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원대대표 후보들 “상임위장 구걸 안해” vs “반드시 가져와야”

  • 뉴시스
  • 입력 2021년 4월 26일 16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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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의동·김태흠 "개혁 입법 발목 프레임 엮일 우려"
김기현 "돌려줘야 할 장물" "악법 막으려면 반환"
'강성 친문' 윤호중에 건넬 가상 답변 '재치 만발'
김태흠 '호중지천' 유의동 "尹과 대비된 덕에 선출"

차기 국민의힘 원대대표 후보들은 26일 국회 상임위 재배분 문제와 관련해 법제사법위원장을 포함한 상임위원장을 국민의힘이 가져와야 한다는 원칙에는 뜻을 같이 하면서도 민주당과의 협상에서는 입장차를 보였다.

유의동 의원과 김태흠 의원은 상임위 재분배를 요구하면 오히려 야당이 개혁 입법에 발목을 잡는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유 의원은 이날 초선들이 국회에서 마련한 ‘원내대표 후보들에게 듣는다’ 토론회에서 “본질은 민주당이 야당을 파트너로 인정하고 정치를 복원할 거냐 말거냐 그 진정성을 확인하는 것”이라며 “진정성 있는 대화 의지가 없는 상태에서 몇 석을 달라 구걸하는 건 맞지 않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법사위원장을 포함해 상임위원장을 가져온다 해도 여당이 의석수로 일방 독주하면 오히려 위원장을 갖고 있는 게 발목잡는 프레임으로 (민주당에) 역이용 당할 수도 있다”고 했다.

김태흠 의원은 “협치, 양보 이런 단어는 여당의 용어다. 일부 후보들은 상임위원장을 가져오면 증인채택이나 악법 수정이 가능해 야당에 유리하다고 하다는데 난 동의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이어 “상임위 다수를 여당이 차지하는 입장에서 증인 채택하면 뭐하나. 오히려 당당하게 가는 게 좋다. 결과물을 얻지 못해도 과정에서 이기는 걸 고민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김기현 의원과 권성동 의원은 상임위원장 재배분은 필수라는 쪽이다.

김기현 의원은 “상임위원장은 여당에게 돌려 주고 말고 할 권리가 있는 게 아니고 여당이 도둑질해 간 ‘장물’”이라며 “달라고 요구할 필요 없이 돌려주지 않으면 국민들에게 이를 고발하는 게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했다.

권성동 의원은 “구걸할 필요는 없지만 상임위원장은 갖고 와야 한다”며 “우리는 대선 승리만 보고 해선 안되고 국민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국회를 운영해야 한다. 악법을 막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가져와야 한다”라고 힘줘 말했다.

그러나 이들과 협상 파트너가 될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원구성 재배치에 대해 불가 입장을 수차례 밝힌 바 있어 협상이 이뤄질 지는 미지수다. 국민의힘 차기 원내대표가 누가 되더라도 강성 친문인 윤 원대대표와 협상은 쉽지 않을 거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런 맥락에서 초선인 강대식 의원은 4명의 후보자들에게 당선을 가정하고 ‘윤 원내대표와 처음 만났을 때 건넬 ’촌철살인 멘트‘를 주문했고, 이에 대한 후보자들의 재치 있는 답변도 주목을 끌었다.

김기현 의원은 “윤호중 원내대표가 당선된 것에 대해 우려도 있지만 저는 민주당이 잘못했다 생각한다”며 “직전 원내대표가 일방적으로 법을 통과시킨 후 양손 주먹을 쥐고 외친 모습 기억하지 않나. 국민들은 그런 군사작전하듯 하는 정당을 지지 하지 않을 것이고 그 결과가 재보선에서 나왔다”라고 말했다.

이어 “윤 원내대표가 강성으로 치닫게 되면 스스로 함정에 치닫게 될 것”이라며 “강하면 부러진다. 정치는 머릿수와 주먹이 아니라 머리와 가슴으로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태흠 의원은 윤호중 원내대표의 이름을 가져와 ’호중지천‘(壺中之天·술 항아리 속의 천지라는 뜻으로 지극히 협소함)이라는 사자성어를 가져왔다.

김 의원은 “윤 원내대표에게 친문을 그만두고 국민을 바라보는 통큰 정치를 김태흠과 같이 하자는 차원에서 ’호중지천‘이란 말을 건네고 싶다”라고 했다.

권성동 의원은 “지난 21대 국회 모습은 제대로 된 정치가 아닌 약육강식의 정치였다. 그런 정치를 계속할 건지 물을 것”이라며 “(윤 원내대표를 만나면) 싸움 아닌 상생 협력의 정치를 하자, 같은 강원도 출신끼리 강원도의 힘을 보여주자라고 할 것”이라고 답했다. 권 의원은 강원도 강릉 출생이며, 지역구도 강릉이다. 윤 원내대표는 경기 가평군 출생인데, 춘천고등학교를 나왔다.

유의동 의원은 “’윤 원내대표님 덕에 제가 당선됐다‘라고 말하겠다”라고 답했다.

그는 이어 “(윤 원내대표가) 변화를 거부하고 기득권을 지키려고 하니 유의동이 더 대비가 돼 선출될 수 있었다는 의미”라고 설명해 토론회장에서 웃음이 터져나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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