대선을) 이길 수 있다”며 이 같이 강조했다. 김 의원은 이 자리에서 “정책 개혁이 필요하다”며 “탈진영 어젠다를 발굴하고 선점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제1야당의 원내사령탑으로 선출된 김기현 원내대표는 취임 일성으로 ‘민생’을 내세웠다.

차기 지도부가 선출되기 전까지 당 대표 권한대행도 겸직하는 김 원내대표는 3일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민생투쟁’을 천명했다.

김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이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대안 세력이 되어야 하지만 국민 눈높이에는 부족한 점이 많다”며 “정치투쟁, 권력투쟁에서 벗어나 국민의 행복을 최우선으로 하는 민생투쟁으로 국민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밝혔다.

'부동산 여야정 협의체' 제안 등 대안 정당 부각

김 원내대표는 취임 이후 실질적인 문제 해결에 방점을 찍고 있다. 정부와 여당의 실정을 말로만 비판하기 보다는 대안을 제시하는 수권정당으로서의 모습을 여주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우선 청와대에 부동산 세제를 논의하는 ‘여야정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김 원내대표는 3일 이철희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국민이 부동산 때문에 고통 받고 있다. 세제도 부동산과 맞물려 있으나 관련 여야정 협의체를 만들어서 같이 풀어나가자”고 말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왼쪽)와 이종배 정책위위장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스1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왼쪽)와 이종배 정책위위장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스1


김 원내대표는 4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물량 확보를 위한 백신 사절단도 강조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백신 수급 문제는 정쟁의 대상이 될 수 없으며, 경제를 주름 잡히게 하는 매우 심각한 문제”라며 “여야를 초월해 국회 차원의 백신 확보를 위해 사절단을 제안해 국회의장도 동의했다. 정부 여당의 협력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김기현 "싸울건 싸우고, 일할건 일하겠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을 참배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모든 것을 바쳐 싸울 것은 싸우고 일할 것은 일하겠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자리와 관련해선 강경한 입장이다.

김 원내대표는 “(국회) 법사위원장을 돌려주지 않겠다는 것은 장물을 계속 갖고 있겠다는 것이다. 장물을 돌려주는 건 권리가 아닌 의무”라며 국회 원구성 협상을 다시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해서도 지명철회를 요구했다.

김 원내대표는 “대선을 앞둔 내각의 총책임자가 민주당 의원 출신으로 당 대표에 출마했다가 떨어진 사람”이라며 “민주 선거가 아니라 관건 선거를 하겠다는 노골적인 의지 표명”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신임 원내부대표단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 신임 원내부대표단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뉴스1


김 원내대표는 4일 장관 후보자들의 국회 인사청문회와 관련해서도 “무작정 반대하지는 않는다”면서도 “안 되는 사람은 안 된다고 명확하게 입장을 선언할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김 원내대표는 ‘민생투쟁’을 통해 전면에 내걸고 정부·여당의 실정을 비판하며 기선제압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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