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4곳만 지키고 전국 17곳 참패한 민주당…다시 ‘호남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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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4월 8일 11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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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화상 의원총회에서 발언 후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화상 의원총회에서 발언 후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집권 여당의 4·7 재보궐 선거 성적표는 처참했다. 국회에서 174석의 다수 의석을 보유한 데다 전국 광역·지방자치단체장, 지방의회도 장악하고 있지만 이번 재보선에선 호남을 제외한 전 선거구에서 대패했다.

이대로라면 민주당이 또다시 ‘호남당’으로 전락할 지경에 몰린 수준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8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4·7 재보궐선거가 치러진 전국 21개 선거구 중 4곳을 제외한 모든 곳에서 패했다. 승리한 4곳은 전통적인 민주당 텃밭인 호남 지역이었다.

민주당은 전남도의회 의원 선거가 치러진 순천시(한춘옥)와 고흥군(박선준), 전북 김제시의회 의원 선거(김승일), 전남 보성군의회 의원 선거(조영남)에서만 승리했다. 상대 후보는 모두 무소속이었다.

경남 의령군수와 울산 남구청장 등 영남 지역에서 패한 것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충북 보은군 시도의회 의원 선거, 경기 파주시·충남 예산군 구시군의회 의원 선거 등에서도 민주당은 모두 고배를 마셨다.

특히 서울·부산시장 선거에서 압도적인 패배를 당한 것은 뼈아프다. 서울 25개구와 부산 16개구에서 어느 한 곳도 민주당 후보가 국민의힘 후보를 앞서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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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총선이었다면 서울 지역구(49곳)와 부산 지역구(18곳)을 합해 67대 0의 처참한 성적표가 나왔을 수준이다.

여기에 서울시의회 및 구의회 의원 선거에서의 패배는 더 큰 충격으로 다가온다. 서울 민심이 완전히 돌아섰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서울 강북구 서울시의회 의원 선거에서는 이종환 국민의힘 후보가 50.78%의 득표율로 김승식 민주당 후보(49.21%)를 꺾었다. 서울 영등포구의회 의원 선거에서는 차인영 국민의힘 후보(59.12%)가, 송파구의회 의원 선거에서는 김순애 국민의힘 후보(62.96%)가 당선됐다.

차기 대선을 불과 11개월 앞두고 돌아선 민심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는 분석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특히 20·30대 연령층을 중심으로 한 서울 표심을 잡지 못하면 대선 승리도 어려울 뿐더러 내년에 예정된 지방선거도 난관에 부딪힐 수 있다.

엄기홍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권이 1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치러지는 선거였기 때문에 민주당이 안 좋은 상황이었다. 이게 단기적으로 끝날 거라는 생각을 할 것”이라면서도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태도 있고 20·30 세대의 상대적 박탈감도 커 내년 대선이 됐을 때 이런 요인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문제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서울 지역 재보선에서 민주당이 전패한 것에 대해 “전체적으로 민심이 많이 떠났다”며 “전통적 지지자였던 20·30 세대가 돌아섰다는 건 민주당에 치명적”이라고 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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