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7일 서울 중구에서 열린 ‘2020 한반도국제포럼’ 개회식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통일부 제공) 2020.9.7/뉴스1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은 7일 통일부가 주최한 ‘2020 한반도국제평화포럼(KGFP)에서 “미국 국무부가 이인영 통일부 장관을 색안경 끼고 보는 것 같은 느낌이 있어서 안타깝다”고 밝혔다.
문 특보는 이날 한반도국제평화포럼(KGFP) 영상회의의 사회를 보던 중 최근 이 장관이 한미동맹에 대해 언급한 데 대한 미국 국무부의 반박을 거론하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이 장관은 지난 2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방문 자리에서 “한미 관계가 어느 시점에선 군사동맹과 냉전동맹을 탈피해서 평화동맹으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미 국무부는 지난 4일(현지시간) “우리의 (한미)동맹과 우정은 안보 협력을 넘어선다”고 반박했다. 통상적으로 외교 관례상, 상대국 당국자 발언에 대해서 직접적인 논평을 하지 않기 때문에 미 국무부의 이같은 반응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문 특보는 미 국무부의 반박을 언급하면서 “평화를 위한 동맹이라는 것은 상당히 의미 있는 것이다”라며 “우리가 (미국이 전쟁을 하던)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등에 전부 군대를 파견해준 것도 평화를 위해서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미동맹은) 평화동맹이라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이라며 “국무부에서 (이 장관의 발언에 대해) 왜 비판적 코멘트를 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문 특보는 “한반도 평화는 하나의 프로세스로 봐야 한다”며 “긴장을 완화하고, 신뢰를 구축하고, 종전선언을 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는 하나의 평화체제를 만드는 과정으로 봐야 한다. 그게 쉬운 일은 아니고 어려운 도전도 많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평화를 만드는 것에 있어 남북이 주체가 돼야 한다”라며 “북한도 빨리 대화에 나서야 한다. 남북이 종전선언을 비롯해서 6·15 공동선언, 10·4 선언, 4.27 판문점선언, 9.19 평양선언 등 합의사항에 대해 구체적 진전을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한국과 미국, 중국 등 한반도 전문가들은 통일부가 주최한 한반도국제평화포럼에서 종전선언의 필요성을 비롯해 한반도를 둘러싼 현안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주고 받았다.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남북관계가 경색되고 있고 북미관계가 정체되어 있는 상황이기에 오히려 평화를 위한 종전선언이 필요하다”며 “종전선언이 비핵화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옌쉐퉁 칭화대학교 국제관계연구원 원장은 중국과 대만 사례를 언급하며 “남북이 종전선언이나 평화협정을 체결한다고 하더라도 실질적 이행은 다른 문제일 수 있다”며 “당사국이 서로를 국가로 인정해야 협정 체결이 가능하며 북한이 종전선언, 평화협정의 조건으로 정치적 체제 보장에 대해 요구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특히 종전선언과 관련한 주한미군 철수 여부에 대해서도 열띤 토론을 이어갔다.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은 “한반도의 불안한 상황을 종식하기 위해 평화협정으로 가는 중간단계로서 필요하다”고 한 반면, 옌쉐퉁 원장은 북한이 종전선언이나 평화협정에 앞서 주한미군 철수를 조건으로 내세울 경우 한미가 어떤 대응을 할지 고민해야 한다며 “철수는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옌쉐퉁 원장은 “긴장 완화에는 실질적 평화가 중요하기 때문에 종전선언은 필수적인 조치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통일부가 주최하는 다자 국제회의인 한반도국제평화포럼은 이날부터 9일까지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과거, 현재, 미래‘를 주제로 개최된다.
이번 토론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원격으로 진행되며, 총 3일동안 국내외 16개 협력기관 및 국내외 석학 등 190명의 연사가 참여해 Δ한반도 평화 Δ인도주의와 북한의 변화 Δ한반도 미래를 주제로 다양한 관점에서의 토론이 진행될 예정이다.
둘째날인 8일에는 데이비드 비즐리 유엔세계식량계획(WFP) 사무총장의 기조연설을 시작으로 최근 북한의 인도주의 상황과 지난 10년간 북한체제의 변화상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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