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모들 “네타냐후 헛소리” 반대에도… 트럼프, 공습 버튼 눌러

  • 동아일보

2월 11일 방미, 비밀리 상황실 찾아
“이란 ‘신정일치’ 교체할 최적시기
호르무즈도 봉쇄 못할 것” 주장
트럼프 “좋은 생각” 적극 동조해
참석 고위인사중 헤그세스만 찬성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올 2월 11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 상황실을 비밀리에 방문한 것이 이란 전쟁 발발의 결정적 계기였다고 뉴욕타임스(NYT)가 7일 보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당시 백악관 상황실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측 고위 관계자들을 상대로 “이란의 신정일치 체제를 무너뜨릴 최적의 시기”라고 설득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당시 이란 최고지도자였던 알리 하메네이만 제거한다면 이란의 민중 봉기가 일어나 자연스러운 정권 교체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고, 이란이 원유 수송로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가능성도 낮다고 강조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 또한 이란에 대한 개인적인 원한 등을 바탕으로 이란 공격에 적극적이었다고 NYT는 전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는 2020년 1월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을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드론 공격을 통해 암살했다. 이란은 그 보복으로 2024년 11월 미국 대선 중 트럼프 대통령 암살을 시도하려 했다는 것.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한 분노로 이란 공격을 기다려 왔다는 것이다.

● 네타냐후, 비밀리에 백악관 방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올 2월 11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이날 네타냐후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한 게 미-이란 전쟁 발발의 결정적 계기가 됐다고 7일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워싱턴=신화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올 2월 11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이날 네타냐후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한 게 미-이란 전쟁 발발의 결정적 계기가 됐다고 7일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워싱턴=신화 뉴시스
NYT 기자 매기 해버먼과 조너선 스완에 따르면 올 2월 11일 네타냐후 총리는 검은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타고 비밀리에 백악관 상황실을 찾았다. 백악관을 방문한 해외 정상이 미국 외교안보의 최전선인 상황실을 찾는 사례는 극히 드문 편이다.

당시 네타냐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존 랫클리프 중앙정보국(CIA) 국장, 댄 케인 합참의장, 스티브 윗코프 백악관 중동 특사, 대통령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 전 백악관 선임 고문 등 앞에서 “1979년 이란 이슬람 혁명 후 계속된 신정일치 체제를 교체할 시기가 ‘무르익었다(ripe)’”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의 해외 정보기관 모사드의 다비드 바르네아 국장, 이스라엘군 고위 관계자들은 화상으로 이 회의에 참석해 네타냐후 총리를 지원했다. 당시 아제르바이잔을 방문 중이던 J D 밴스 미 부통령은 불참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하면 이란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이 수주 안에 파괴되고, 이란 정권이 크게 약해져서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번 공격이 양국에 “거의 확실한 승리(near-certain victory)를 보장한다”고도 자신했다.

특히 그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고강도 공습이 이란 내 반정부 시위 세력이 주도하는 정권 교체로 이어질 것이라는 모사드의 분석도 제시했다.

이를 들은 트럼프 대통령은 “좋은 생각 같다(sounds good to me)”며 동조했다. 이스라엘은 하메네이와 이란 수뇌부가 2월 28일 이란 수도 테헤란의 개방된 장소에서 회담을 갖는다는 첩보도 미국 측에 전달했다. 두 기자는 곧 출간할 저서 ‘정권 교체: 트럼프의 제왕적 대통령제 내막’에서 이란 전쟁의 더 자세한 막전막후를 공개하기로 했다.

● 헤그세스만 찬성, 나머지는 반대

다만 트럼프 대통령, 헤그세스 장관을 제외한 미 고위 인사들은 대체로 공습 작전에 회의적이었다. 특히 이란의 민중 봉기와 정권 교체는 현실화 가능성이 낮다고 지적했다. 전쟁 발발 후 이 판단이 맞았음이 드러났다.

특히 랫클리프 국장과 루비오 장관은 이란의 정권 교체 가능성을 두고 “우스꽝스럽다(farcical)”, “헛소리(bullshit)”라는 반응을 각각 보였다. 케인 의장 또한 “미국의 무기 재고가 급격히 고갈되고 호르무즈 해협의 안보 또한 확보하기 쉽지 않다”고 주장했다. 공습 결정을 적극 지지한 인사는 헤그세스 장관밖에 없었다고 NYT는 전했다.

그러나 미 고위 관계자들은 이란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강한 반감을 고려해 대통령을 적극 만류하지 못했다. 2018년 미군의 시리아 철군에 반발해 사직서를 낸 제임스 매티스 당시 미 국방장관처럼 직을 걸고 반대한 사람이 사실상 없었다는 것이다. 와일스 실장도 ‘11월 미국 중간선거 전 유가가 급등할 수 있다’는 우려를 주변에 표했을 뿐 군사 의제에 관해서는 대통령을 제어하는 일을 꺼렸다고 NYT는 전했다.

밴스 부통령은 “이란의 정권 교체를 위한 전쟁은 재앙”이라고 반대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에게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 동부 시간 2월 27일 오후 3시 38분경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행운을 빈다”며 이란 공습 작전을 승인했다.

#네타냐후#이란 전쟁#백악관 방문#트럼프 대통령#이란 신정일치 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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