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론 이어 탄핵 정당성 논란…MB-朴 늪에 빠진 국민의힘

유성열 기자 입력 2021-04-22 19:19수정 2021-04-22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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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자료사진) © 뉴스1
4·7 재·보선에서 승리한 뒤 당권 다툼으로 진통을 겪고 있는 국민의힘이 이번엔 이명박 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 사면 주장을 둘러싼 찬반으로 내홍이 커지고 있다. 특히 당내 ‘사면 갈등’이 박 전 대통령 탄핵의 정당성에 대한 논란까지 확대되면서 해묵은 탄핵 찬반 논란까지 불거질 조짐이다. 당내에선 “선거 압승을 발판삼아 당내 대권주자들에 대한 주목도를 높여나가야 할 시점에 또 다시 ‘박근혜 이명박의 늪’에 빠지고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 탄핵 정당성 논란으로 불거진 사면론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한 중진 의원들은 22일 사면론을 공론화해 나갔다. 친박(친박근혜) 핵심이었던 김태흠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군사쿠데타를 일으켰던 전직 대통령도 이렇게 오래 감옥에 있지 않았다. 국격에도 문제가 있다”며 “죄의 유무를 떠나 (국민)통합적 차원을 고려해 문재인 대통령이 결단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친이(친이명박)계 핵심이었 권성동 의원도 “조속한 시일 내 사면이 이뤄졌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다. 비박(비박근혜)으로 분류됐던 유의동 의원도 같은 입장이며, 김기현 의원도 “사면은 진영 논리가 아닌 국격에 대한 문제”라며 “전직 대통령이 잇따라 감옥에 가고 극단적 선택을 하는 모습이 반복되는 건 국가의 존엄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했다.

중진들의 이 같은 ‘사면 드라이브’에 당내 청년 및 일부 초선그룹에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김재섭 비상대책위원은 이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비대위 차원에서 전직 대통령들의 과오에 대해 사과했는데, 불과 4개월 만에 사면론을 꺼내는 것은 ‘저당이 이제 좀 먹고 살 만한가 보다’라는 인상을 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박형준 부산시장이 21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오찬에서 사면을 제안한 것에 대해서도 “(두 시장이 대통령을 만나) 처음 꺼낸 주제가 정치적이고 해묵은 사면 문제라는 데 실망하는 분들이 적지 않다”고 했다. 사면을 단행하는 것과 별개로 야당이 사면을 촉구하는 것 자체가 대선에 도움이 안 된다는 것.

사면 갈등은 급기야 박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정당성 논란까지 번지고 있다. 친박(친박근혜)계 서병수 의원이 20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나를 포함해 많은 국민이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잘못됐다고 믿고 있다”고 발언한 것이 논란의 시작이었다. 주호영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서 의원 발언에 대해 “당 전체 의견으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고 수습에 나섰지만, 반발은 이어졌다.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21일 KBS 라디오에 출연해 “과거의 관성이 있는 분들은 역시 때가 되면 탄핵을 이야기하겠다(문제 삼겠다)는 마음으로 발언한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고, 김재섭 위원은 “법치주의를 정면으로 무시하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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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에선 초선그룹을 중심으로 서 의원의 사과와 징계도 거론되고 있다. 한 초선 의원은 “민주당이 한명숙 전 국무총리 사건을 재심해야 한다고 하는 것과 뭐가 다르냐”며 “우리가 탄핵이 잘못됐다고 주장하는 것은 여권 못지않은 내로남불”이라고 비난했다.


● ‘리더십 진공’ 속 당권-대권 주도권 싸움

야권에선 사면과 탄핵을 둘러싼 국민의힘의 내홍이 대선을 앞두고 당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내부 투쟁의 측면이 크다는 해석이 나온다. 현재 당내에서 당권, 대권을 놓고 대립하고 있는 영남그룹과 비영남그룹, 초선과 중진 등의 갈등이 사면과 탄핵 논란을 통해 전면전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다.

특히 주 원내대표가 당 대표 권한대행을 맡고 있지만 본인이 당 대표 선거를 고민 중인 데다, 당내에 유력 대선주자도 나타나지 않는 ‘리더십의 진공’ 상태가 지속되고 있는 것도 재보선 뒤 야권의 계속되는 혼란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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