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허탈한 마음에 진정성 있게 응답한 것”
문재인 대통령은 16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 사건’ 관련 첫 사과메시지를 냈다. 사진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한·중남미 디지털협력포럼에 참석하는 중남미 4개국 장관을 접견하는 문 대통령. 뉴스1
청와대는 16일 문재인 대통령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 사건’ 관련 첫 사과메시지를 낸 데 대해 “공분을 느끼는 국민들의 허탈한 마음에 진정성 있게 응답을 하신 것”이라고 밝혔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출입기자단에 문자메시지를 보내 “전 국무위원 앞에서 이번 일에 대한 송구한 마음과 함께 부동산 적폐를 청산해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의지와 다짐을 밝힌 것이 핵심”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강 대변인은 “대통령께선 사과로만 메시지를 끝낸 게 아니라 ‘부패구조를 더욱 엄중히 인식하여 무거운 책임감으로 부동산 부패의 사슬을 끊어내겠다’고 하셨다”고 전했다.
이어 “국민을 허탈하게 하는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며 “그러려면 뿌리 깊은 부동산 부패의 사슬을 끊어내야 한다. 부동산 부패의 사슬, 그게 바로 부동산 적폐”라고 설명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LH 사태와 관련해 “국민들께 큰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한 마음이다. 특히 성실하게 살아가는 국민들께 큰 허탈감과 실망을 드렸다”고 밝혔다. 그동안 ‘정부의 반성’을 언급했지만 직접적인 사과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야당은 문 대통령의 사과 배경과 진정성에 대해 의심했다. 성난 민심이 가라앉지 않으니 등떠밀려 사과한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논평에서 “야당의 요구나, 국민 3분의 2 여론에 등 떠밀리기 전에 사과하셨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며 “총리 이하 내각을 총사퇴시키고, 국정을 전면쇄신한다는 각오 없이 국민이 오늘 사과의 진정성을 믿어줄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정호진 정의당 수석대변인도 브리핑을 통해 “사태가 발생한지 2주가 지나서야 뒤늦게 나온 늑장 사과”라며 “많은 국민들은 지금 과연 문 대통령이 민심의 분노를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 것인지 의심하고 엄중하게 묻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했다.
허영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LH 직원 투기 사건의 본질은 무너진 정의와 사라진 공정”이라며 “부동산 적폐를 완벽히 청산하는 것에 모든 것을 걸겠다”고 밝혔다.
김진하 동아닷컴 기자 jhjinha@donga.com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