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트 충돌’ 나경원 “제1야당의 숙명…모든 것 짊어지겠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20-09-21 15:35수정 2020-09-21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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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나경원 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1일 첫 공판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온몸을 내던져서라도 악법을 막아야 했던 제1야당의 숙명을 헤아려달라”고 호소했다.

나 전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 저는 서울 남부지법에서 열린 패스트트랙 재판 첫 공판에 출석했다”며 법정에서 한 모두발언 전문을 공개했다.

나 전 원내대표 등은 지난해 4월 공직선거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를 반대하며 정개특위·사개특위 회의장 등을 점거해 회의 개최를 방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나 전 원내대표는 모두발언에서 “제가 이렇게 법정에 서게 된 것에 대해 마음 깊이 송구하다는 말씀을 올린다”며 “그 누구를 탓하기 이전에 책임 있는 정치인으로서 오늘날 대한민국이 처한 위기와 혼란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는 말씀도 드린다”고 말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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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우리가 반드시 놓치지 말아야 할 더욱 중요한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국민의 기본권을 지키고 공동체의 안정과 번영을 가능케 한 대한민국의 헌법 정신”이라며 “(이번 재판은) 우리가 마련한 의회 민주주의와 삼권분립의 정신이 더 선명하게 빛날 수 있는 재판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 전 원내대표는 “국회의원은 국민을 대표해 법을 제정하고 대통령과 행정부를 견제해야 할 막중한 책무를 갖고 있다. 우리 국회는 늘 다수결의 원리보다 합의의 정신을 더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며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이 일어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지난 2012년 우리 국회는 현행 국회법, 이른바 ‘국회선진화법’이라는 것을 마련했다. 당시 우리가 국회선진화법을 만든 기본 정신은, 소수에 대한 다수의 존중, 그리고 합의제를 바탕으로 하는 민주주의의 성숙이었다”며 “이 재판에서 중점적으로 다룰 패스트트랙 제도의 도입 역시 같은 맥락에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난 20대 국회에서 국회선진화법은 철저히 집권여당의 ‘의회독재’의 수단을 전락해버렸다. 국회선진화법이 의회독재법이 되어버린 것”이라며 “헌법 정신이 유린되는 비참한 현실 앞에 우리 제1야당은 저항해야 했다. 그것은 선택이 아닌 숙명이었다”고 주장했다.


또 나 전 원내대표는 “저희는 사실상 유일한 야당이나 다름없었다. 집권여당과 다른 소수 야당은 ‘정권 운명체’로 결속돼 한 마음 한 뜻으로 움직였다”며 “소수 108석 야당인 우리가 저항하지 않았다면, 역사는 우리를 용서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제1야당의 정치적 저항권 행사를 법정에서 법리로 재단하여 형을 선고한다면, 과연 누가, 야당 의원으로서, 정권에 저항하고 불의를 지적할 수 있겠느냐”며 “지금 진행되는 이 재판 자체가 우리 역사에서 유례를 찾기 힘들다”고 말했다.

아울러 나 전 원내대표는 “준 연동형 비례제와 공수처법은 위험하고 무서운 악법”이라며 “우리는 이 두 악법이 민주주의를 희롱하고 헌법 가치를 훼손하는 것을 막아야 했다”고 했다.

끝으로 그는 “저는 2018년 12월 자유한국당의 원내대표로 선출돼 1년 여 동안 제1야당 소속 의원들을 이끌었다. 그러므로 당연히 2019년 4월에 벌어진 모든 일들의 의사결정권은 바로 저에게 있었으며, 그로 인한 책임은 역시 모두 제게 있다”며 “당시 원내대표인 제가 모든 것을 짊어지겠다”고 말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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