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국민의당 합당 언제쯤…시기·절차 등 변수 ‘복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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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4월 9일 17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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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달 29일 서울 여의도역 앞에서 열린 증권가 순회 인사 및 합동유세에 참석해 있다. 2021.3.29/뉴스1 © News1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달 29일 서울 여의도역 앞에서 열린 증권가 순회 인사 및 합동유세에 참석해 있다. 2021.3.29/뉴스1 © News1
4·7 재보궐선거를 승리로 마감한 야권이 세력 재편이라는 숙제에 직면하게 됐다. 첫 관문은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합당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본격적인 논의 절차에 돌입하기까지는 속도가 매우 더딜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당 지도부를 재정비하는 등 내부 상황 정리가 우선이고, 국민의당도 야권 단일화 과정을 포함해 이번 선거 과정을 돌아보며 당원들의 의견을 모으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입장이다.

두 당의 합당은 21대 국회 개원 이후 지속적으로 떠오른 주제였지만 국민의당은 ‘국민의힘의 변화가 전제돼야 한다’며 부정적이었다.
주호영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등 지도부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1.4.9/뉴스1 © News1
주호영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등 지도부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1.4.9/뉴스1 © News1

잠잠하던 합당 문제는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단일화 과정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합당하겠다’고 밝히며 재부상했다.

안 대표는 단일화 경쟁상대였던 오세훈 후보 측이 ‘안 대표로 단일화되면 추후 야권이 분열될 것’이라고 주장하자 여기에 반박하는 차원에서 합당을 언급했다.

선거가 야권 승리로 마무리된 이후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에서는 이날(9일)까지 그간 미뤄뒀던 합당 관련 언급이 다시 나오기 시작했다.

국민의힘은 전날(8일) 임기를 마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전당대회를 거쳐야 한다.

전당대회에는 Δ주호영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의 출마 여부 Δ당헌·당규 개정 여부와 맞물린 지도체제 결정 문제 Δ전당대회와 합당 간 선후 순서 문제 등 여러 가지 복잡한 변수가 얽혀 있다.

주 권한대행은 당권 도전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의 원내대표 임기가 오는 5월29일까지인 만큼 그가 어떤 결심을 하느냐에 따라 전당대회 시기가 영향을 받는다.

또 지도체제를 당대표가 전권을 갖는 ‘단일지도체제’로 할 것인지, 대표와 최고위원이 협의에 결정하는 ‘집단지도체제’로 할 것인지 등도 고려 대상이다.

따라서 국민의힘으로서는 당권 도전자의 윤곽이 잡히고, 지도체제에 대한 의견도 어느 정도 모인 상황이 돼야 합당 문제를 가시권에 넣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주 권한대행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원내대책회의를 마치고 취재진과 만나 “어떤 시기와 절차로 하실 건지를 알려달라고 요청해놓은 상태”라며 “언제,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인지를 알아야 우리가 생각이 같으면 바로 할 수 있다”고 국민의당에 공을 넘겼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4.8/뉴스1 © News1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4.8/뉴스1 © News1
반면 국민의당은 ‘국민의힘 내부 정리가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또 2018년 초 ‘바른미래당’의 사례를 들어 국민의당도 필요한 자체 절차를 밟는 게 먼저라고 강조하고 있다.

구(舊)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바른미래당으로 합당하는 과정에서 당원과 지지자를 명분으로 납득시키지 못했기 때문에 외면받았고, 이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충분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의당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통합하더라도 외형적 틀이 아니라 그에 걸맞은 변화와 혁신의 콘텐츠가 그 통합에 포함돼야 한다”며 “그렇게 하지 않으면 대중의 관심을 받을 수 없고, 이미 그렇게 해서 깨진 것이 바른미래당”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을 향해서는 “중도층과 젊은층은 이번에 한해서 야당을 선택한 것이지 계속 선택할 이유는 없다”며 “국민의힘이 먼저 체제 정비를 하고 내부 정리를 하는 게 우선”이라고 했다.

‘야권 대통합’에 대해 이 관계자는 “영남·60대 이상 보수로 대변되는 국민의힘, 반(反)문재인·법치·충청권으로 대표되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 중도와 2030 지지를 받는 안 대표 진영이 미래지향적으로 화합해야 정권교체의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국민의당에 따르면 안 대표는 향후 2~3주가량 온라인간담회나 자체 평가회 등 과정을 통해 합당 등에 관한 의견을 주고받을 방침이다.

권은희 원내대표도 “야권 단일화 과정에 대한 당원들 나름의 평가가 있고, 향후 야권 재편 과정이나 대선에서 어떻게 해야 한다는 당원들의 입장이 아주 명확하다”며 “그에 대한 올바른 설명과 소통을 해야 하고, 당 지도부의 뜻대로 진행될 수는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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