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서울시장 보궐선거 사전투표일을 나흘 남긴 29일, 투표 참여를 적극 독려하고 나섰다.
4·15 총선 이후 당 일각에서는 사전투표를 고리로 선거 조작 의혹까지 제기된 바 있다. 당시 부정선거 논란에는 거리를 두면서도 사전투표 제도의 문제점은 꾸준히 제기해왔던 국민의힘의 입장이 1년만에 사뭇 달라진 모습이다.
국민의힘은 총선 참패 후 사전투표 제도의 문제점을 부르짖던 일부 지지자들을 의식한듯 최근 사전투표의 신뢰성을 강조하며 지지층 안심시키기에 나섰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지난 총선을 겪고난 다음에 사전투표에 대해 의심하는 우리 당 지지자들이 많이 있다”며 “그것에 대한 의심들 하지 마시고 사전투표에 많이 참여해주셨으면 하는 게 당의 입장”이라고 전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본투표도 물론이지만 오는 2~3일 실시되는 사전투표에도 반드시 참여해서 압도적 투표율로 문재인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며 “사전투표에 의심을 가지지 마시고 모두 (지인들에게) 연락하셔서 사전투표에 적극 임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촉구했다.
지난해 21대 총선에서는 사전투표율이 26.69%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당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에서는 사전투표로 결과가 뒤집힌 지역구들을 들며 사전투표가 부정선거에 악용됐다는 주장이 나왔고, 당은 부정선거 의혹 논란에는 거리를 두면서도 당내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사전투표 제도 개선을 논의한 바 있다.
이후 지난 24일 박완수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발의해 사전투표 제도의 보안수준을 높이고 부정선거 가능성을 줄인 ‘공직선거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민의힘은 이를 방패 삼아 지지자들의 사전투표 참여를 촉구하고 있다.
여기에는 사전투표 참여율이 높은 청년층의 표심을 이번에는 사로잡을 수 있다는 국민의힘 자신감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사전투표는 보수정당의 약점으로 작용해왔다. 본투표 당일에 시간 내서 지정된 투표소를 찾기 힘든 유권자들, 즉 직장인과 청년층의 참여도가 많은 사전투표는 참여율이 높을수록 민주당에 유리하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였다.
하지만 최근 청년층의 민심 이반이 만만치 않다는 분석에 따라 국민의힘은 사전투표율을 높이는 것이 ‘집토끼’ 뿐 아니라 ‘산토끼’를 잡기에도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 전문회사 리얼미터의 지난 24일 조사(오마이뉴스 의뢰)에 따르면 18~29세의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지지율은 60.1%로 박영선 민주당 후보(21.1%)를 크게 앞섰고 30대의 지지율(54.8%) 역시 박 후보(37.8%)와 격차가 뚜렷했다.
전통적인 여권 지지층으로 분류되는 40대의 민심 동향도 심상치 않다.
여론조사 회사 칸타코리아의 지난 27일 조사(조선일보·TV조선 의뢰)에 따르면 오 후보가 40대에서 43.8%의 지지율로 박 후보를 오차범위 내인 1.4%p 앞섰다. 같은날 PNR조사(머니투데이·미래한국연구소 의뢰)에서도 오 후보는 40대에서 46.6%의 지지율을 기록해 박 후보를 오차범위 내인 5.5%p 앞섰다.
국민의힘 서울시장 선거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이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민주당은 지지층을 투표소로 불러내기 위해 사전투표를 홍보하고 있지만 우리는 다르다”라며 “당 지지층 뿐 아니라 문재인 정부의 실정에 분노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있는 그대로 반영하고자 하는 차원이다. 그 차원에서 선대위도 사전투표를 적극 독려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이번 보궐선거 사전투표는 오는 2~3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되며 만 18세 이상 유권자는 사전투표소가 설치된 곳 어디에서나 투표할 수 있다. 본인임을 확인할 수 있는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여권 등 신분증을 지참해야 한다.
기사에 언급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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