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北 미사일 도발 전후 美 7함대사령관 방한…軍은 ‘쉬쉬’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입력 2021-04-08 15:53수정 2021-04-08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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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해군 공개로 뒤늦게 알려져, 북·중 자극 우려 관측도
원인철 합참의장(왼쪽)이 지난달 24일 서울 용산구 합참 청사에서 방한한 윌리엄 머즈 미 해군 7함대사령관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출처 미 해군 홈페이지
지난달 25일 북한의 미사일 도발 전후로 윌리엄 머즈 미국 해군 제7함대사령관(중장)이 방한해 원인철 합참의장(공군 대장) 등 우리 군 수뇌부를 만났지만 군이 이를 공개하지 않은 것을 두고 논란이 분분하다.

미 해군에 따르면 머즈 사령관은 지난달 24일 서울 용산구 합참 청사에서 원 의장을, 25일 충남 계룡대에서 부석종 해군참모총장을 각각 만났다. 25일은 북한이 함남 함주군 연포비행장에서 단거리 탄도미사일인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개량형을 동해상으로 발사한 날이다. 머즈 사령관은 원 의장 등을 만난 자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한미 해군 간 동맹은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면서 “이번 방한은 ‘자유롭고 개방된(free and open)’ 인도태평양 지역 보장을 위한 우리의 연합된 헌신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고 미 해군은 전했다. 부 총장과의 면담에서는 북한 미사일 도발 관련 언급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군은 최근 미 해군 홈페이지에 머즈 사령관의 방한 사실(3월 24~26일)이 사진과 함께 공개되기 전까지 관련 내용을 일절 밝히지 않았다. 2년 전 머즈 사령관의 방한 때 군 수뇌부 면담과 예하 부대 방문 등 일정을 자세히 공개한 것과는 대조적인 행보를 보인 것이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들은 “특별한 이유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만 했다.

군 안팎에서는 북한과 중국을 의식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한반도 등 서태평양을 관할하는 미 최대 규모의 함대 지휘관이 한국을 방문한 와중에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강행하자 군이 관련 사실을 공개하는 것에 부담을 느꼈다는 것이다. 중국을 견제하는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한국의 동참 필요성을 강조한 머즈 사령관의 발언이 중국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했을 개연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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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소식통은 “이유야 어쨌든 한반도 유사시를 대비하는 미 주요 지휘관의 방한 사실을 군이 쉬쉬한 모양새가 된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북한과 중국에 자칫 ‘동맹 엇박자’로 비칠 소지도 있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새 대북전략 발표와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미간 빈틈없는 대북정책 조율이 절실한 시점에서 불필요한 오해와 논란의 소지를 제공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본 요코스카 기지에 본부를 둔 미 7함대는 항모 전투단을 비롯한 50~60척의 함정과 350여 대의 항공기, 6만여 명의 병력으로 이뤄졌다 미국이 해외에 전진 배치한 함대 가운데 최대 규모로 한반도 유사시 최단 시간에 투입되는 미 증원전력이기도 하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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